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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기업

삼성 비공개 수술로봇, 몰래본 사람들 입이 `쩍` (매일경제 2013.01.19 17:11:07)

삼성 비공개 수술로봇, 몰래본 사람들 입이 `쩍`

커넥티드카·로봇팔…`융합기술` R&D펀드로 뒷받침해야
융합기술시장 5년내 68조달러 `황금알` 부상
미래 성장동력 선점해야

 

◆ WITH 모바일시대 / ③ 화학적 결합이 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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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삼성기술전을 관람한 사람들은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수술용 로봇이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 계열사들이 미래 아이템과 신기술을 공유하는 기술전은 2001년부터 매년 비공개 행사로 열리고 있다. 이 행사는 삼성 관계자들만 관람할 수 있고 그 내용은 각서를 받아 철저한 비밀로 유지한다. 10㎚(나노미터)급 미세 공정을 이용한 메모리 제품을 비롯해 각 계열사 사업별 핵심 제품군, 차세대 기술 등이 소개됐지만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시제품 로봇의 수술 시연이었다. 사람이 수치를 입력하면 로봇 팔이 그 데이터대로 수술을 시작하는 모습을 본 삼성 임직원들의 감탄이 끊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IT융합 의료 분야는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2년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다년간 시범사업을 통해 IT인프라스트럭처 및 장비에 대한 검증을 끝낸 상태다. 특히 최근 들어 업체들 참여도 활발하다. 국내 굴지의 기업인 삼성전자는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IT융합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했다. 삼성은 2010년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한 데 이어 2011년에는 삼성 바이오로직스를 출범하며 제약 분야에도 진출했다. 그룹의 신성장 사업으로 의료 부문을 성장시키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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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의료기기 사업을 맡은 윤부근 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은 "이종 산업과의 치열한 경쟁이 오히려 더 중요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형 사고를 갖추도록 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 전시장은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인텔, 시스코, 에릭슨 등 대표 IT기업이 모두 전시장에 자동차 관련 제품을 선보인 것은 물론, 아우디와 렉서스 등이 무인 운전 자동차를 선보이면서 지능을 가진 자동차 시대가 머지 않았음을 실감케 했다.

특히 시스코는 실제 자녀 둘을 둔 애널리스트인 메리의 일상이 커넥티드 자동차의 등장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를 보여줬다. 늘 바쁜 스케줄에 따라 생활하는 메리는 시스코 기술로 연결된 커넥티드 카를 소유하고 있다. 매일 약 35㎞가 되는 거리를 통근하는 메리는 출근 준비를 하며 스마트폰으로 진행하던 웹 콘퍼런스를, 차량을 운전하기 시작할 때 버튼 하나만 눌러 바로 자동차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옮긴다. 핸즈프리 기능을 이용해 회의를 계속 진행할 수도 있다. 엄마와 함께 등교하는 메리의 아들과 딸은 뒷좌석에 있는 화면으로 친구들과 채팅을 한다. 아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내려받아 시청할 수 있다.

시스코 관계자는 "미국에선 커넥티드 카 관련 법안이 통과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이 있어 이르면 2015년부터 새로 나오는 자동차는 모두 인터넷 연결이 주요 기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에 예술과 디자인, 직관과 감성을 융합시켜 새로운 분야에 이를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산업이 기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신수종 산업으로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IT융합 시장은 친환경, 안전, 편리성 등 인간이 원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에 침투하며 전통 산업을 급속하게 대체할 전망이다.

융합기술의 시장 규모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딜로이트컨설팅에 따르면 융합시장 규모는 2018년 68조1500억달러 규모로 6년 만에 3배 가까이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체들도 제조업의 능력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IT융합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용자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목표로 생명공학, 의료, 국방, 농업, 조선,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항해시스템 표준화 기술 요소를 개발함으로써 IT와 조선 사업과 본격적인 융합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건조 현장, 선박 제품, 선박 운항 등 관련 분야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소 맞춤형 와이브로와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구축하고 전산화해 연간 200억원 이상 비용을 절감하고 선박 건조시간을 단축시켰다.

