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제관계/국제분야

시드니 버스서 또 인종차별 욕설·폭행 (연합뉴스 2013.04.16 16:18)

시드니 버스서 또 인종차별 욕설·폭행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모욕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호주 시드니의 시내버스에서 또 동양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들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만 6건으로, 호주에서 유색인종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무섭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간)께 시드니 도심에서 남부 마러브라 사이를 운행하는 397번 시내버스 안에서 백인 10대 여성 5명이 30살 난 중국계 호주인 여성에게 심한 인종차별적 욕설과 폭행을 가했다.

 

목격자와 피해자에 따르면 14~17세 사이로 보이는 백인 10대 소녀들은 아시아계인 피해자를 향해 "이 아시아 ××아,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등의 심한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부었고 피해자가 "얌전하게 굴라"고 꾸짖자 그 중 한 명이 피해자의 배를 발로 세게 걷어찼다.

'케이트'라고만 이름을 밝힌 피해자는 "처음에는 가해자들이 14~17세 정도에 불과한 소녀들이어서 만만하게 생각했으나 이내 잘못된 판단이었단 걸 깨닫게 됐다"며 "그들은 어떤 짓이라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주위 다른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피해 사실을 버스 운전사에게 알렸고 운전사는 차를 세운 뒤 가해자들에게 버스에서 내리라고 요구했다.

가해자들은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떠나는 버스를 쫓아가면서 돌을 던지는 등 분풀이를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 사건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일련의 유사 사건과 달리 동영상으로 녹화되지는 않았으나 당시 버스에 있던 승객 중 한 명이 시드니모닝헤럴드를 소유한 페어팩스 미디어에 제보해 알려졌다.

전직 교사로 알려진 제보자는 "10대들에게 심한 인종차별 모욕을 당한 아시아 여성이 큰 충격을 받은 모습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호주에서는 지난달 말에도 시드니의 시내버스 안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백인 남성에게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하는가 하면 지난 2월에는 말레이시아계 혼혈인 국영 ABC 방송의 유명 앵커가 시드니 시내버스 안에서 백인 여성에게 심한 인종차별을 당하는 등 유사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멜버른에서 자신을 '크레이지 화이트 보이스'라 칭하는 인종차별주의자 백인 청년 3명이 베트남 유학생을 무차별 폭행해 거의 숨지게 할 뻔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한국인 유학생이 백인 10대들에게 손가락을 절단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