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27 17:08:59 | 최종수정 2011.05.27 19:51:39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드릴십이 있으면 꼭 FPSO가 따라온다. 드릴십은 `석유시추선`이라는 한마디로 요약이 가능하지만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 Vesselㆍ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는 그 긴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축약이 불가능하다. 그만큼 하는 일과 쓰임새가 많다는 것이다. FPSO는 해양 플랜트나 드릴십에서 뽑아낸 원유를 정제하고 이를 저장해서 셔틀 탱커 등 원유 운송선박에 하역하는 작업까지 모두 수행한다.
편의상 드릴십과 FPSO로 나눌 뿐이지 심해 자원개발을 위해선 이 두 선박은 한 세트로 필요한 셈이다. FPSO는 원유 저장기능을 하는 하부 선체구조(Hull)와 원유를 생산하고 처리기능을 하는 상부설비(Topsides)로 구성돼 있다. 저장 능력에 따라 100만배럴 미만의 소형, 100만~150만배럴의 중형, 150만~200만배럴의 대형, 200만배럴 이상의 초대형으로 구분된다.
저장ㆍ생산ㆍ하역 등을 모두 하기 때문에 `바다 위 정유공장` `자원개발 종결자`로도 불린다. FPSO는 주요 오일메이저들이 깊은 바닷속 자원 개발에 관심을 가지면서 최근 드릴십과 함께 인기 상품으로 등극하고 있다.
올해 초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규모 FPSO인 `파즈플로(Pazflor) FPSO`를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에서 개발을 완료해 프랑스 토탈에 공급한 바 있다.
드릴십도 큰 배지만 FPSO는 `슈퍼 헤비급`이다. 파즈플로 FPSO는 길이 325m, 폭 61m로 축구장 3개를 합쳐놓은 면적에 무게는 무려 12만t에 달한다. 2007년 말 대우조선이 수주한 이 FPSO는 앙골라 해상유전지대로 이동해 올 9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 FPSO는 유정 두 개에서 동시에 기름을 뽑아 올려 하루 최대 22만배럴의 원유와 44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 하루 석유 사용량과 맞먹는 190만배럴의 원유를 탱크에 저장할 수 있다.
규모가 크고 용도가 다양한 만큼 가격도 비싸다. 드릴십이 한 척에 5억~6억달러인 데 반해 파즈플로 FPSO는 2조6000억원(약 23억달러)짜리 특수선이다. 올해 초 파즈플로 FPSO 명명식 때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은 "파즈플로호 출항은 딸을 시집보내는 심정"이라고 표현하며 남다른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올해 들어 드릴십 18척을 무더기 수주한 국내 조선업체들은 FPSO 수주에서도 선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세계적인 오일메이저인 BP로부터 북해에 설치될 FPSO를 12억달러 규모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달 중급 FPSO 수주에 성공했다
드릴십 가격만 '나홀로 고공비행'국내 조선사, 기술력 앞세워 '높은 선가' 제시 탓… 추가 상승 예상 LNG선은 변동없어 대조 (서울경제2011/06/05 16:20:42)
조선시장에서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의 선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석유시추선인 드릴십의 선가만 유독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주목된다. 특히 드릴십의 경우 석유 시추장비와옵션등에 따라 가격차이가 벌어지지만 국내 선사들이 앞으로도 가격을 낮춰수주할 가능성이 적어 선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9만6,000톤 규모의 드릴십 2척을 척당 6,095억원에 수주했다. 불과 3일 후 수주한 드릴십 가격은 6,614억원에 수주해냈다.삼성중공업은 또 4월 말에는 드릴십을 6,598억원에 수주해 4월 한달 동안 수주한 선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역시 연초 이후다이아몬드오프쇼어사로부터 3척의 드릴십을 잇따라 수주한 가운데 선가도 꾸준히 올랐다. 1호기 수주 가격은 5억2,000만달러에 수주한 후 2호기는 5억9,000만달러, 3호기는 6억1,000만달러에 수주한 것이다. 드릴십의 선체 사이즈는 모두 7만톤으로 동일하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드릴십은 선체 사이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옵션 사항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내릴 수 있지만 최근 들어 옵션이 고급화되는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이 같은 옵션 고급화 경향을 감안하더라도 드릴십 가격의 상승세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도 "선체 규모는 동일하지만 옵션 사항이 달라 선가를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드릴십 수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맞다"고 전했다.
조선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하는 드릴십 가격의 상승세를 국내 조선사의 기술력때문으로해석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드릴십을 수주할 수 있는 조선사가 '빅3'에 한정된데다 납기일이 오는 2013년인 만큼 국내 조선사들이 연초 이후 꾸준하게협상가격을 높여왔다는 해석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 가동 계획이 꽉 짜인 상황에서 고부가 선박인 드릴십 가격을 낮춰서까지 수주하려는 조선사는 없을 것"이라며 "철강재가격 상승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해외 선주사에 가격을 높여 제시하는협상전략이 주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LNG선 가격은 변동 없이 동일한 수준에서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연초골라LNG사로부터 16만㎥규모의 LNG 운반선을 척당 2억달러에 수주했다. 또 다른유럽선사로부터 받은 16만㎥규모의 LNG 운반선 역시 척당 2억달러에 수주하는 데 그쳤다. 서로 다른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것이지만 같은 규모의 LNG선 수주 가격이 동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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