 패션의류 분야 역시 IT와 연결되면서 옷을 착용한 채 게임을 즐기는 `스마트 셔츠`의 탄생이 머지않았다 일본은 최근 작물 수확, 접목 기능 등을 갖춘 농업용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시술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를 확보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유럽연합은 각종 센서와 제어솔루션이 제공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와인 재료인 포도 생산량을 늘리고 품질을 최적화하는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초연결사회 도래하면 센서로 지구건강도 체크

 (매일경제  2013.01.17 18:49:39)

데이브 에번스 시스코 최고 퓨처리스트

 

◆ WITH 모바일 시대 / ② 사물 간 인터넷 소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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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이 목소리를 내는 세상을 상상해보셨습니까? 연결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초연결(Hyperconnected) 세상이 수년 내로 옵니다."

데이브 에번스 시스코 최고 퓨처리스트(Chief Futurist)는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된다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물들이 스스로 상황 인식 능력을 갖고 대응하게 된다면 개인, 비즈니스, 커뮤니티, 국가까지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엄청난 부가가치도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스코에 따르면 2020년에는 기기 400억개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네트워크에 모이는 사용자가 내놓는 정보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에번스는 "이런 초연결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단시간에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 능력"이라며 "기업들의 사물 간 인터넷(IOT) 적응 능력과 이를 활용하는 준비 상태가 기업의 잠재적인 가치로 평가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덧붙였다.

에번스는 `시티 24/7`이라는 기업이 뉴욕시와 협력해 대도시에 제공한 솔루션을 초연결이 현실화된 초기 사례로 들었다.

그는 "뉴욕시 버스정류장, 기차역, 주요 출입구, 쇼핑몰ㆍ경기장에 오디오 기술을 통합해 주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사용자가 위치한 바로 인근 정보를 즉각 제공하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세계 대도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자원 배분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 조명 역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전력망을 인터넷과 연결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적절한 조도와 절전을 실행하는 `스마트그리드` 역시 시스코ㆍ필립스 등을 통해 이미 현실화된 일이다.

그는 "이제 미래 얘기를 해본다면 수년 내 지구의 심장박동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수십억 개 센서가 전 세계적으로 설치되고 있어 이를 활용해 지구가 건강한지 아픈지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 빅뱅시대 `빅데이터 분석가` 키워야

(매일경제 2013.01.18 07:29:07)

150억개 기기 인터넷 연결
스마트폰으로 車시동걸고 냉장고 등 가전도 컨트롤
기계와 기계가 서로 소통

 

◆ WITH 모바일 시대 / ② 사물 간 인터넷 소통 ◆

 

화분에 심어 놓은 센서가 꽃이 목마르다는 걸 전자 물뿌리개에 알리고 자동으로 물이 뿜어 나오게 한다. 강아지 목에 달린 센서가 강아지의 배고픈 상태를 파악해 주인에게 메시지를 전송하고 먹이통을 통해 일정량의 사료를 내준다. 바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장기 과제로 추진 중인 연구사업이다.

사람끼리 정보를 주고받던 시대가 이제 사람과 사물, 나아가 사물과 사물끼리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바로 `사물 간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대다.

2015년에는 150억개 기기들이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물 지능 통신이라고도 불리는 `사물 간 인터넷`은 기기 사이에서 정보를 주고받아 동작을 제어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주변 사물들이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Deviceㆍ연결형 기기)`로 변신해 일상생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사물 간 인터넷`은 가정, 산업, 국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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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이용 빈도가 높은 냉장고를 예로 들어 보자. 인터넷과 연결된 냉장고 앞에 다가서면 디스플레이가 켜진다. "스파게티"라고 말하면 화면에 요리법이 일목요연하게 나타난다.

