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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인물열전

‘허드슨강의 기적 1년..기장 승객 재회’ NY타임스 (뉴시스 2010.01.17 08:28)

‘허드슨강의 기적 1년..기장 승객 재회’ NY타임스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세상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준 US에어웨이즈1549편이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한지 15일(이하 현지시간)로 꼭 1주년이 되었다.

뉴욕타임스는 '허드슨강의 기적'의 주인공 첼시 슐렌버거 기장과 승무원, 당시 탑승한 155명의 승객 중 90명이 다시 뉴욕에서 만나는 1년전 그날을 돌이키며 기쁨의 재회를 했다고 16일 보도했다.

2009년 1월 15일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한 US에어웨이즈는 새 떼(캐나다 기러기)가 엔진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바람에 엔진이 정지하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으나 슐렌버거 기장은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
맨해튼과 저지시티가 마주보이는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에 성공했다.

만일 그가 라과디아 공항에 회항하거나 뉴저지 테텐보로 공항까지 무리한 비행을 시도했을 경우 인구밀집지역에 항공기가 추락해 초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한 상황이었다. 구조과정도 감동적이었다. 비행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승객들은 인근의 페리호와 구명보트가 출동해 구조할 때까지 서두르지 않고 양보하며 차례로 승선했다.

US에어웨이즈의 승객들은 비행기가 비상착륙한 오후 3시31분, 준비된 페리호에 오르면서 재회의 순간을 맞았다. 이번엔 비행기 날개에 서있는 게 아니라 페리호의 갑판에 선 채 진흙빛 강물을 바라봤다.

마치 동문회 모임에 참석한듯 서로 반가운 포옹을 한 이들은 '그레이 구스(
회색기러기)'라는 이름의 보드카로 건배를 했다. 취재진을 위해 기념 사진을 찍을 때는 '치~즈!'하고 소리치는 대신 슐렌버거 기장의 애칭인 '설~리!'하며 활짝 웃었다.

승객들은 사실 첫 만남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 한 차례 모임이 있었다. 그날 이후 일부 승객들은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유지했다. 로라 지크와 벤 보스틱은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벤은 사실 로라가 비행기에 탔을 때부터 눈에 띄었다고 털어놓았다. "키도 크고 몸매도 멋졌거든요." 두 사람에게 슐렌버거 기장은 정말 특별한 사람이다.

벤은 "슐렌버거 기장은 우리가 한번의 인생을 더 살 수 있도록 해주었을뿐 아니라 함께 평생을 할 수 있도록 해줬기때문"이라고 말했다. 벤은 로라와 결혼을 약속하게 되면 슐렌버거 기장에게 신랑 들러리를 맡아줄 것을 부탁할 생각이다.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한 인물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최악의 상황에서 훈련받은 전문가들은 역시 다르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데이빗 패터슨 뉴욕주지사도 UD에어웨이즈의 비상착륙 성공을 접한 후 "주지사로서 과거에도 미래에도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이라며 "뉴욕에 희망을 주었다"고 감격어린 소감을 전했다.

이날 패터슨 주지사는 농담을 잊지 않았다. "허드슨강의 기적보다 더 큰 기적이 나올지 모른다.
뉴욕 제츠가 샌디애고를 이기면 말이다"라며 17일 예정된 제츠와 차저스의 NFL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감을 말했다.

페리호가 US에어웨이즈가 비상착륙한 웨스트39가 쪽 허드슨강을 지나치자 찰스 스피겔 씨는 "기분이 묘하다"고 감회를 피력했다. 그는 "구조배가 우리를 이곳의 워터웨이 터미널로 데려오면서 혹시 빠진 사람이 없는지 승객 숫자를 세고 또 셌다"고 회상했다.

엘리자세브 맥휴 씨는 "그때 나는 몸이 젖고 너무 추워서 발에 감각이 없었다. 오늘 1년전과 똑같은 셔츠와 바지를 입고 왔다. 심지어 속옷까지 같은 것을 입었다"고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