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맞수 ⑩] 이시종 vs 윤진식, 50년 지기 6년 만에 `리턴매치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정치권에는 적에서 동지로, 때로는 같은 배를 탔다가 숙명의 라이벌로 갈라서는 주인공들이 많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김영삼 전 대통령·김종필 전 국무총리 세 사람을 일컫는 `3김`은 오랜 시간 한국 정치의 성취와 굴곡을 상징하는 대명사였다. `삼국지`를 방불케하는 이들 정치 거목의 행보는 파란만장한 현대 정치사를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김 시대`가 막을 내린 후에도 `맞수`는 존재한다. <스포츠서울닷컴>은 지각 변동을 겪고 있는 정계 거물들을 중심으로 `여의도 맞수` 기획을 시리즈로 다룬다. <편집자주>
`50년 지기`인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왼쪽) 현 충북지사와 새누리당 윤진식 의원이 다가올 6·4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를 놓고 `리턴 매치`를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신문 제공
[스포츠서울닷컴ㅣ고수정 기자] 충북지사 쟁탈을 위한 `50년 지기`의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68) 현 지사와 새누리당 윤진식(69) 의원은 정치권에 잘 알려진 이른바 `절친(절친한 친구의 줄임말)`이다. 두 사람은 중·고등학교 동기 동창이며, 정치적으로 걸어온 길도 비슷하다. 이 지사와 윤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거에서 한 지역구에서 맞붙었고, 6년이 지난 지금은 6·4 지방선거 충북지사를 놓고 `리턴 매치`한다. 두 사람의 얄궂은 인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내무관료 vs 경제관료, 총선·지방선거 맞대결
충청북도 충주시 출신인 이 지사와 윤 의원은 충주중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유학을 떠나 청주고등학교(39회)에서 동문수학했다. 서로를 `친한 친구`라고 말하는 두 사람은 정치적 행보가 비슷하다. 이 지사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해 행정고시(10회)를 거쳐 청와대 행정관, 충주시장, 내무부 지방기획국장, 국회의원, 충북지사를 두루 역임한 정통 내무관료다. 윤 의원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마찬가지로 행정고시(12회)에 합격, 재정경제부 차관→산업통상자원부 장관→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통 경제관료를 지냈다.
사석에서는 절친한 친구지만 정치적으로는 `숙명의 라이벌`이다. 이 지사와 윤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거에서 충주에 나란히 출마했지만, 승리는 이 지사가 거머쥐었다. 당시 이 지사는 당선 소감 첫 마디로 "고교 동창과의 대결이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 당선의 기쁨을 나누기보다는 낙선한 윤 후보를 먼저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거에 앞서 후보 등록 때 두 사람은 "경쟁은 하더라도 우정은 변치 말자"며 포옹하는 등 친분을 과시했지만 1582표차로 당락이 엇갈리면서 둘은 불편한 관계가 됐다. 이후 2010년 이 지사가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내려놓은 의원직을 윤 의원이 보궐선거로 승계했고, 현재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 사람은 이번엔 충북지사 자리를 놓고 6년 만에 `리턴 매치`를 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윤 의원은 지난 3일 새누리당 충북도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3% 수준의 인구와 경제력을 가진 충북을 강하게 만들려면 대통령과 다수당의 지원을 받는 여당 도지사가 필요하다. 이번 출마는 시대적 소명"이라며 이 지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지사는 4월 말 지사직 사퇴 후 본격적인 선거행보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윤 의원은 당내에 출사표를 던진 서규용 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안재헌 전 여성부 차관 등과 예선전을 치러야 하는 만큼, 새정치민주연합의 단독 후보 예상되는 이 지사와 본선 대결을 치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윤 의원이 경선 경쟁자들보다 지지율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본선 매치 가능성은 크다.
◆ 尹-李, 지지율 `비슷`…지역경제발전 정책이 관건
`현역 프리미엄` 영향을 받고 있는 이 지사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지만, 윤 의원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경제신문과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8일 충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의원과 이 지사는 각각 42.4%와 45.9%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사람의 고향인 충주에서는 이 지사보다 윤 의원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 지역지인 중원신문이 10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다르면 윤 의원은 55.4%의 지지율로, 30.1%를 얻은 이 지사 보다 25%포인트 이상 앞섰다.
두 사람은 벌써부터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포문은 윤 의원이 먼저 열었다. 그는 지난달 16일 "에코폴리스 반쪽 개발은 충주시민의 기대를 쪽박 내려는 한심한 처사이자 충북경제자유구역의 존재의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충북도의 `부분 개발론`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런 현안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결국 이 지사의 무능과 독선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지난 3일 "대안이 있느냐"며 반박했다. 이 지사는 "(충북도의) 에코폴리스 부분 개발을 문제 삼는데 (윤진식) 국회의원이 전면 개발안으로 국방부 협의를 받아오면 지금이라도 전체를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의 독설은 계속됐다. 그는 지난 18일 MBN 시사마이크에 출연해 "야당 도지사로서의 한계로 인해 파생된 문제가 많다.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수 없고 정부 여당의 지원도 충분히 받을 수 없어 도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충북 도민들이 충북에서는 되는 일이 없고 이루어진 게 없다며 `잃어버린 4년`이라고까지 말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이후부터 윤 의원의 비판에 대해 아무런 견해를 표명하고 있지 않다.
다만 정가에서는 이 지사 대신 민주당 측이 `윤진식 때리기`를 하는 것을 두고 이 지사의 재선 가도에 앞길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가 윤 의원이라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두 사람의 지지율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윤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충북지사 후보로 낙점되면 이 지사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관계 > 인물열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위인사들 운전기사에게 정보 요원들이 접근해 하는 작업은 (조선일보 2014.04.22 18:41) (0) | 2014.04.23 |
---|---|
여전히 낯선 '여성 최초'…이화순 경기도기획조정실장 (매일경제 2014.03.24 15:37:45) (0) | 2014.04.13 |
[여성조선] 가족은 나의 힘 (조선일보 2014.03.26 11:42) (0) | 2014.04.13 |
허재호 전 회장의 '법조 가족' 관계도 (위키트리 2014.03.27 09:59) (0) | 2014.03.30 |
서울시장 후보들 '시시콜콜 100문 100답' (중앙일보 2014.03.29 04:11) (0) | 2014.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