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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꼭 필요한 생활의 지혜

누가 백인인가? (조선닷컴 2010.03.28 20:58)

누가 백인인가? 켈트족?코카서스인?아리안?앵글로색슨으로 계속

오늘날 사람들은 백인이라고 하면 흔히 앵글로색슨족을 떠올리기 쉽다. 금발에 푸른 눈을 한 백인들은 종종 미(美)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백인에 대한 관념이 사실은 계급과 문화적 요인에 의해 역사적으로 다르게 결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역사학자 넬 어빈 페인터의 책 “백인의 역사(Hostory of White People)”를 소개하며 시대에 따라 ?백인들에 대한 이미지뿐 아니라 ?어떤 인종이 백인에 속하는지도 계속 변했다고 전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자신들보다 피부색이 더 하얀 사람들인 스키타이인들이나 켈트인들을 야만인이라 보았다. 몇 세기 후 그리스 탐험가들은 코카서스 산맥에 사는 하얀 피부의 사람들을 코카서스 족이라 이름 붙이고 노예로 데려왔다. 당시 그리스인들 사이에서는 코카서스계 여자 노예들이 아름답다는 평판이 있었다. 페인터는 ‘열등한’ 인종의 여자들에게 이국적이면서 성적(性的)인 이미지를 덧씌운 최초의 사례가 바로 이 코카서스 족 ‘백인’들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설명했다.

근대로 오면서 백인들의 지위가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백인이 우월한 인종’이라는 관념은 18세기 독일인 학자들이 처음 만들어낸 것이다. 요한 요하임 빙켈만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백인이었다고 멋대로 상상하고는 그들을 아름다움의 이상형이라 설명했다. 골상학이 유행하던 18세기 유럽에서는 사람들이 고대인들의 두개골을 서로 비교해 인종 간에 우열이 있다고 주장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때부터 보다 우월한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백인으로 분류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비(非)백인’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고대와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백인에 포함되는 민족도 이에 따라 바뀌기 시작했다. 고대에는 코카서스계가 백인이라고 불렸지만, 중세에는 색슨족·튜턴족·노르만족이 백인이라고 불렸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아리안족과 앵글로색슨족이 백인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영국과 독일이 강대국으로 떠오른 덕분이었다. 미국의 토머스 제퍼슨 같은 사람은 미국인들이 우월한 백인인 앵글로색슨인들의 자손이라 믿었다. 남미에서는 ‘표백(漂白)하다(bleach oneself)’는 말이 ‘신분이 상승하다’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

정치적 이유로 백인의 자리에서 밀려나는 일도 있었다.
세계 1차대전이 일어나자 미국에서는 독일인들을 노르만족의 피가 섞인 백인이 아니라 알프스족의 피가 섞인 ‘비백인’으로 분류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백인의 피가 얼마나 섞였는지 계산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에 따르면 벨기에인은 60%는 백인 계열인 노르만족이고 40%는 비백인 계열인 알프스족인 반면에, 아일랜드인들은 30%만 노르만족이고 나머지 70%는 지중해 쪽 비(非)백인 계열의 종족의 피가 섞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당시 유행하던 지능지수 검사에서 벨기에 출신 이민자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자, 연구자들이 벨기에인의 경우 ‘백인쪽 피’가 더 많이 섞인 것으로 왜곡했을 것으로 페인터는 추측했다.

유대인과 이탈리아인들은 동부에서는 백인으로 대접받지 못했지만,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는 어엿한 백인이었다. 그 지역에 중국인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