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세기구에 첫 한국인 국장 나올까
이명구 관세청 FTA 집행기획관 도전
179개 회원국 투표로 결정…중국, 덴마크와 경쟁에서 이겨야
▲이명구 관세청 FTA집행기획관 /관세청 제공
지난 16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관세기구(WCO) 품목분류위원회에서는 삼성전자가 만든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를 놓고 투표가 벌어졌다. 갤럭식 기어를 수입할 때 시계로 분류할지 무선통신기기로 분류할지를 투표에 부친 것이다.
투표를 통해 시계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면 갤럭시 기어를 수입하는 나라는 통상 4~8%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 그러나 무선통신기기로 분류되면서 사실상 무관세를 적용 받게 됐다.
매일같이 새로운 물건이 나오고 스마트 기어처럼 다양한 품목이 융합되는 시대에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 물건을 어떤 품목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이런 품목 구분을 결정하는 곳이 WCO다. 이 WCO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장직에 도전장을 내민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관세청 자유무역협정집행기획관인 이명구 국장이다.
WCO는 사무총장과 사무차장, 그리고 3명의 국장(관세무역국장, 조사통과국장, 능력배양국장)이 간부로 구성돼 있고 이 5명은 17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현재 사무총장은 일본이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도 3개 국장자리 중 조사통과국장 자리에 앉아 있다. 이번 투표는 오는 6월 13일에 열린다.
한국은 아직 한번도 이 5명의 간부 자리를 차지한 적이 없고, 도전한 적도 없었다. 그 동안은 한국 관세 행정이 선진화 되지 못한 측면이 컸다. 그러나 세계에서 2번째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많이 맺고, 최신 IT 시스템을 통해 세계 최고의 통관 시스템을 구축할 정도로 관세 행정이 발전했다. 이제는 WCO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이 국장이 도전하는 자리는 관세무역국장이다. 관세무역국은 품목분류와 원산지 규정, 관세 평가 등을 표준화 하는 작업을 맡는다. 이번 갤럭시 기어 사례처럼 우리 기업들의 해외시장진출과 직결되는 영역이다. 이 자리를 놓고 이 국장은 중국, 덴마크와 경쟁해야 한다. 특히 경제력과 외교력을 등에 업은 중국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
이 국장은 “중국과의 경쟁이 쉽지 않겠지만 우리나라의 선진화 된 관세 행정과 통관 시스템 등을 개도국에 전수하겠다는 공약을 걸고 개도국 세관장들의 표를 얻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국장은 경남 밀양 출생으로 밀양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행시 36회로 관료생활을 시작했다. 20년이 넘는 관료 생활 대부분을 관세청에서 보냈으며 2008년 2011년까지 WCO로 파견 근무를 나가기도 했다. 2004년에는 영국 버밍엄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국장은 “선거에 꼭 이겨 우리 기업들이 만드는 혁신적인 제품들이 수출될 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품목 분류를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외교부 산업부 등 전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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