이어 현재 냉장고 안에 보관 중인 재료와 구매해야 할 재료 정보가 눈앞에 펼쳐진다.

스크린에서 `구매` 버튼을 터치하면 인근 슈퍼마켓으로 주문이 들어간다.

요리법을 알기 위해 노트북을 켠 다음 인터넷을 검색할 필요도 없고 재료를 사기 위해 매장을 찾아야 할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냉장고가 알아서 사람이 필요한 정보와 주문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은 홈 디바이스에 인터넷을 접목시키는 연구를 수년 전부터 진행해 오고 있으며 관련 제품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비단 냉장고뿐 아니라 먼지가 쌓이면 알아서 작동하는 청소기, 빨랫감 상태를 파악해 물살과 세제량을 조절해주는 세탁기 등이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미국 자동차 메이커인 제너럴모터스(GM)가 개발한 `온스타`는 대표적인 사물 지능 통신이다.

스마트폰이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나 도난시 바로 신고가 들어간다.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고 시동도 걸 수 있다. 거시적으로는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을 이용해 실내 공기ㆍ에너지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스마트 빌딩과 적군의 위협을 감지하고 방어 태세를 갖추는 안보 시스템 등도 사물 통신 기술 발달로 정교해지고 있다.

뇌가 없는 사물이 인터넷과 접목되면 사물 간 소통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데이터가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0년께 생성되는 디지털 데이터 규모는 40ZB(제타바이트)에 이른다.

이는 전 세계 해변 모래알 수(7해50경개)의 57배에 해당하며 40ZB를 저장한 모든 블루레이 디스크는 니미츠급 항공모함 424대의 무게에 달한다. 이 때문에 수많은 비정형 데이터를 모아 의미 있게 분석해주는 기술인 빅데이터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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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시장이 형성된 지 5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빅데이터 활용은 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의류전문 업체 자라(ZARA)는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 패션 트렌드를 분석하고 유행 디자인을 선보이는 회사다. 요즘에는 각 매장 판매ㆍ재고 현황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효율적인 경영 관리를 하고 있다.

2010년 도요타는 인기 중소형 차종에 대해 대량 리콜을 실시한 후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했다. 처음에 불량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던 도요타는 분석툴로 전 공정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해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보보안 업체인 시만텍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안 분석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자사 인터넷 보안 위협 데이터 수집 시스템인 `글로벌 인텔리전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킹 정보를 수집하고 대응 방안 컨설팅을 지원한다. 미국 월마트는 소비 패턴 데이터를 활용해 유통 효율을 12%나 높였다.

데이터 빅뱅 시대를 맞아 글로벌 기업들은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맞게 분석하는 전문가들을 키우고 있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베이는 임직원 1만7000여 명 중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포함해 약 6000명이 데이터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데이터 중심 조직 문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우리는 어떤 데이터도 버리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빅데이터를 제대로 요리할 분석가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소셜 네트워크상 데이터나 제조 공정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21세기 석유`와 같은 `빅데이터` 시장이 눈앞에 펼쳐진 가운데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준균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장은 "인터넷과 접목된 사물과 빅데이터가 시너지를 내는 과정에서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내고 분석하는 것을 넘어 사물 자체가 지능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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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을 중심으로 사물끼리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는 시대가 됐다. 사진은 GM의 지능형 사물 통신 서비스인 온스타(On-Star)로 자동차 연료량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제공=GM>



■ <용어설명>

WITH 모바일 : WITH는 Warm technology(따뜻한 기술), Internet of Things(사물 인터넷), Hybrid(융합) 앞 글자를 딴 용어.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감성기술, 지능형 네트워크 서비스, 산업 간 융합이 화두가 되고 있다.

