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기존 법칙 깨졌다] (1) 매수자가 '갑(甲)'…전세가율 90% 넘어도 전·월세 더 선호
기사 이미지 보기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작년 서울 강남구 집값 상승률이 경기 용인 수지 집값 상승률의 37% 수준에 그쳤다. 2000년대 중반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모습. |
'저성장·저금리·저물가'로 바뀐 부동산 3대 트렌드
(2) 거래량 늘어도 집값 상승은 주춤
(3) 강남·서초·송파 3개區 영향력 줄어
인구구조 변화…수요 정체…작년 거래량 2006년來 최대
집값 상승률 2.1%에 그쳐…2006년 11.6%의 4분의 1
강남-북 '동조화' 붕괴
재건축 등 호재 많아도 강남 거래 줄고 강북 증가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등 이른바 3저(低) 여파로 주택시장에서 통용되던 거래와 가격, 매매와 전세 관련 법칙(룰)들이 줄줄이 깨지고 있다. 거래가 늘어도 가격 변동이 작고, 전셋값이 치솟아도 매매 가격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투자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아니라 실수요층이 두터운 서울 강북, 경기 용인 등이 최근의 집값 반등을 이끈 것도 과거에 볼 수 없던 트렌드다.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로 주택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이 같은 트렌드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거래 증가에도 가격 변동 작아
거래가 늘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100만건을 소폭 웃돌았다. 주택경기가 좋았던 2006년(108만여건)에 이어 최대치다. 그럼에도 전국 집값 상승폭은 2.1%에 그쳤다. 2006년 집값 상승률(11.6%)의 4분의 1 수준이다. 지난달 주택 거래량도 작년 1월보다 34% 늘었지만 가격 상승률은 0.13%로 작년(0.11%)과 비슷하다.
이 같은 변화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울시 부동산 실거래가격 통계에 따르면 재건축을 진행 중인 개포동 주공1단지는 지난해 200여건이 거래됐다. 부동산 경기가 최고점을 찍었던 2006년(230여건)에 이어 최대치다. 활발한 거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가격 변동은 2006년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42㎡는 2006년 마지막 거래인 12월4일 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해 첫 거래(3월11일) 가격(5억9900만원)보다 30.21%(1억8100만원)나 높은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에는 같은 평형이 6억5000만원(1월16일)에서 6억7500만원(12월15일)으로 3.84%(25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가율 70%↑ 매매 전환 ‘미적’
전세가율(전세가를 매매가로 나눈 비율)이 60%를 넘어서면 세입자들이 매매로 전환해 집값이 상승한다는 이른바 ‘전세가율 60% 법칙’은 이미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섰지만 통하지 않고 있다. 2011년 60%를 넘어선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매년 2~3%포인트씩 상승해 작년 12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70%를 뛰어넘었다. 광주(78.2%)와 대구(75.8%) 등 지방 광역시는 전세가율이 80%에 육박했다. 매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서울에서도 성북구(73.4%) 서대문구(72.5%) 동대문구(70.6%) 등 강북권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섰다.
서울에서도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길음동 길음뉴타운 9단지 래미안 전용 84㎡는 지난 2일 4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같은 집이 한 달 전인 1월3일 5억2000만원에 실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전세가율이 94%에 달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연구원은 “작년 한 해 동안 서울 전셋값은 4.27% 올랐지만 매매 가격은 0.8% 상승했다”며 “향후 시세차익을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한 세입자들은 내집 마련 대신 전세금을 더 올려주거나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갈아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3구 영향력 약화
실수요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재편되면서 부동산시장 동향의 바로미터(척도)로 꼽혀온 서울 강남3구의 영향력도 예전만 못하다. 강남3구 아파트값이 오르면 서울 강북과 수도권이 뒤따라 상승하고, 강남 집값이 내리면 강북은 더 크게 떨어지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도권 집값이 반등을 시작한 2013년 8월 이후 경기 용인 수지구 아파트 가격은 7.13% 올랐지만 강남구는 2.63% 상승에 그쳤다.
