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운전으로 사망사고 낸 치과의사에 집행유예 판결 (조선일보 2013.06.02 09:53)

만취운전으로 사망사고 낸 치과의사에 집행유예 판결

 

만취상태로 음주 운전을 해 사고를 내는 바람에 상대 운전자를 사망케 한 치과의사에게 법원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유족과 합의를 하고, 평소 진료봉사 활동을 해왔다는 이유에서였다. 일각에서는 봐주기 판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김대현 판사는 2일 면허취소 상태의 혈중 알코올 농도인 0.145%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상대 차량을 들이받아 운전자를 사망케 한 치과의사 한모(47)씨에 대해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지난 2월13일 오전 3시15분쯤 광주 북구 동림동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채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최모(55·여)씨의 마티즈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최씨의 승용차는 이 사고로 불길에 휩싸였고 결국 최씨는 차량에 붙은 불 때문에 그 자리에서 숨졌다.

특히 경찰조사 결과 한씨의 벤츠 승용차는 사고 현장에서 300m나 떨어진 곳에서 발견돼 만취 상태이던 한씨가 뺑소니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한씨는 속도를 줄이지 못해 차가 밀려간 것일뿐 뺑소니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이를 받아들였다.

한씨는 이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의 발전위원회 행정분과위원회 소속 위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한씨는 그 전에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된 전과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 역시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음주수치가 높고 피해자가 자동차 안에서 불에 타 숨지는 등 피해가 중대한 점, 한씨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보면 책임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유족과 합의했고 차량이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된 점, 한씨가 평소 무료진료 등 봉사 활동을 하는 점 등 사정을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