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또 한 편의, 이준익표 명품 사극
박흥용 화백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이준익 감독이 <왕의 남자> 이후 5년 만에 연출한 사극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극 장르도 천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이준익 감독의 야심만큼, 관객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는 또 한 편의 수작이 나왔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원작에서 기본적인 설정만 가지고 오고 모든 것을 바꾸었다. 견자(백성현 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원작에서 느낄 수 없었던 풍성한 재미가 관객을 끌어당긴다. 한 편의 사극 영화가 담아낼 수 있는 감정의 밀도가 어디까지인지 이 영화는 제대로 보여준다. 이준익 감독은 가벼운 재미로 가득한 사극영화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미덕을 곱씹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어리석은 권력자를 만난 국민들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 이번 영화에서도 이준익 감독은 절대 권력을 가진 집권층을 조롱한다.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목숨 보존하기 바쁜 왕의 모습은 우리 가슴에 한탄의 감정을 안겨준다. 모든 캐릭터에 애정을 불어넣은 연출이 관객의 공감대를 높인다.
욕망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비극을 부른다. 이 영화가 가장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명확하고 뚜렷한 주제이다. 강렬한 드라마가 가진 힘을 믿는 이준익 감독은 잔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될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의 희비극을 동시대의 감성으로 끄집어낸다. <왕의 남자> 때처럼 누구의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감정이 나온다. 그들의 선택이 잘못된 것일지라도, 공감을 보내는 것은 그들 역시 사람이었으며 불쌍하고 나약한 영혼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준익 감독은 날 선 풍자와 유머로 보듬는 지혜를 가졌다. 많은 관객들이 그의 영화를 보고 또 보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소재 안에서 이준익 감독은 균형감각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 팽팽한 긴장감, 마당극의 풍자와 해학 등이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더했다. 역사의 암흑기로 불리던 16세기 선조 시대를 완벽하게 재현한 화면은 등장인물들이 살았던 시대의 슬픔과 절망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가슴 한편을 쓸어내리는 감동의 울림이 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D-13, 원작과 이것이 같고, 또 다르다 (맥스무비 2010.04.16 08:16)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박흥용 화백의 원작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한국형 그래픽 노블’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하는 원작을 이준익 감독이 해체하고 재조립했다. 이준익 감독은 신분 차별에 대한 울분을 갖고 있던 견자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성장한다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시대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시켜 황정학과 이몽학, 견자, 백지 네 사람의 다층적 내러티브를 구성해 냈다. 원작과 다른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원작, 콘티, 현장 스틸을 통해 무엇이 바뀌었고, 이준익 감독이 가지고 온 것은 무엇인지 속시원하게 알아보자. 누더기 삼베옷에 지팡이를 쥔 황정학은 황정민에 의해 더 없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탄생했다. 원작의 황정학이 견자의 스승으로서 검술을 갈고 닦는데 물심양면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면, 영화 속에서의 황정학은 견자에게 검술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세상의 이치에 눈을 뜨게 하는 멘토 같은 역할이다. 제작진은 황정학을 속세보다는 자연에 밀착된 인물로 콘티를 그려냈으며, 배우 황정민은 콘티를 토대로 맹인검객 황정학을 완벽히 연기해냈다. 원작의 이몽학은 거대한 체구와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 날카로우면서도 절제된 움직임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반면, 콘티 속의 이몽학은 원작보다는 좀 더 날렵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 원작 속의 주인공 보다 좀 더 빠르고 심플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원작의 강렬한 이미지와 절도 있는 액션, 콘티에서 느낄 수 있는 스피디하고 심플한 동작들은 배우 차승원의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만나 새로운 이몽학의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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