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길리어드 '코로나 치료제'에 관심
길리어드, 첫 사용 결과 발표
환자 53명 중 25명 완치
중증환자 7명은 사망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인근 카살팔로코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이탈리아 확진자는 이날 기준으로 15만2000여 명, 사망자는 1만9000여 명으로 기록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경미한 증상에 그치지만 노인 및 기저질환자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길리어드, 1주일 새 CEO 편지만 두 차례
“중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썼더니 환자 상태가 나아졌다. 이들은 렘데시비르를 사용한 환자 중 극히 일부다.” 대니얼 오데이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 대표는 10일(현지시간) 공개서한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주사제다. 길리어드는 바이러스 활동성을 억제한다는 데에 착안해 이 약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공개서한은 세계적 학술지인 NEJM에 실린 렘데시비르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길리어드에서 지원한 첫 번째 공식 연구 결과다.
미국·유럽 등에서 이뤄진 해당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53명 중 36명의 증상이 개선됐다. 입원치료를 받던 환자 중 25명이 퇴원했다. 인공호흡기와 에크모(인공심폐기) 등을 사용하던 위중한 환자 34명으로 좁혀보면 이들 중 8명이 퇴원했고, 8명은 산소치료도 받지 않게 되는 등 19명의 증상이 개선됐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 효과에 대해 제한적이지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렘데시비르는 세계 첫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중증환자 사망률이 17~78%인 것을 고려하면 렘데시비르 치료에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계도 있다. 특정한 의약품 효능을 평가하려면 해당 약으로 치료한 환자군과 치료하지 않고 가짜약을 투여한 환자군을 비교해야 한다.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어떤 약으로 치료했는지 몰라야 한다. 심리적 효과(플라시보) 등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무작위 비교·대조군 연구라고 한다.
이번에 발표된 것은 당장 치료제가 없는 환자에게 일단 투여한 뒤 경과를 본 것이다. 이 때문에 환자가 렘데시비르로 인해 증상이 나아진 것인지, 약 때문에 부작용이 생긴 것인지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 연구에 참여한 조너선 그레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더시나이메디컬센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작은 규모의 코호트(동일집단) 연구인 데다 짧은 기간만 추적한 것 등의 한계가 있다”며 “무작위 대조군 시험을 통해 (효과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임상설계 변경 두고 설왕설래
오데이 대표가 공개서한을 발표한 것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4일에는 렘데시비르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했다. 올 연말까지 100만 회분 투여량을 추가 생산해 재고량을 250만 회분까지 높일 계획이다. 치료제를 쓰지 못하는 환자에게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 “길리어드가 자신감이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하지만 이런 관측은 불과 5일 뒤에 ‘불확실’로 바뀌었다. 9일 길리어드가 렘데시비르 임상 설계를 바꾸면서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임상3상 시험 대상자를 1000명에서 4000명으로 늘리고 환자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 쓰이는 기준도 바꿨다. 렘데시비르 임상 대상 중 중증환자 비율은 40%에서 60%로 확대됐다. 중간 정도 환자는 60%에서 40%로 줄었다. 약효를 확인하는 기준도 체온과 산소 포화도 등 임상수치 대신 환자 임상상태를 점수로 평가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약효가 생각보다 없을 것”이라는 주장과 “중증환자 치료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해석이 팽팽히 갈렸다. 업계 관계자는 “속도가 가장 빠른 임상은 중국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주춤해지면서 양질의 연구 결과를 내기 어려워졌을 여지가 있다”며 “임상 종료 시점이 오는 5월로 바뀌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더 많은 환자에게 투약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오데이 대표는 가장 빠른 허가용 임상(무작위 대조군 시험연구) 결과가 이달 말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5월에는 한국이 참여한 다국가 연구 결과도 나온다.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사이에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렘데시비르 원가는 9달러, 판매가는 미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과가 하나둘 발표되면서 이들의 가격을 평가하는 논문도 발표됐다. 10일 바이러스퇴치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10일분 원가는 9달러다. 길리어드는 아직 이 약의 가격을 발표하지 않았다.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산 치료제 중 정식 임상시험 절차에 들어간 것은 아직 없다. 셀트리온은 7월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돕기 위해 민·관 합동 범정부지원단을 가동하기로 했다. 청와대 사회수석을 중심으로 관계 비서관실이 참여하는 별도 협의체를 구성해 매주 진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코로나19 치료제 '적합성' 논란 (데일리메디 2020년 04월 13일 05시 40분)
미국은 긴급 사용 승인했지만 프랑스·스웨덴 등 부작용 우려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을 두고 전 세계 각국이 극명한 입장차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1934년 독일계 제약사 바이엘이 개발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잘 알려졌으며 코로나19 초반부터 일부 환자에게 투여 결과 효과를 나타내 치료제로 각광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이하 FDA)은 지난 3월29일 클로로퀸(chloroquin)과 그 계열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사용 승인했다. FDA의 이번 승인은 안전성 및 약효를 입증하기 위해 비교할 대조군이 없는 상황에서 사용토록 허용한 첫 번째 사례로, 일각에서는 약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에 강력한 효과가 있는 치료제라고 주장해 치료에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자 재고 확보를 위한 각국의 노력이 이어졌는데, 해당 약제의 최대 생산국인 인도는 재고 확보를 위해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출 금지에 대한 보복 암시에 이를 다시 해제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지 CNBC는 "미국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이 약을 복용하던 환자들이 약을 제때 구하지 못할까 봐 불안감을 느낄 정도다"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어떠한 효과도 입증되지 않았으며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프랑스 식약처 ANSM은 클로로퀸을 투여받은 코로나19 환자 43명에게서 심장 발작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NSM은 "초기 연구결과 클로로퀸을 투여받은 코로나19 환자에게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관찰했다"며 "이 약은 병원에서 엄중한 의학 관찰 아래 사용돼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프랑스 일부 병원들은 부작용으로 인해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하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사용을 중단했다. 스웨덴 일부 병원들 또한 코로나19 환자에게 클로로퀸 투여 결과 경련, 시력 상실 등에 대한 부작용이 보고된 후 사용을 금지했다.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신중한 태도를 고수했다.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명백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의사들 또한 “클로로퀸과 같은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보지 못했다”면서 “클로로퀸 사용은 극도로 조심해야 하며 치료 효과 등을 명확히 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작용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전문가들이 지적이 이어지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7일 기존 코로나19 치료제 가이드라인에서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삭제했다. CDC는 홈페이지에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최적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량과 시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일부 임상의들은 이 약을 코로나19 치료에 처방한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고 게재했다. 이에 대해 다수 의료 전문가들이 비판을 쏟아내자 CDC는 해당 게시물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고 “미 식품의약국이 승인한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를 위한 약물은 없다”는 입장을 새로 공지했다. 국내 또한 국립중앙의료원 산하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코로나19 환자에 대해 항바이러스 치료제 사용을 권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는 코로나19 환자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칼레트라(Kaletra)' 1일 2회 2정씩 복용하는 방법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1일 400mg 투여 요법을 제시했다. 대한감염학회에서 현재 16세 이상 경증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프랑스 연구진들이 발표한 내용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소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엄격하게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경우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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