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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공부력

[이제는 ‘공부력’이다]<2>노력 안 하는 아이, 성실성 어떻게 높일까 (동아일보 2015-04-16 04:25:54)

[이제는 ‘공부력’이다]<2>노력 안 하는 아이, 성실성 어떻게 높일까

기본 갖췄다면 학습선택권 줘야 ‘공부力’ 올라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인 ‘공부력’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는 ‘성실성’ ‘스트레스 대처능력’ ‘학습자신감’. 이 가운데 성실성은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뭔가를 해보겠다는 결심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려면 성실성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공부력을 알아볼 수 있는 진학사의 진로진학예측검사(KMDT)와 상담을 받은 학생들 가운데 성실성에 문제가 있는 대표적 사례를 뽑고 전문가의 도움말로 해결 방안을 알아봤다.


성실성은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의미하는 ‘공부력’의 핵심 요소다. 성실성을 키우려면 자녀의 작은 실천이나 성취에도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DB

○ 말로만 전교 1등, ‘의지박약형’

“우리 애는 ‘지금부터 공부할 테니 조용히 해 달라’고 방에 들어가서는 침대에 누워 빈둥대고 있어요. ‘공부한다더니 뭐하느냐’고 하면 넉살 좋게 ‘배운 걸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중’이라며 공부는 앉아서만 하는 게 아니래요. 말은 잘해요. 주변에서는 성격 좋고 친구도 많으니 부럽다는데 말만 번지르르하고 할 일은 제대로 안 하는 게 답답해요.”

올해 고2가 된 A 양의 어머니는 딸을 가리켜 ‘말로만 전교 1등’이라고 했다. 장래 희망이나 공부 계획은 장황하게 말하지만 정작 실천하지는 않는다는 것. KMDT 검사 결과 A 양은 다른 요소에 비해 성실성이 유난히 낮고 스트레스 대처능력은 상당히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윤동수 이사는 “A 양은 부족한 성실성 때문에 다른 긍정적 성향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의지박약형”이라고 말했다.

이런 유형의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스스로도 계획만큼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 이 때문에 부모가 “공부하라”고 계속 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실천 가능한 작은 계획부터 성취하는 경험을 쌓도록 해주는 것. ‘넌 말만 잘한다’는 식으로 핀잔을 주는 것은 금물이다. 작은 실천에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 공부 얘기만 하면 버럭, ‘반항아형’

“아, 그만 좀 물어보세요. 시험 못 봤다고요.”

중학교 2학년인 B 군은 부모가 공부 이야기만 꺼내면 짜증을 낸다. B 군 어머니는 학교시험 결과를 물었다가 “잔소리 그만하라”며 화를 내는 아들이 야속하기만 했다. 성적이 나쁘다고 다그치는 것도 아닌데 화부터 내는 탓에 어떻게 아들에게 말을 걸어야 할지 난감한 적이 많았다.

B 군의 공부력은 각 요소가 전반적으로 최하 수준이었다. 상담에서 B 군은 “부모님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트레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성실성까지 낮아진 것. 윤 이사는 “반항아형은 청소년기에 보편적으로 나타나지만 B 군처럼 성실성과 스트레스 대처능력이 동시에 낮으면 계속해서 학습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해결책은 우선 부모 자녀 간 관계 회복에서 찾아야 한다. 송인섭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자녀의 현재 상태를 인정해주라”고 조언했다. 아이에 대한 기대와 그로 인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출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라는 것. 그 다음은 아이에게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느냐”고 물어보며 대화의 주도권을 줘야 한다. 만약 속내를 잘 말하지 않는 성격이라면 부모가 먼저 대안을 제시하고 아이가 선택하도록 한다.


○ 시키는 대로만, ‘겉으로는 모범생형’

“엄마, 가끔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어요.”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C 양은 줄곧 성적 상위권을 유지한 모범생. C 양 어머니는 최근 딸이 지나가듯 던진 말에 신경이 쓰였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딸은 “별것 아니다”라며 “다만 고등학생이 되니 공부 부담이 커졌고 아직도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성적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C 양은 성실성이 매우 높고 학습자신감도 충분해 공부력이 높은 편이었다. 문제는 C 양이 지금까지 부모가 시키는 대로만 착실히 공부를 해왔다는 점이다. 상담 결과 C 양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자기주도학습을 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학습부담이 커지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학생의 학부모는 “우리 애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윤 이사는 “어린 시절부터 시키는 대로 공부하면서 주변 어른들의 칭찬과 기대에 억눌리면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쌓이기 쉽다”며 “적절히 해소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성실성이 높은 아이에게는 학습선택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교육을 받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하라는 말이다. 또 이런 학생들은 학습동기만 부여된다면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동기를 제공해줄 수 있는 롤 모델이나 멘토가 있으면 더욱 좋다.

 

 

[이제는 ‘공부력’이다]학습자신감 높이는 처방법은]

(동아일보  2015-04-16 08:32:10)

매일 성취할 수 있는 목표로 세분화,작은 기쁨 느끼게

 

학습자신감이 낮은 학생들은 공부할 의욕을 잃기 쉽다. 이들은 “공부에 시간을 들이지만 노력에 비해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부와 담을 쌓게 된다.

서울지역 한 고교 3학년 김모 군(18)은 대입을 위해 지난해 내신 관리에 힘쓰겠다고 마음먹었지만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오히려 수학과 영어 성적이 떨어졌다. 공부해도 나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1학년 때보다도 줄었다. 김 군은 “주요 과목 목표를 90점 이상으로 잡고 공부 시간을 늘렸는데 오히려 70점대가 나와 좌절감만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기력증에 빠진 학생들에게는 학습자신감을 높여주는 처방이 필요하다.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는 “하루 동안 성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작은 기쁨을 매일 느끼는 식으로 학습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획만 세우고 실천을 하지 않는 학생들은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은 아니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전체 학습량은 줄이더라도 우선은 하루에 달성 가능한 목표로 계획을 세분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영어 가정법 이해하기’가 아니라 ‘영어 교과서 113쪽 읽고 예문 5개 외우기’를 목표로 두고 접근하라는 것. 낮은 학습자신감이 문제가 되는 학생은 그날그날의 작은 성취를 맛보면서 공부에 재미를 들여야 한다. 하루 공부량을 마무리했다는 뿌듯함이 쌓이면 학습의욕도 되살아나게 된다.

학습자신감이 낮은 학생은 스스로 조정 가능한 시간과 학교·학원 수업 등 고정시간을 파악하고 스스로 조절이 가능한 가용시간을 중심으로 자기주도학습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자신감이 낮은 학생일수록 고정시간에 파묻혀 타성적으로 움직이게 되고 무기력증이 심해질 개연성도 더 커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