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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아세안이 체결한 협정중 `최고 수준` (서울경제 2009.06.02)

아세안이 체결한 협정중 '최고 수준'

■ FTA 투자협정 의미

투자보호 범위 확대등 효과 커 "가장강력" 評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수 있습니다

한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ㆍASEAN)이 2일 자유무역협정(FTA) 투자협정에 서명한 것은 지난 2004년 개시 선언 이후 4년 넘게 진행돼온 한ㆍ아세안 FTA의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번에 서명한 투자협정은 양측의 투자와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4월 합의한 내용대로 투자와 투자자에 대해 공평한 대우와 충분한 보호ㆍ안전을 부여해야 한다는 ‘투자의 일반적 대우’ 조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했고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절차(ISD)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아세안 투자보호 범위 확대 효과=이번 투자협정에서는 양측 간 투자보호를 위해 내국민 대우, 최혜국대우를 보장하고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및 충분한 보호ㆍ안전을 부여해야 한다는 ‘투자의 일반적 조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서비스 분야 투자에 대해서도 투자협정상의 보호 조항을 적용했다.

이번 투자협정 서명으로 향후 한국의 아세안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아세안 투자는 지난해에만 59억달러로 미국(62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컸고 누계 기준으로도 293억달러로 중국ㆍ미국에 이어 세 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아세안이 체결한 최고의 FTA”=이번 한ㆍ아세안 투자협정 서명에 대해 통상 전문가들은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훌륭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리는 일본과 중국보다 1년 이상 늦게 협상을 시작했지만 적극적인 협상으로 오히려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 아세안과 가장 강력한 FTA를 가장 빨리 체결한 국가가 됐다.

아세안은 지난해 4월 일본, 올 2월에는
호주뉴질랜드와 각각 FTA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일본과의 협정에서는 투자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협의한다고만 규정했고 호주ㆍ뉴질랜드와 맺은 협정 역시 아세안 회원국 간 투자협정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ㆍ아세안 투자협정은 아세안 회원국 간 투자협정인 ACIA보다 개선된 내용을 담아 아세안이 체결한 투자협정 중 가장 높은 수준의 FTA”라며 “향후 제3국의 투자협정 추이를 살펴가며 보다 높은 수준의 자유화ㆍ보호 장치를 구비할 근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향후 오는 2012년까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ㆍ싱가포르ㆍ브루나이 등 아세안 선발 6개국과 상품 80%에 대해 무관세 거래를 추진하고 2020년까지 모든 회원국과의 거래 상품 90%에 대해 무관세 거래를 실현할 계획이다.

[사설/6월 3일] 동반자 길 닦은 한·아세안 정상회의

이틀 동안 제주도에서 개최된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40개항의 공동성명과 함께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별도의 성명을 채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막을 내렸다. 특히 북한 규탄성명의 경우 북한에 호의적인 국가들도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큰 성과를 거두었음을 의미한다. 이번 회의에서 합의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한국이 ‘아세안 번영의 동반자’임을 보여주는 것이 남은 과제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큰 관심은 끈 것은 개발 협력, 문화 인적교류 확대, 저탄소 녹색성장 등 3대 제안을 밑그림으로 하는 이 대통령의 ‘신아시아 외교구상’이었다.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는 물론 세계경제 환경 변화를 아우르는 시의적절한 내용이다. 이를 국가별 발전단계에 맞춰 다양한 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해 ‘맞춤형’으로 지원한다는 실천방안도 제시됐다. 이번에 제시된 비전이 가시화되면 한국이 아시아의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 정상들이 이번 회의의 성과를 높게 평가한 것도 구상내용을 구체적인 지원방안으로 뒷받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세안공적개발원조(ODA)를 4억달러로 두 배 확대하기로 한 것이나 7,000명의 학생ㆍ공무원 초청을 통한 한국경제 개발경험 전수 및 1만명의 해외봉사단 파견 등 인적교류를 확대하기로 한 것도 한ㆍ아세안 관계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 국가들이 녹색사업을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로 경제성장을 하도록 지원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아세안 국가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지원은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아세안 지역은 유망 수출시장이자 풍부한 자원보유국이기 때문이다. 매년 400만명의 한국 관광객이 찾는데다 현재 불고 있는 ‘한류’ 바람을 살려나간다면 1,500억달러 교역시대를 열고 한국이 아시아의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회의 주제처럼 한국이 아세안의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과 외교’를 착실히 실천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