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제관계/여수 세계 박람회

여수엑스포 방치할 문제인가 (남도일보 2009.05.13)

[사설]정부, 여수엑스포 방치할 문제인가

이명박 정부가 여수엑스포에 대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박람회 개최 기간이 불과 3년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준비할 게 산더미처럼 쌓였을 터인데, 조직위원장 선임 문제를 벌써 2개월 째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수엑스포는 투자비용의 1/3 정도를 민간자본에 의지해야할 형편이다. 다시 말해서 민간자본을 끌어들여야만 박람회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직을 이끌어야할 수장의 장기 공백으로 말미암아 민간자본 유치활동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놓여있어 행사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세계금융 위기까지 몰아닥치면서 여수엑스포 사업에 민간투자를 하겠다고 나선 업체들 마저 줄줄이 포기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만약 당초의 계획대로 민간투자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계획된 모든 사업의 축소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사업이 축소된다는 것은 곧 부실운영으로 이어질 게 뻔하고, 나아가 여수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는 기대하기 어렵다.


솔직히 조직위원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박람회를 준비해도 시원찮을 판에 선장없이 항해를 지속한다는 것은 자멸을 자초하는 행위나 다름없는 짓이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여수엑스포의 원활한 준비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선 조직위원장 선임은 그 무엇보다 시급하고도 절실한 문제다. 시간이 촉박하다. 정부는 조직위원장의 선임 문제를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된다.


이 문제와 관련 이명박 정부에 당부할 게 있다. 조직위원장의 선임 조건은 첫째도 능력이요, 둘째도 능력임을 간과치 말길 바란다. 이 말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여수엑스포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리더십을 겸비한 인사여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관가에선 몇몇 인사들의 이름이 조직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훌륭한 인품과 철학을 겸비한 분들이기에 누가 선임되더라도 환영할만 하다. 하지만 시·도민들은 가능한 지역정서와 괘를 같이하고, 지역민들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인사를 원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역민들의 이같은 바람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 아울러 여수엑스포 조직위의 업무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