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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영유권 분쟁

새로 나온 무인도 900개, 어디서 솟았나 (조선닷컴 2010.04.18 14:05)

새로 나온 무인도 900개, 어디서 솟았나

입력 : 2010.04.17 07:46 / 수정 : 2010.04.18 14:05

지난해 6월 이후 900개가 넘는 무인도가 우리 국토로 새로 편입됐다. 넓이로 따지면 축구장 약 92개에 해당하는 66만㎡ 규모다. 조선닷컴 4월 7일

우리나라에는 크고 작은 섬이 3300여개 있다. 이 중에서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無人島)가 2800여개나 된다. 2008년
국토해양부 집계에 따르면 무인도 가운데 지적공부(地籍公簿)에 등록된 섬은 2600여개였다.

나머지 200개는 '무적(無籍)의 도서(島嶼)'인 셈이다. 이번에 국토부가
전남·경남·제주도 일대에서 찾아낸 미등록 무인도는 900여개다. 연말까지 경기·인천·충남 지역 조사까지 마무리되면 그 수는 2배쯤 늘 전망이다.

2008년 말 200여개였던 미등록 무인도가 1년여 만에 1000개에 육박하게 된 이유는 뭘까. 안 보이던 섬들이 바다 위로 솟아오른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미경으로 샅샅이 뒤지듯 첨단기술을 이용해 살펴봤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미등록 무인도 900여곳을 발견했다. 위성영상 등 첨단기술 발달로 새롭게 찾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30년 전만 해도 무인도는 관심을 끌지 못했다. 작은 섬은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측량도 등록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대 들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섬 개발을 위해 현황 파악에 나서는 게 고작이었다.

그렇게 받은 자료를 집계한 게 2008년 말 통계다. 작년부터 국토부가 벌인 미등록 무인도 실태조사는 광범위했다. 인공위성 자료로 바다에 흩어진 무인도의 위치를 알아낸 뒤 해당 섬의 항공사진을 찍어 지도형태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쳤다.

'
구글 어스(google earth)' 같은 위성영상 서비스로 전 세계 곳곳을 들여다볼 수 있는 요즘에도 항공사진이 필요한 이유는 해상도 때문이다. 국토부가 지적공부에 등록하려는 섬들은 1㎡ 이상 무인도이다.

이렇게 작은 섬까지 식별하려면 고해상도 위성영상을 받아야 한다. 비용이 적지않게 드는 것이다. 현재 가동 중인 아리랑 위성 2호의 해상도는 트럭과 승용차를 구분할 수 있는 정도다.

아리랑 1호를 발사한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인공위성 등을 활용한 전국 규모의 섬 실태 조사는 최근에야 시작됐다. 그 배경은 뭘까. 주5일 근무가 정착되면서 해양레저 수요가 늘어나자 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한몫했다.

덩달아 무인도가 해양관광과 생태체험의 공간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무인도 개발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이에 따라 무인도 보전과 관리에 관한 법이 제정돼 2008년 2월부터 시행됐다.

국토부는 최근 무인도 종합관리계획도 마련했다. 10년마다 장기계획을 세워 무인도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지적법·측량법·수로업무법 등을 작년 6월 하나의 법으로 통합한 것도 섬에 대한 전국 실태조사가 시작된 계기가 됐다.

이번에 발견된 900여개 미등록 무인도 넓이의 합은 66만㎡에 달하지만 쓸만한 땅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개 조그마한 바위섬이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신상호 주무관은 "배를 댈 수 있는 무인도들은 예전에 이미 측량·등록이 끝났고 이번에 추가 발견한 섬들은 접안(接岸)도 할 수 없는 섬들이 대다수"라고 했다.

간척지 매립으로 늘어난 땅은 쓸모가 꽤 있지만 새로 발견된 무인도 면적의 합은 국토활용 측면에선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1㎡에 불과한 바위섬이라도 중국·일본 등 인접국과의 해양 관할권 측면에선 의미가 달라진다.

몇년 전
중국이 퉁다오라는 무인도에서 275㎞ 떨어진 한국의 이어도를 자국 영토라 주장했었던 것도 이어도 인근 바다를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무인도는 영해의 폭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영해·EEZ·대륙붕 등 관할권의 바깥쪽 한계를 정하는 기점으로 무인도가 쓰일 때도 있다. '영해(領海) 기점 도서'로 불리는 무인도는 119개 있다. 연말까지 실태조사가 끝나면 이들 무인도의 관리 유형이 지정될 예정이다.

현재 전국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무인도 개발은 28건 정도다. 생태공원·성지순례기도원·중국의 섬·화훼원 등 주제도 다양하다. 대부분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개발하는데 개발사업비 합계만 4조2000여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