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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핵` 아세안> (연합뉴스 2009.05.20)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핵' 아세안>

1961년 창설..EU 지향하는 정치.경제연합체

냉전체제 종식 이후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핵'으로 부상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은 동남아시아 10개 국가의 정치.경제적 연합체다.

지역협력을 증진하고 공산주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3국이 1961년 창설한 동남아연합(ASA)을 모태로 하며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가 1967년 ASA에 합류, 5개국 외교장관이 그해 8월 방콕에서 '아세안 선언'으로 불리는 문서에 공동 서명함으로써 공식 출범했다.

이후 1984년 1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브루나이가 6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고 1990년대 들어 냉전 종식 등 국제정세 변화에 맞춰 베트남(1995년), 라오스.미얀마(1997년), 캄보디아(1999년) 등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잇달아 가입해 현재에 이르렀다.

2012년 가입을 희망하는 동티모르의 가입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세안은 정상회의, 장관회의, 상임위원회, 고위관리회의, 사무국(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등을 주요기구로 두고 있으며 매년 정상회의, 외교장관회의, 경제장관회의, 국방장관회의 등을 개최한다.

아세안정상회의를 주최하는 의장국은 회원국들이 알파벳순으로 1년씩 돌아가면서 맡고 있으며 올해는 태국이 의장국이다.

아세안은 역외국가들과도 대화관계를 수립해 다양한 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 현재 대화상대국은 한국 외에 중국.일본.러시아.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인도.유럽연합(EU) 등 모두 10개에 달한다.

한국.중국.일본과는 '아세안+3' 형태의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있고 이에 더해 호주.뉴질랜드.인도가 포함된 '아세안+6'나 동아시아정상회의(EAS)도 매년 개최한다.

아세안은 2007년 현재 기준으로 약 5억7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1조3천억 달러, 총 교역량은 1조4천억 달러(수출 7천500억 달러.수입 6천500억 달러)에 달한다. 남한의 약 45배인 450만㎢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아세안은 그 규모만큼이나 면적.인구.민족.종교.GDP.정부형태도 다양하다.

가장 큰 인도네시아(190만㎢)는 가장 작은 싱가포르(704㎢)보다 면적이 약 2천700배 크고, 약 2억3천만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브루나이 인구(40만 명)의 60배 가까이에 달한다.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버마족, 베트남족, 자바족, 순다족, 크메르인, 타이족 등 국가별로 민족 구성도 다양하며 단일 민족국가가 없다. 종교적으로도 불교, 이슬람교, 개신교, 천주교, 힌두교 등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GDP 3만 달러 이상의 싱가포르와 브루나이가 있는가 하면 1천 달러에도 못 미치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아세안은 현재 베트남을 비롯한 후발 4개국과의 개발 격차를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 밖에도 대통령중심제인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내각책임제인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입헌군주제인 캄보디아와 태국, 사회주의 일당제인 베트남과 라오스, 군사정권이 들어선 미얀마, 전제군주제인 브루나이 등 정부 형태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아세안 회원국들은 '중국 이남(以南).인도 이동(以東).호주 이북(以北).남태평양 이서(以西)' 지역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동질성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서구 열강의 식민지배를 경험했고 문화적으로도 말레이.중국.인도문화라는 동질성을 갖고 있다.

아세안은 이 같은 동질성을 바탕으로 2000년대 들어 통합 심화과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2020년까지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분야에서 EU 형태의 아세안공동체를 창설하기 위해 2003년 발리에서 채택한 '아세안 협력선언 Ⅱ'이 대표적 성과다.

또 이후 2004년에는 이 선언의 이행을 위한 아세안 개발기금 창설 등을 골자로 한 '비엔티엔 행동계획'을 채택해 통합 의지를 천명했고, 2007년 1월 필리핀 세부 정상회의에서는 아세안공동체 창설시한을 2015년으로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특히 주아세안 상주대표부 설치 및 상주대사 파견, 아세안 인권기구 설치 등을 규정, 지난해 12월 발효한 '아세안 헌장'은 아세안이 더욱 제도화한 조직으로 변화하고 궁극적으로 EU와 같은 지역통합체가 되는 기틀을 제공할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