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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영유권 분쟁

<연합시론> 中 이어도 영토 주장에 적극 대처해야 (연합뉴스 2008.08.10)

(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이어도를 중국이 자국 영토로 편입시키려는 작업을 노골적으로 벌이고 있다. 중국 국가해양국의 공식 자료를 게재하는 사이트인 해양신식망은 지난해 12월24일자 자료를 통해 이어도 (중국명 쑤옌자오<蘇岩礁>)를 자국 영토로 소개하고 있다. 각종 고대 문헌에 기록돼 온 쑤옌자오가 중국 영해와 200해리 경제수역 내에 있기 때문에 현재도 중국 영토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 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이어도를 자국 영토로 주장하고 있다. 쑤옌자오보호연맹이라는 단체는 전용 사이트에 각종 자료와 사진을 올리며 이어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시키기 위한 중국인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으며 언론들도 "이어도는 장쑤(江蘇) 외해의 대륙붕의 연장된 일부이자 지질학적으로 창장(長江) 삼각주의 해저구릉으로 산둥(山東), 장쑤, 저장(浙江), 푸젠(復建), 대만 등 어민들의 어장"이라며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왔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서 온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중국까지 영토 분쟁을 꾀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우리는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을 경계하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

이어도는 우리 민요와 설화에도 등장하는 친숙한 곳이다. 제주도 남쪽 마라도 남단에서 81해리 떨어져 있는 반면 중국의 가장 가까운 섬에서는 147해리가 떨어져 있어 우리나라에 훨씬 가깝다. 지리적으로도 우리 대륙붕의 일부다. 우리측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속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어도는 2001년 한중어업협정에서 공동 수역으로 설정됐으며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한국은 2003년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해 운영 중이다. 2006년 한중 양국은 이어도가 섬이 아닌 수중 암초이므로 영토분쟁의 대상이 아니라는데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어도가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이어도가 한국의 EEZ로 기정사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정부는 중국 측에 즉각 시정을 요구하고 국제적으로도 이어도가 우리 관할권내에 있음을 알려야 한다. 중국 정부는 해당 사이트에서 문제가 되는 내용을 삭제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부 뿐 아니라 학계나 민간단체 등 민간에서도 나서서 중국 측의 불순한 의도를 막아야 한다. 국제법적, 역사적, 지리적으로 논리를 개발하고 이어도가 중국이 아닌 우리 관할권 내에 있음을 적극 홍보해 국제 여론의 지지를 얻는 것이 시급하다. 미국의 연방기관인 국립지리정보국이 운영하는 지명 검색 사이트는 1900년 서양 선박으로는 이어도를 처음 발견한 영국 상선의 이름을 따서 이어도를 '소코트라 록(Socotra Rock)'으로 정하고 국적은 '해저지형물(Undersea Features)'로 분류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무국적 암초'라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10여년 간 13차례에 걸쳐 EEZ협상을 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관할권을 확실히 설정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중국, 일본의 터무니없는 영유권 주장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도록 지금까지 우리의 전략을 차분히 돌아보고 현실적이고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