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공개 과정
《정조어찰첩》(正祖御札帖)은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이 심환지 가문에서 흘러나온 자료를 소장한 개인 수집가를 설득해 1년 간 탈초(脫草)와 번역·연구를 거친 끝에 공개됐다. 정조 어찰은 낱장 형태로 보관돼온 것을 최근 6첩으로 묶었다. 대부분 봉투도 함께 붙어 있는데, 봉투에는 수신 일시와 장소를 적은 종이가 첨부돼 있다. 편지 수신지는 대부분 심환지 본가인 삼청동과 노량진 별장이었다.이 편지들은 정조가 격식을 따지지 않는 군주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장에 쓰다가 모자라면 편지 위쪽 빈 공간에 작은 글씨로 보충하거나 뒷장으로 넘겨서 적었다. 때로는 작은 종이를 붙여 하고 싶은 말을 보충했다. 종이도 비교적 구하기 쉬운 저급 용지인 피지(皮紙)를 썼다. 편지를 밀봉한 후에는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라는 호를 새긴 봉함인을 찍었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은 "소장자가 실명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공신력 있는 기관에 기탁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재교 성균관대 교수는 "정조어찰첩의 원문과 번역문, 해설문을 성균관대 출판부에서 곧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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