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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공부력

수학경시대회 1등한 3人의 공부법 (조선일보 2015.04.27 03:25)

수학경시대회 1등한 3人의 공부법

심화문제는 논리적 접근… 제한시간 정해 문제 풀어보세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워지는 수학. 수학을 '포기하는 게 더 쉬운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 그렇다면 수학과 친해지는 방법은 정말 없을까? 수학 학원에 다닌 적이 없는 데도 최근 치러진 수학경시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쥔 '수학 공신 3인'에게 그 비법을 들어봤다.

※참가자 명단

△김태훈 서울 신반포중 2(2014·2015 해법수학경시대회 2회 연속 대상)
△이무혁 서울 휘문고 1(2014년 27·28회, 2015년 29회 성균관대전국수학학력경시대회 3회 연속 대상)
△박민성 서울 한성고 1(2015 고려대전국수학인증시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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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학생

◇15분 동안 문제 풀고 1분 쉬기… '단기 집중력' 중요

김태훈군은 어릴 때 정사각형 일곱 조각으로 인물과 동식물 등 온갖 사물을 만드는 '칠교놀이'에 빠지면서 수학에 관심을 가졌다. 초등학교 5~6학년 때는 서울 강남교육청 수학영재교육원에서 본격적으로 수학적 사고력과 논리력을 길렀다. 김군은 "수학과 미술을 합친 융합수업이 가장 흥미로웠다"며 "프랙털(Fractal) 삼각형에 무수히 많은 삼각형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기하학(도형)에 빠졌다"고 말했다. 김군은 지금도 서울과학고 수학영재교육원에서 수학과 과학을 배운다. "전 세계 성당의 무늬에 숨은 수학적 원리를 파악하는 중이에요. 수학 한 과목만 잘하기보다 융합적 사고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군은 수학을 공부할 때 '책'을 이용한다. 그는 "수학 이론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 'Graph Theory(Reinhard Diestel 지음)'를 보고 있다"며 "네이버캐스트에 올라오는 수학 이론과 규칙, 수학자와 역사까지도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펴본다"고 말했다.

김군은 수학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집중력'을 꼽았다. 그는 "몇 시간씩 꼼짝 않고 앉아 있는 것을 집중력이 높다고 말하는 건 편견"이라며 "제 경우에는 15분 동안 문제를 풀고, 1분 쉬는 방식이 수학 학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군은 최근 컴퓨터 게임 프로그래밍을 통해 수학 연산을 하고 있다. "몬스터와 플레이어의 거리, 랜덤으로 아이템을 뽑을 때의 경우의 수 등 수학적 공식을 프로그래밍에 이용하고 있어요. 대단한 일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수학적 흥미를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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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혁 학생

◇시험 준비할 땐 제한시간 두고 반복해 풀어야

이무혁군은 평소 '숫자'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가족과 동네 주민의 자동차 번호판은 물론 전화번호까지 다 외웠다"며 "도로 번지수를 외워 동네 지도를 머릿속에 연상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군은 초등학교 5~6학년 때 청주교대 영재교육원에서 '사고력 수학'을 배웠다. 예컨대 정사각형 모양의 종이 3장을 잘라 가능한 한 가장 큰 정사각형을 만들어 보라는 연구 과제가 주어진다. "친구들과 5일 밤낮으로 토론하며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했어요. 과제 하나로 다양한 수학 공식과 지식을 알게 됐고 사고력까지 높아졌죠."

이군은 국사나 국어 등 암기 과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수학 문제를 풀며 스트레스를 푼다. 수학 문제 정답을 맞혔을 때 '성취감'이 들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보통 수학을 유형별로 풀거나, 공식에 대입만 하려고 한다"며 "머리가 아픈 수학이라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해 논리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학경시대회나 모의고사를 준비할 때는 제한시간을 두고 문제를 푸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이군은 1문제당 30초, 100문제의 경우 50분 안에 푸는 연습을 했다. 만약 1문제를 푸는 데 30초가 넘는다면 그 문제를 최소 5번 이상 다시 풀었다. 이군은 "최근 400여 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영국 수학자 '앤드루 와일스(Andrew Wiles)'관련 책을 읽었다"며 "수학이 어렵다면, 수학 관련 인물이나 책 등을 먼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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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성 학생

◇수학 실력은 끝까지 스스로 푸는 '끈기'에서 나온다

박민성군은 아버지와 '장기'를 자주 뒀다. 그는 "다음 수를 계산해 상대방의 패를 예측하고 수시로 함정도 놨다"며 "장기를 두며 수학적 추론력과 사고력을 길렀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가 추천한 수학 서적을 읽으며 수학에 재미를 붙였다. "최근에는 '수학, 철학에 미치다(장우석 지음)'를 봤어요. 논리적인 줄만 알았던 수학이 역사, 사회 등 인문학과 관련됐다는 점을 알았죠. 옛날에는 수학자가 철학자였고, 철학자가 수학자였듯이 '생각하는 수학'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박군은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친구에게 '수학 과외'를 해줬다. 그는 "한 달 넘게 친구에게 1대1로 수학을 가르쳤다"며 "수학의 기본 개념과 공식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제가 더 정확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군은 수학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끈기'를 꼽았다. "하루는 친구가 어려운 4차 방정식 문제를 가져왔어요. 1시간 넘게 책과 인터넷을 뒤지며 풀어도 답이 나오지 않았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꼬박 24시간 만에 문제를 풀어냈어요." 박군은 학교 내신을 공부할 때도 끝까지 답안지를 펼쳐보지 않는다. "정말 모르겠으면 수학 선생님을 찾아가세요. 그리고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묻지 말고, '힌트'만 얻으세요. '정답'은 끝까지, 될 때까지 스스로 풀어나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