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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여행제한국가 여행, 정부가 말려달라` (연합뉴스 2009.03.20)

"여행제한국가 여행, 정부가 말려달라"

`예멘사고'유족 柳장관에 눈물의 당부



"제재를 해서라도 여행 제한지역으로의 여행을 말려주세요."(유족들)


"앞으로 법을 개정해서라도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유명환 장관)


20일 오후 `예멘테러' 희생자 4명 중 고(故) 주용철.신혜운 부부, 김인혜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9일 밤늦게 차려진 식장에는 오전부터 친척들과 지인들의 조문행렬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몇 날 며칠을 절망과 비통 속에서 지샌 유족들은 통곡할 기운도 없는 듯, 초점을 잃은듯한 충혈된 눈으로 묵묵히 조문객을 맞았다.

고 김인혜 씨의 여동생 김모 씨는 "지금은 많이 안정됐지만, 내일 발인을 하게 되면 또다시 슬픔이 북받칠 것 같다"며 처연한 표정을 지었다.

주씨의 남동생(55)은 형 부부의 영정 앞에 홀로 앉아 찬송가를 부르며 명복을 빌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유 장관은 유족들에게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민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테러를 포함한 불가항력적인 사건.사고의 궁극적인 책임은 국가에 있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볼 때 국가의 책임의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예멘이 여행제한국가라는 사실을 알았다. 국가는 그런 사실을 국민에게 숙지시킬 의무가 있지 않느냐"며 앞으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희생된 분들에게 면목이 없고 (지켜주지 못한) 자책감이 든다"며 "우리 국력이 커져 국민이 안 가는 국가가 없는데 안전에 대한 예산 등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법을 개정해서라도 여행자에게 그런 점(위험국가에 대한 여행의 위험성 등)을 알리는 걸 의무화하겠다"며 "아직은 홍보가 부족했다는 걸 많이 느낀다. 테러 위험성을 적극 홍보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