또 지난달 강남3구 아파트 거래량은 1270건으로 작년 1월(1339건)보다 5.4% 줄었다. 고가 주택이 가장 많은 강남구(-11%)와 서초구(-4%)의 감소폭이 컸다. 반면 실제 거주를 원하는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강북권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월(737건)과 비교해 38.1% 늘어난 1018건에 달했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거래는 전셋값 상승에 지친 세입자들의 매매 전환 수요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성장 고착화…집값 상승 기대감 '실종'
(한국경제 2015-02-22 21:28:37)
부동산 트렌드 왜 바뀌었나
월세 비중 늘어나면서 매매-전세 상관관계 약화
'투자 1순위=재건축' 깨져
주택시장에서 매매와 전세, 거래와 가격 디커플링(탈동조화) 배경에는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의 그림자가 자리 잡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3저 현상으로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과거의 트렌드가 사라지고 새로운 트렌드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고성장 시대에는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다 보니 가격이 상승할 움직임을 보이면 차익과 위험 회피에 나서는 이들이 늘면서 거래가 증가하고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저물가·저성장 시대에는 집값 상승 가능성이 낮아 전셋값이 급등해도 집값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 투자 1순위로 꼽히던 재건축 아파트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 아파트인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42㎡는 2006년 11월 최고 8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의 지난달 실거래가는 6억8800만원으로 9년 전보다 1억원 이상 낮다. 반면 실수요자들이 찾는 노원구 중계동 주공2단지 전용 44㎡는 2006년 11월 9700만원에서 지난달 1억6250만원으로 67% 상승했다.
저금리 여파로 전세 중심의 임대차시장에 월세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로 돌아서던 세입자들이 월세라는 다른 주거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매매와 전세의 상관관계가 깨졌다는 것이다. 2011년 주택 임대차 거래의 33%를 차지했던 월세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40%(41%)를 돌파했다. 월세 주택 공급이 늘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이율인 전·월세 전환율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월세 세입자들의 부담도 소폭이나마 줄어드는 추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월세 매물이 늘어난 점도 매매와 전세의 연결고리가 약해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거래 활성화 조치 지속돼야 시장 숨통 트여 전세난 완화"
(한국경제 2015-02-22 21:29:11)
전문가 진단 전셋값이 올라도 내집 마련을 하지 않는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면서 전셋값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내집 마련 여력이 있어도 계속 전·월세에 머무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금처럼 거래 활성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서민들의 전세난을 덜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의 김승배 사장은 “정부가 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고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저리로 융자해주는 등 정책적으로도 내집 마련의 길을 넓혀주고 있다”며 “내집 마련이 전·월세에 비해 손해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매매 전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규 분양시장이 호황을 보이는 것도 전·월세 수요의 매매 전환을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김태욱 타이거하우징 대표는 “신규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입주 5년차 안팎의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분양시장의 열기가 최근 입주한 새 아파트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정부의 거래 활성화 대책이 전셋값 급등과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매매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서대우 현대엔지니어링 상무는 “실수요자가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성화되면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을 밀어 올리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집을 사야 전세난이 완화되고,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재테크 > 부 동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독]서울시, 세입자가 전·월세가격 직접 등록 추진 (머니투데이 2015.03.22 10:36) (0) | 2015.03.22 |
---|---|
뜨거운 부동산, 9년前 거품과는 다르다 (조선일보 2015.03.10 03:05) (0) | 2015.03.15 |
온수역 대규모 빌라촌, 최고 27층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 (아시아경제 2014.02.20 09:00) (0) | 2015.03.01 |
1월 주택거래량 많은데 대출은 부진…그 이유는 (연합뉴스 2015/02/01 06:07) (0) | 2015.02.01 |
두바이˙상하이처럼…제2롯데월드 오피스텔 억대 분양가 예고 (조선일보 2015.01.27 22:41) (0) | 2015.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