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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韓-예멘 전방위 협력 알카에다 자극했나> (연합뉴스 2009.03.19)

<韓-예멘 전방위 협력 알카에다 자극했나>

최근 예멘에서 한국관광객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와 정부 대응팀 탑승차량에 대한 알카에다의 연쇄 테러를 계기로 최근 부쩍 강화된 한국과 예멘의 전방위 협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국 정부의 최근 협력 확대가 결과적으로 알카에다의 직.간접적인 테러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추정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객들에 대한 첫 테러가 발생하기 불과 수일전에 한국정부가 예멘 개발프로젝트에 향후 4년간 1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것을 비롯, 여러 건의 대규모 경제협력이 예멘 언론에 잇따라 공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러 수일전 예멘 투자계획 발표 `봇물' = 경제부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예멘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한국기업과 정부의 움직임이다.

한국정부가 오는 6월부터 예멘산 천연가스를 수입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현지 언론에서 자주 오르내리면서 자연스레 알카에다의 타격 대상으로 떠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에 따르면 예멘의 천연가스에 개발에 나선 기업 '예멘 LNG'는 프랑스의 토탈이 전체 지분의 39.6%를 갖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SK, 한국가스공사, 현대가 각각 9.55%, 6%, 5.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예멘은 이처럼 프랑스와 한국 등의 기업들이 참여해 자국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오는 6월부터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예멘 LNG사(社)는 예멘 남쪽의 발하프만(灣)에 LNG 생산시설 완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예멘은 이 시설이 완공되면 천연가스 수출로 앞으로 20~25년간 300억~500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첫 폭탄테러가 일어나기 하루 전인 14일 현지 언론 예멘포스트는 예멘 정부가 지난 11일 한국수출입은행 대표단과 회견하고 1천500만달러 장기대출계약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첫 테러가 일어난 다음날인 16일에는 예멘의 관영 뉴스통신사 SABA가 한국 관련 보도를 수 건 쏟아냈다.

예멘 정부의 국제협력 담당자가 최근 예멘 정부와 한국 정부가 교류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는 내용이다.

통신은 한국이 예멘에서 향후 4년간 1억달러에 이르는 개발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다며 2005년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방한 사실을 언급하는 등 한국과 예멘의 교류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따라서 한국이 예멘과 에너지 분야 등에서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지 언론을 통해 잘 알게된 알-카에다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연쇄테러의 표적으로 삼아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려 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소말리아 파병 "기름부었나" = 한국의 소말리아 파병이 이슬람 과격세력을 자극, 예멘에서의 두 차례 테러를 야기한 하나의 배경을 제공했으리란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해적이 창궐하는 소말리아는 이미 사실상 정부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다. 오랜 내전으로 치안력은 피폐해졌으며, 지역 주민들의 동정적 여론을 등에 업고 이슬람 과격세력이 발호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 해군의 소말리아 파병 결정이 현지 과격파들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자살테러범과 소말리아와의 연계설 보도는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로이터 통신은 17일 예멘 보안당국자를 인용, 지난 15일 한국인 네 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범이 과거 소말리아에서 테러 훈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