 

 

`감정 읽는 기술` 키우려면 대학에 이모션랩 만들어야

 (매일경제 2013.01.16 19:08:22)

빨리 먹으면 포크서 `경고음`…사진 찍으면 텍스트로 인화
`따뜻한 기술` 시장 급성장

 

◆ WITH 모바일시대 / ① 따뜻한 기술이 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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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과 의사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동작인식 기술인 `키넥트`를 이용해 손동작으로 엑스레이 사진을 넘기는 모습. <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

 

셔터를 누르면 `사진`이 아니라 `텍스트`가 `현상(?)`되는 폴라로이드 형태의 `묘사형 카메라(Descriptive Camera)`가 지난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맷 리처드슨이라는 개인 개발자가 만든 이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와 똑같이 사진을 촬영하지만 결과물은 이미지가 아닌 텍스트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예를 들어 건물 사진을 찍으면 `이 사진은 다 허물어져 가는 건물을 저녁 때쯤 찍은 것이다. 이 건물은 곧 쓰러질 것 같고 수리가 시급해 보인다`는 식의 단문이 이미지 대신 출력돼 나온다. 묘사형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면 이미지가 전송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대한 설명을 적는다. 이처럼 묘사형 카메라는 `선명한 사진`이 아니라 인간이 보다 편하게 느낄 수 있는 `텍스트`를 강조하며 `성능`보다는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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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혁신 속도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 이외 `감성`으로 승부하며 경쟁력 차별화를 노리는 `따뜻한 기술(Warm Technology)`이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기술 혁신은 기술 자체를 우위에 놓고 사람이 거기에 적응하도록 강요하는 방향이었지만 `따뜻한 기술`은 사람을 기술보다 우위에 놓고 기술을 통해 사람이 정서적 안정감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따뜻한 기술`은 `기술 중심`이 아니라 `인간 중심`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수요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3`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따뜻한 기술`이 대거 선보였다.

포크에 센서가 내장돼 있어 포크를 사용하는 사람의 식사 속도와 포크 사용 횟수 등을 감지해 일정 속도 이상으로 식사를 빨리 하면 진동이 울려 경고를 보내주는 `하피포크(HAPIfork)`가 눈길을 끌었다. 폭식을 막아주는 `따뜻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침대에 센서가 달려 있어 잠을 자고 나면 자면서 얼마나 움직였는지, 숙면을 취했는지 여부를 태블릿PC나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품도 인기를 끌었다. 디지털 건강 관리 제품이 다수 출품됐고, 가전 제품은 음성 인식, 동작 인식 등 인간에게 친숙한 인터페이스 기술이 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사용자 경험(UX) 적용 추세로 디지털 기기는 이제 사람의 눈과 귀, 입은 물론 감각까지 닮아 목소리를 알아듣고 움직임을 따라가며 속마음을 알아차리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인공지능 분야 세계적 연구소인 SRI인터내셔널의 레이 페로 인공지능센터장은 "가상개인비서(VPAㆍVirtual Personal Assistant) 기술은 `시리`로 대표되는 1단계에서 이제 2단계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모바일기기, PC, 디지털 TVㆍ디스플레이 등 제품에 적용되는 감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5년 185억달러에서 2019년 268억달러로 연 10% 수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따뜻한 기술`이 최첨단 기술과 거리를 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완벽한 `아날로그의 구현`을 위해 더욱 더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할 수 있다. `터치` 인터페이스가 보편화하면서 업체들은 최적화된 터치 반응 시간 등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을 정도다.

앞으로 `따뜻한 기술`은 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경쟁력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뜻한 기술` 개발을 위해선 기능과 효율뿐만 아니라 예술적ㆍ인문학적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한 만큼 다양한 학문 간 교류가 원활해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현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감성 기술`은 사람 중심의 사고를 알아야만 개발이 가능한 기술로 산학연 연계를 기반으로 기초과학, 인문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학문 간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선진국 주요 대학들은 `따뜻한 기술`을 집중 연구하는 `감성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테크)은 `감성과사회인지연구소(Caltech Emotion and Social Cognition Laboratory)`,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은 `감성&인지연구소(Emotion & Cognition Lab)`,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은 `감성연구소(The Emotion & Self Lab)` 등을 두고 있다.


