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정상회담장 녹인 한마디 유머
유머수첩 / 한승헌 지음 / 범우 펴냄
![739699 기사의 이미지](http://file.mk.co.kr/meet/neds/2012/11/image_readtop_2012_739699_1352448257772365.jpg)
박원순 서울시장과 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사람들이 저와 식사를 하면 참 맛이 있다고 합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하자 이런 대답이 나왔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하면서…." 그는 손뼉을 쳤다. 현직 시장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싶었던 것이다.
`유머수첩`에 소개된 유머의 한 토막이다. 감사원장을 지낸 한승헌 변호사는 `유머 예찬론자`다. 유머야말로 각박한 현실 속에서 해방과 여유, 친화력과 화합, 위로와 즐거움을 안겨주는 묘약이라는 게 그의 지론.
`유머수첩`은 그가 `유머산책`(2004) `유머기행`(2007)에 이어 내놓은 세 번째 유머집이다. 3년간 월간지에 게재한 기고문과 대학 강연을 정리해 담았다. 세 권의 책에 붙인 `산민객담`이라는 이름에서부터 그의 유머 코드가 묻어난다. `산민`은 그의 아호이고, `객담`은 쓸데없는 군소리란 뜻이다.
책에는 박 시장과의 일화처럼 생활 속에서 길어낸 반짝이는 유머가 많이 담겼다.
그는 서문에 "우리 사회에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상대방을 매도하는 막말이 횡행할 뿐, 격조 있는 유머는 없다. 간혹 그런 식의 험담으로 사람을 웃긴다 해도, 그야말로 `웃기는` 것일 뿐, 유머는 아니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반면 외국 지도자들은 유머의 달인이었다는 것. 링컨이나 처칠 등은 지금까지도 유머로 기억되는 지도자다.
유머는 살얼음판 같은 정상회담의 분위기도 녹여준다. 미국과 최근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은 최근 워싱턴 백악관에서 안타를 하나 날렸다.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한 기자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다음 질문자가 이유를 묻자 후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묻는 줄 알았다"고 대답했다. 폭소가 터진 것은 물론이었고, 위기를 웃음으로 비켜가는 기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는 이처럼 우리 사회 공생활 영역에 유머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컨대 대통령의 형님을 통하면 뭐든지 된다는 `만사형(兄)통`같은 국민 해학을 `사담의 공담화`에 성공한 걸작 유머라고 칭찬하기도 한다.
일상 깊숙이까지 유머가 침투해야 한다고 믿는 그는 주례론에서도 남다르다. 법조계 후배가 주례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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