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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G20, 한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 기회 (헤럴드경제 2009.04.01)

G20, 한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 기회

최원기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2009.4.1 헤럴드경제 게재



각국 경쟁적 보호주의..
G20 최우선 해결과제 부상

재정정책 국제공조 형성..건설적 중재자役 수행을


글로벌 경제위기 심화에 따라 무역과 금융 분야에서 보호주의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다음 주 런던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는 이러한 보호주의 경향을 타파하고 경제회복을 위한 국제공조체제 형성의 분수령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G20은 선진국과 주요 개도국이 모두 참여함으로써 기존의 G7이 결여했던 글로벌 대표성과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참가국이 다양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국제공조를 통한 가시적 성과를 이루어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보호무역주의 방지는 G20 정상들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다. 지난해 11월 워싱턴 회의에서 채택된 무역장벽의 동결(Stand-still) 선언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경쟁적으로 보호주의 조치를 강화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회복이 더뎌지고 있다. 이번 회의는 ‘Stands-till’ 선언을 재확인하고 이를 뒷받침할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통해 당장 보호주의 조치에 대한 구체적 제재방안이 마련되지 않더라도 추가적 보호주의 조치의 방지를 위한 국제적 압력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

대다수 국가들이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는 불가피하다. 국제공조를 통해 G20 국가 모두가 재정확대를 실시해야만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정치적 민감성, 주요국 간 입장차이 등으로 재정정책의 공조가 매우 어려울 수 있으나, G20 정상들이 경제위기 극복의 큰 틀에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개도국에 대한 유동성 지원 강화 방안도 중요한 과제이다. 개도국들은 펀더멘털이 건실한 상황에서도 자본유출과 유동성 위기를 반복적으로 겪어왔다. 동유럽 등 개도국의 유동성 부족이 지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금융위기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으려면 개도국에 대한 통화스와프 지원을 확대하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와 같은 지역 차원의 금융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개도국의 수요에 턱없이 모자라는 IMF의 재원을 확충하고, 지배구조와 대출제도를 개선하여 IMF의 유동성 지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회의에서 G20 공동의장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세계경제 무대에서 우리의 영향력과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외교적 기회를 맞고 있다.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과거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제위기의 해결 과정에 주도적으로 기여함으로써 ‘글로벌 중심국가’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인 보호주의 방지, 재정정책 공조, 개도국 유동성 및 금융지원 등의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되도록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건설적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여, G20이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명실상부한 국제공조의 중심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