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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취업전쟁

[직장人 직장忍] 어제의 후배가 오늘의 상사 "이것 참 불편하네" (매일경제 2014.03.19 08:58:25)

[직장人 직장忍] 어제의 후배가 오늘의 상사 "이것 참 불편하네"

 

극심한 취업난으로 졸업을 미루거나 졸업 후에도 1년에서 2년 가량 취업 재수·삼수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입사 연령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나이 어린 상사와 나이 많은 부하 직원의 조합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이에 따라 나이 어린 선배를 모셔야 하는 부하 직원은 물론 나이 많은 후배를 관리해야 하는 상사들의 고충도 만만찮다.

◆ 어제의 후배가 오늘의 상사 "안녕...하십니까?"

지난해 취업에 성공한 늦깎이 직장인 박정훈(30·가명)씨는 회사에서 머쓱한 일이 많아졌다. 고시 공부를 하다 뒤늦게 취업한 탓에 동기들보다 많게는 5살까지 많은 건 물론이고 나이 어린 선배들이 수두룩했던 것이다.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털털하게 넘어갔던 박씨에게 마침내 위기가 찾아왔다. 대학교 2년 후배 A가 사무실에 턱하니 앉아있었던 것.

낯선 곳에서 만난 익숙한 얼굴에 반가운 것도 잠시 뿐 금세 민망함이 밀려왔다. 대학 시절 선배라는 핑계로 인생에 대한 일장연설을 했던 술자리며, 전공 관련 조언을 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굉장한 어른인 양 굴었던 이른바 `흑역사`가 떠오르면서 `상사`로 마주하기 왠지 부끄러웠던 것이다. 입사 전 후배가 이 회사에 다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하필 같은 부서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더 큰 난관은 후배이자 상사인 A의 한마디였다. 탕비실에서 마주친 A가 "형, 오랜만에 보네요. 근데 회사에서는 아무래도 제가 선배니까 서로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보는 눈도 많고요"라는 말을 건넸던 것이다.

이후 박씨는 A를 마주하기가 더 불편해졌다. 회사 복도에서 만나면 "안녕...하십니까"라고 쭈뼛거리기 일쑤다. 박씨는 "예의를 안 차리겠다는 생각도 아니었는데 굳이 먼저 잘하라고 하니까 관계가 더 위축된 것 같다"며 "나이 많은 대접을 받겠다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되고나니 말 한마디 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진다"고 말했다.

◆ "후배만 불편한가요? 저도 엄청 힘들거든요!"

5년차 직장인 김지현(28·女·가명)씨는 요즘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 지현씨는 소위 말하는 `칼졸업`을 해 휴학 없이 직장에 입사한 케이스로 2010년 입사 당시에도 어린 축에 속했다. 회사 생활은 벌써 5년차로 접어들지만 어린 나이 탓에 후배들을 대하는 게 영 쉽지만은 않다는 게 지현 씨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 초 배치된 신입사원 B(29·男·가명)의 사수를 맡은 이후에는 스트레스도 늘었다. 워낙에 왜소한 체격에다가 앳된 얼굴의 지현씨와 달리 나이도 많고 체격도 큰 B와 같이 다니다보면 대체 누가 선배이고 후배인지 알 수가 없다는 주위의 농담부터 시작해서 후배의 미묘한 말대꾸까지 신경 써야 할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얼마전 회식자리서 B가 동기들에게 하는 얘기를 듣고는 더 불편해졌다. B가 "늦게 입사한 게 죄 아니겠냐"며 농담 아닌 농담을 했던 것이다. 이후 지현씨는 업무 지시를 내릴 때도 왠지 모르게 껄끄럽고, B가 자신의 말을 잘 따르지 않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현씨는 "나이 많은 후배가 저를 `모시는` 게 불편할 거라고 걱정의 눈길을 많이 보내지만 사실상 불편한 건 나도 마찬가지"라며 "은근슬쩍 나이도 어리고 여자라는 이유로 편하게 대하려는 후배의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사람인이 직장인 108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4.6%가 나이 많은 부하와 근무한 경험이 있었다. 이 중 49.9%가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또 스트레스는 여성(55.8%)이 남성(46.7%)보다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의 이유로는 `업무 지시가 어려워서`(42%, 복수응답), `내 의견을 무시하거나 따르지 않아서`(36.2%), `잘못을 지적하기 어려워서`(35.6%), `나이 많은 걸 은근히 과시해서`(26.1%), `말을 놓기 어려워서`(20.1%) 등을 들었다.

한편 나이 어린 상사와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48.5%였고 이들 중 절반 이상(54.6%)이 `스트레스를 받은 적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경우 `상사가 나이를 의식해 권위적으로 행동해서`(29.4%, 복수응답) 스트레스를 받는 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밖에 계속해서 `상사가 리더십이 없어서`(28%), `호칭을 부를 때마다 어색해서`(27.3%), `어린 상사에게 조아려야 해서`(25.5%), `내 의견을 무시하거나 면박을 줘서`(19.6%), `자존심이 상해서`(19.6%) 등의 의견이 있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회사에서는 나이에 상관없이 선후배 관계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나치게 권위적이거나 오만한 행동보다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직장人직장忍] 상사의 참을 수 없는 `막말`고통…어떻게 해야 하죠?

