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정상회의에 기대 크다
이명박 대통령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1~2일 제주도에서 열린다. 한국과 아세안의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맞아 양측 간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다지기 위해서다. 이번 정상회의는 이 대통령 취임 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다자회의다.
외교 지평을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한국의 '신(新) 아시아외교'가 한 단계 도약하는 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간 4강과의 관계에 치중해온 한국 외교가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균형적인 발전을 기약하는 역사적인 의미도 크다.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첫날 세션은 그간의 한-아세안 협력관계를 평가하고 정치.안보.경제.사회.문화 등 분야의 발전방향을 논의한다. 둘째날 세션에서는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의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금융위기, 에너지.식량안보, 기후변화 등 범세계적 과제에 대한 토론을 주재한다. 한국과 아세안의 기업인 등 700여 명이 모여 식전행사로 31일 개최한 'CEO 서밋'에서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무역.투자, 문화.관광, 녹색성장 등 3대 협력방안을 제안했다.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역 파트너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과 아세안의 수출입 교역규모는 902억 달러로 중국과 유럽연합에 이어 3대 교역대상지역이다. 해외투자와 건설수주액에서도 아세안은 한국의 두번째 큰 시장이다.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 등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무엇보다 지리적으로 미주나 유럽보다 훨씬 가깝다.
국내의 외국인 근로자 10명 중 3명이 아세안 지역에서 왔고 2008년 5월 현재 국내 결혼이민자 12만 4천 명 중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출신이 24%에 달한다. 또 한류 바람의 중심인 아세안 지역에 우리 교민과 근로자 25만 명이 나가 있다. 아세안 10개국은 모두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다. 북한도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이바지해온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아시아 국가들은 아직도 중국과 일본에 대한 경계심을 가진 가운데 한국은 현재 선진국과 후진국간 가교역할을 할만한 위상에 와있다. 정부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문화적으로도 아세안과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성공적인 한-아세안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우리 군경 등 관계기관이 철통 같은 경비태세에 들어갔다고 한다. 섬이라는 지역특성을 고려해 초계전투기와 함정, 미사일 등 다중방어체제를 갖췄다니 믿음직스럽다. 이번 정상회의 오·만찬을 모두 한식으로 제공하면서도 회교권 국가를 배려해 돼지고기는 사용하지 않는 등 세심하게 배려한다니 미리 박수를 보낸다. 그간 가까우면서도 다소 소원했던 아세안이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와 더욱 친숙해지고 공동번영하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또 개최지인 제주 특별자치도의 국제적 관광문화가 더 홍보되고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한층 제고되면서 이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십이 각인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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