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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인물열전

검찰총장 후보 4인, TK 출신·공안통 없어 (경향신문 2013-10-24 23:09:16)

검찰총장 후보 4인, TK 출신·공안통 없어

ㆍ법조계 “독립성 지킬 의지 중요”… 내부선 “상처 추슬러야”

 

차기 검찰총장 후보가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61), 길태기 대검 차장(55), 소병철 법무연수원장(55), 한명관 전 수원지검장(54) 등 4명으로 압축됐다. 후보자 중에는 현 정권의 지역적 기반인 대구·경북(TK) 출신이나, 현 정권에서 약진하는 공안검사 출신은 없다. 김진태 전 대검 차장과 소병철 법무연수원장은 지난 2월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 3명 중에도 포함된 적이 있다.

■ 다양한 출신 지역과 경력

김진태 전 대검 차장(현 법무법인 ‘인’ 고문변호사)은 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고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한보 비리 사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 등을 수사한 특수통이다.

김진태·길태기·소병철·한명관(왼쪽부터)

 

길태기 대검 차장은 서울 출신으로 동북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2010년 서울남부지검장 시절 상조업계 2위인 현대종합상조의 100억원대 횡령 사건, 금호석유화학의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소병철 법무연수원장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북풍 사건을 합동수사했으며 서울지검 조사부장 때 재벌 2·3세 사교 모임의 수백억원대 사기 피해 사건을 처리했다.

한명관 전 수원지검장은 충남 연기 출생이지만 서울에서 초·중·고를 마쳐 사실상 서울 인맥으로 분류된다. 성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의 사촌동생이다. 지난해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않고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

■ “검찰 독립성 유지와 내부 혼란 안정에 주력해야”

법조계에서는 차기 검찰총장의 조건으로 ‘외압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성을 이끌 수 있는 능력’ ‘상처받은 검찰 조직을 추스를 수 있는 리더십’ 등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청와대 사법개혁비서관을 지낸 김선수 변호사는 “신임 검찰총장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성을 지킬 의지가 확고한 사람이어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독립성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검찰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과 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사퇴하고, 국가정보원 사건의 수사팀장이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권력의 간섭에 굴하지 않는 신임 총장의 ‘기개’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검찰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외압으로부터 잘 지킬 수 있는 용기와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직의 상처를 잘 봉합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검찰의 한 간부는 “지난해 ‘검란’부터 1년 가까이 조직이 만신창이가 됐다”며 “독선적이지 않고, ‘위’뿐만 아니라 ‘아래’와도 잘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 총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중견 검사는 “신임 총장은 누가 되든 ‘정권이 찍은 사람’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스스로 그런 의혹을 뚫고 나갈 만한 실력과 뚝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2000여명의 검사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