 (매일경제  2014.03.18 19:19:05)

 

지난해 사무직으로 입사한 A씨(26, 여)는 출근길이 가시밭길이다. 출근을 하기 위해 나서면 어깨가 콕콕 쑤시고 발이 따끔따끔하더니 이내 식은땀까지 흐른다. 처음엔 기분 탓이려니 했는데 출근해 자리에 앉으면 동료들이 `낯빛이 안좋다`, `곧 쓰러질 것같다`며 그를 챙긴다.

A씨는 "처음엔 가벼운 신경성이려니 했는데 출근만 하면 몸이 너무 아파 최근에는 병원까지 갔다왔다"며 "건강검진 이후 정신과까지 가서야 심각한 마음의 병을 얻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1개월 휴직을 내고 치료를 받았다. 바로 상사의 `막말 스트레스` 때문이다.

◇상사의 `막말`에 이직 준비

A씨는 입사 전 실무면접에서 부장인 B씨를 처음 만났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다정다감한 말투의 B씨는 긴장된 면접장 분위기를 유연하게 풀어줬고 A씨는 입사한 뒤 B씨가 직속 상사임을 알고 기뻐했다. 하지만 A씨는 곧 매일같이 머리를 쥐어뜯을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알고보니 B 부장은 말도 못하는 `욕쟁이`인 데다 음담패설의 1인자였다"며 "일하다 실수하면 욕은 물론이거니와 `넌 몸집이 작아 경찬 줄 알았는데 똥차다. 누가 널 타고 다니겠냐`고 비웃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번에는 남자 동료를 향해 `너라면 쟤 타고 다니겠냐`고 말했다"며 "입을 틀어막을 수도 없고 정말 끔찍하다"고 전했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의 A씨는 말대꾸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입술만 물어뜯다 피를 내는가하면 주먹을 바짝 쥐다 손톱에 살이 패이기도 했다. 지인들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보인다며 A씨를 걱정했고 결국 A씨는 틈만 나면 구인사이트를 뒤지며 이직을 준비 중이다. 업무도 동료도 불만 없지만 상사의 `막말`이 참기 힘들어 직장을 옮기고 싶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욕설 상사`에 뭘 더 배울 수 있을 지 의문

대기업 기획전략팀에서 대리로 근무하는 C씨(33, 남)는 근래 직장생활에 부쩍 회의감을 느낀다. 임원이 기획전략팀장으로 있어 한 사무실을 사용하는데 근엄한 줄만 알았던 상사의 행동이 도를 넘기 때문이다.

C씨는 "다른 팀일 때는 전체회의에서 보고 점잖을 줄로만 알았는데 깡패가 따로 없다"며 "일을 하고 있는데 아무 이유없이 의자나 책상을 발로 차고가는가 하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욕을 하고 시비를 건다"고 말했다.

C씨에 따르면 팀장은 부장의 업무능력이 떨어진다며 부장이 일을 하고 있는 도중에 컴퓨터 전원을 뽑아버리기도 했다. 전기가 아깝다는 이유에서였다. 부장은 팀장의 입사선배다. 팀장은 때로 화분 속 돌멩이를 집어다가 "너넨 이만한 돌이다, 뇌가 그만하다" 등의 발언을 일삼으며 직원들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기도 한다.

C씨는 "상사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려니 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이런 사내 분위기에서 뭘 배울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는 상사와 팀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히히덕거리는 후배, 경고에도 아랑곳 안 해

`막말` 스트레스는 상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D씨(37, 여)는 최근 들어온 남자 후배 때문에 부쩍 마음고생이다. 미필자로 `칼졸업` 후 바로 입사한 남자 후배는 여자 동기들을 포함해도 나이가 제일 어릴 정도로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색안경일수도 있지만 나이가 어려서 인지 선배에게도 가벼운 말장난을 서슴없이 하는데 대부분 야한 농담이나 가벼운 욕설이어서 D씨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D씨는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짧은 욕설이긴 하지만 사내에서 그런 소리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움찔하게 된다"며 "남자 후배를 중심으로 선후배, 동료들이 모여 야한 농담을 하는데 솔직히 신경에 거슬린다"고 말했다.

D씨에 따르면 남자후배는 부장에게도 과한 농담을 던졌다가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 부장이 이후 D씨에게 `남자후배를 신경써라`는 임무를 내렸지만 남자후배는 도통 알아듣지 못한다는 게 D씨의 설명이다.



D씨는 "몇 번 주의를 줬지만 `요즘 세대는 이렇다`, `선배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받아쳐서 할말없게 만들어 버린다"며 "이제는 탕비실에서 히히덕 거리는 소리에 짜증이 치밀어오르기도 해 내가 이렇게 무능력한 상사인가 싶어 자괴감이 든다"고 전했다.

오 정신과의원은 "사내 막말 스트레스는 참는 게 정답도 아니지만 대응하는 것도 현답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먼저 상대와 공감되는 부분을 찾고 입장을 바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담담하게 대응할 자신이 없거나 의사를 전달해도 상대가 바뀔 것같지 않다면 업무와 사생활을 분리시켜 나가는 것도 방법"이라며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이용해 사무실을 나서면 업무와 떨어져 자신의 삶을 찾고 상대의 막말에 `뒤끝`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