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자, 59년 만에 딸의 품으로…
입력 : 2010.02.25 23:32 / 수정 : 2010.02.26 00:16
'5개월 딸' 두고 입대했던 故 양손호 일병, DNA 검사 통해 신원확인
6·25전쟁 때 경기도 가평지역에서 중공군에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국군 일병의 유해가 59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26세에 입대해 넉 달 만에 전사한 이 병사는 헤어질 때 생후 5개월에 불과했던 외동딸을 죽어서야 다시 만나게 됐다.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5일 "지난 2007년 11월 경기도 가평군 북면 도대2리에서 발굴한 유해 36구의 유전자 시료를 분석·비교한 결과 이 중 한 명이 국군 2사단 32연대 소속 고(故) 양손호 일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유해발굴단은 나머지 35명도 32연대 소속 장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해발굴단 관계자는 "작년 2월 대구시 달성군에 사는 양순희(60)씨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유전자 샘플을 등록했는데, 최근 검사에서 두 사람의 유전자가 일치하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유해발굴단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전사자 유해의 유전자 자료를 보관하고 있으며, 유가족들이 채혈 등을 통해 유전자 샘플을 등록하면 양쪽 DNA를 비교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2000년부터 작년까지 발굴된 국군 전사자 유해 3367구 중에서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56명이고 DNA자료 비교를 통한 신원 확인은 이번이 세 번째다.
딸 양씨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어 실감이 나진 않지만 지난 60년간 부모·형제 없이 살면서 가슴에 맺힌 한을 이제야 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사(戰史)와 병적기록에 따르면 양 일병은 6·25전쟁이 터진 1950년 9월 4일 부인과 외동딸을 남겨두고 입대해 1951년 초 중공군의 '신정 공세(3차 공세)' 때 가평지구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당시 가평지역에서는 중공군 196·197·198사단 공격에 맞서 우리 국군 2·5사단이 치열한 방어전을 펼쳤다"면서 "특히 1951년 1월 1일 자정 이후 중공군이 집중 공세를 펼친 점을 감안할 때 양 일병은 1월 1일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 양 일병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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