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한-카자흐 정상, 신뢰바탕 실질성과 도출 (매일경제 2009.05.13)

회담 일사천리 진행..李대통령, `경제사절단장' 역할



이명박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13일 아스타나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45분, 35분을 넘기지 않았으나 우리로서는 공식의제 이외의 `과외소득'을 거두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는 두 정상이 전날 `사우나 회동'을 통해 정서적으로 충분히 교감하고 현안에 대해 큰 틀의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회담 모두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양국 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똑같은 생각"이라고 화답해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번에 우리가 4번째 만나는데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카자흐를 방문했을 때, 내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를 기억하고 있고 그때 명예서울시민증을 받았는데 지금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선출, 여수엑스포 투표때 한국을 적극 지지했었다"고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도 "여러차례 만나는 과정에서 서로 가장 잘 이해하는 사이가 됐다"면서 "이것이 양국간 경제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간 이런 신뢰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카자흐가 우리의 와이브로 기술을 도입해 보급하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검토를 요청했고,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즉각 "삼성측과 구체적 협의를 해나가도록 지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칠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와이브로 기술 채택을 요청, 성과를 얻었던 것의 재판인 셈이다.

또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카자흐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사업계획의 리스트를 전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하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망설임 없이 "두 달안에 10대 중점 프로젝트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제 카자흐스탄이 우라늄을 한국에 수출만 할 것이 아니라 리서치 단계에서부터 협력해 공동개발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게 좋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카자흐의 방사성 폐기물 보관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이것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해체하는 단계에 이르면 핵폐기물을 카자흐가 보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마치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경제사절단장'처럼 역할을 하며 자원외교를 충실히 했다"면서 "정상회담에 앞서 수행경제인들과 조찬회동을 갖고 기업인들의 요구를 일일이 들은 뒤 회담에서 그런 것들을 관철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