 

 

`과학+인문학` 융합교육이 첫걸음

 (매일경제 2013.01.16 17:39:51)

 

◆ WITH 모바일시대 / ① 따뜻한 기술이 뜬다 ◆.

스마트시대를 맞아 디지털 감성기술이 IT기업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감성기술은 무작정 자금을 투입하고 밤을 새워 열심히 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발상 전환과 창의력 등이 요구된다. 주요 선진국들은 인간의 지각, 기억, 학습, 감정 등을 규명하고 이를 각종 인공물 개발에 적용하는 인지과학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IT업계 한 전문가는 "감성기술은 IT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적 대안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필수 전략요소"라면서 "감성기술 분야 생존ㆍ선도ㆍ성장을 위해 한정된 연구개발(R&D)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감성기술이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과 대학 등이 확실한 목표와 비전을 갖고 적극적으로 R&D에 나서야 한다.

먼저 기업들은 타기팅과 차별화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해야 한다.

연구소ㆍ대학 등 연구기관들은 중ㆍ장기적 안목을 갖고 차세대 감성기술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 곧 인간의 뇌파를 이용해 손이나 음성을 쓰지 않고 각종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

또 인간의 오감(五感) 가운데 인지ㆍ반응이 가장 어려운 미각과 후각을 기반으로 하는 감성기술도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차세대 감성기술은 결코 단기적 R&D만으로 구현해 낼 수 없다. 기업보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등 연구기관에서 중ㆍ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할 분야다.

기초과학, 인문학, 심리학, 사회학, 의학, 공학 등 여러 분야 학제적 연계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창조경제 핵심은 제조업+휴먼기술

 (매일경제 2013.01.16 17:40:03)

윤종록 인수위 전문위원

 

◆ WITH 모바일시대 / ① 따뜻한 기술이 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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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까지만 해도 나이키 신발을 한국에서 생산해 팔았지만 이제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 신흥국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신발 수출국으로 다시 떠오를 수 있습니다. 사람 마음을 읽는 지능형 신발이라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지 않을까요."

윤종록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56ㆍ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 교수)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인간친화적인(Human-friendly)` 기술을 `따뜻한 기술`로 정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위원은 "인간과 기계가 서로 맞닿은 경계선인 `휴먼 인터페이스(Human Interface)`를 디지털 영역과 접목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발바닥을 스캔해 현재 몸 상태를 알려주고, 올바른 운동법이 담긴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주는 운동화 같은 것이다. 눈길을 지날 때면 노면 상태를 파악해 미끄럼 방지 장치를 가동한다. 또 신발을 신고 방문한 지역, 운동 정보, 걸은 거리 등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 서버에 자동으로 저장돼 실시간으로 빅데이터로 분석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윤 위원은 "과거에는 인간이 인터넷의 주체로서 정보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사물도 인터넷과 연결돼 유의미한 데이터를 생산하는 시대"라며 "그 데이터는 센서를 통해 인간에게 전달되고 실생활에 편의성을 더해주는 `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간의 오감에 반응하는 기술이 주목받을 것으로 윤 위원은 내다봤다. 그는 "사람의 목소리, 동작에 반응하는 스마트폰과 스마트TV가 등장했다"며 "눈동자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스마트 안경, 체온을 인지해 온도를 조절하는 의류 등 파생 가능한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인의 부지런한 두뇌가 이제는 창의적인 두뇌로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윤 위원은 "협소한 국토, 전무한 자원, 불안한 안보, 의무 병역 등 전 세계에서 한국은 이스라엘과 공통분모가 가장 많은 나라"라며 "성장 과정에서 오직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여기고 달려온 한국 역시 ITㆍ제조업 경쟁력을 `휴먼`에 접목해 나간다면 창조경제를 통한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은 1948년에 독립했지만 한국의 카이스트 같은 교육기관은 이미 100년 전에 만들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