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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코리아는 金을 모았고… 그리스는 돌을 던진다 (조선닷컴 2010.05.07 03:00)

[NEWS & VIEW] 코리아는 金을 모았고… 그리스는 돌을 던진다

입력 : 2010.05.07 03:00

IMF 지원에 격렬한 시위, 왜 발생하나?
좌파 장기집권 공공부문 비대… 35년 일하면 임금 95% 연금
공무원노조, 임금 삭감 불만… 구제금융 반대 시위에 앞장

IMF(국제통화기금)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들)은 지난 2일 그리스에 사상 최대 규모인 1100억유로의 구제 금융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그리스의 국가 부도 위기를 잠재울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세계 금융시장은 오히려 더 큰 불안과 혼란에 빠졌다. 그리스의 공무원 노조가 재정 긴축에 따른 임금 삭감에 불만을 품고 총파업과 구제금융 반대 시위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5일 그리스 전역에서 10만명(전체 인구의 약 1%)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아테네에서 일부 시위대가 한 은행의 유리창을 깨고 내부로 화염병을 던져 은행원 3명이 숨졌다. 6일에도 노조는 대규모 시위를 강행, 이날 IMF가 요구한 재정 긴축안과 증세안을 통과시킨 의회 주변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혼돈의 아테네… 5일 그리스의 아테네 시내 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시위대가 시위 진압 경찰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던 그리스는 지난 2일 IMF(국 제통화기금)와 EU(유럽연합)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대규모 긴축정책에 합의한 후 노동계 파업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이날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시내 한 은행이 불타면서 건물 안에 갇힌 은행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리스의 국가 부채는 GDP(국내총생산)의 120%에 달한다. 유로존에서 가장 나랏빚이 많고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GDP의 18.6%)의 6배가 넘는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좌파가 장기 집권하면서 비대해진 공공 부문(GDP의 40%)과 35년만 일하면 임금의 95%를 받을 수 있는 퇴직 연금에 중독된 사람들은 순순히 기득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대해 그리스 지원에 마지못해 나선 유럽 국가들은 불만이 많다. 특히 유럽국 중 가장 많은 224억유로의 지원금을 부담해야 할
독일 국민들은 그리스의 방만한 소비가 초래한 부담을 왜 자신들이 떠맡아야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로부터 연 18~20%의 고금리와 부실기업 구조조정·재정긴축·금융시장 개방 등을 요구받았다. 기업과 가계의 파산이 줄을 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해고 등의 고통을 당했다. 하지만 한국은 IMF의 일부 과도한 긴축 요구도 수용함으로써 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했다. 일부에서는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 상황을 떠올리며 그리스의 반응은 아시아 국가들과 크게 다르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