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필립 前이사장 별세… 朴대통령과의 ‘오랜 인연’ 관심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18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2공화국 시절인 지난 1960년 외무부(현 외교통상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최 전 이사장은 40대 중반이던 1974년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서 당시 '퍼스트레이디 대행' 역할을 하던 박 대통령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박 대통령과 최 전 이사장의 본격적인 인연은 1978년 박 대통령의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 섭외비서관이던 최 전 이사장에게 "큰 아이(박 대통령) 주변이 시끄러운데 좀 맡아 달라"며 '큰 영애'(박 대통령) 담당 공보비서관을 맡기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언급한 당시 박 대통령 주변의 '시끄러운 일'이란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일들을 말한다. 최 목사는 1975년 박 대통령의 후원으로 '대한구국선교회'를 조직한 이래 1994년 사망 전까지 사기·횡령·권력형 이권개입 등 각종 논란과 의혹에 휩싸였던 인물이다.
최 전 이사장은 1979년 '10·26사태'로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까지 사실상 박 대통령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
최 전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 서거 뒤 1980년 바레인 대사로 발령나자, 박 대통령을 찾아와 "임금님(박 전 대통령) 머슴도 하고 큰 영애님(박 대통령) 비서도 했으니 할 거 다했다"라며 대사직을 수행하지 않고 박 대통령의 '비서'로 남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당시 박 대통령은 "대사 일을 잘해서 아버지 옆에 좋은 사람도 있었다는 걸 보여 달라"는 말로 사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최 전 이사장은 1993년 리비아 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외교관으로 활동했으며, 박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일단락'된 것 같았던 박 대통령과 최 전 이사장의 인연은 2002년 이회창 당시 총재와의 이견 속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탈당한 박 대통령이 '한국미래연합(미래연합)'을 창당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최 전 이사장은 박 대통령의 '미래연합' 창당 때 운영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박 대통령은 당시 창당 준비에 필요한 사항을 대부분 최 전 이사장에게 맡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전 이사장은 또 2005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서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던 박 대통령이 장학회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을 땐 후임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정수장학회가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고(故) 김지태씨가 설립한 부일장학회를 '강제 헌납' 받아 세워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을 공격했었다.
박 대통령과 정수장학회 관련 문제는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어김없이 등장했다.
특히 제18대 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작년 10월 최 전 이사장이 MBC 경영진과 만나 장학회가 보유한 언론사 지분(MBC 30%, 부산일보 100%)을 매각해 복지사업 등에 쓰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박 대통령의 장학회 '실소유주'설(說)이 재부각됐던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 대통령은 자신과 장학회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국민의 의혹이 없도록 현명하게 판단해 달라"면서 사실상 최 전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최 전 이사장은 '거부' 의사를 밝혀오던 중 올 2월25일 박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야 스스로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잔여 임기가 1년1개월가량 남아 있던 시점이었다.
이와 관련, 최 전 이사장은 당시 언론에 배포한 '사퇴의 변(辨)'에서 "그동안 이사장직을 지키고 있던 것은 자칫 내 행보가 정치권에 말려들어 본의 아니게 정치권에 누를 끼치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이제 이사장으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만큼 모두 용서해주고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했었다.
최 전 이사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만일 자신이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장학회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면 새누리당 대선후보였던 박 대통령에게 '누가 됐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됐지만, 당시 청와대는 최 전 이사장의 사임에 대해서도 "대통령과는 무관한 일"이란 입장을 거듭 밝혔었다.
최 전 이사장의 장학회 이사장 사퇴 뒤엔 상청회(정수장학회 장학생 출신 인사들의 모임) 회장을 지낸 김삼천씨가 후임 이사장에 선임됐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최 전 이사장의 별세 소식을 접했지만, 빈소 조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관계 > 인물열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찰총장 후보 4인, TK 출신·공안통 없어 (경향신문 2013-10-24 23:09:16) (0) | 2013.10.25 |
---|---|
'윤석열의 난'...윤석열 지청장은 왜 '돌직구' 됐나? (조선일보 2013.10.25 11:47) (0) | 2013.10.25 |
11살인데 벌써 대학 새내기 '천재 신입생' (중앙일보 2013.08.30 14:37) (0) | 2013.08.30 |
[여성조선] "즐기는 자가 성공한다" 하버드 법대 석지영 종신교수 인터뷰 (조선일보 2013.08.11 10:18). (0) | 2013.08.11 |
朴 대통령이 74세 비서실장 택한 진짜 이유? (조선일보 2013.08.11 11:52) (0) | 2013.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