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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총리실, 당사자 직접 조사 안했다 (국민일보 2011.03.08 18:32)

[영사들의 상하이 스캔들] 총리실, 당사자 직접 조사 안했다

국민일보 | 입력 2011.03.08 18:32

상하이 총영사관에 파견된 한국 영사들과 중국 한족 여성 덩모(33)씨의 스캔들 사건을 조사한 국무총리실 공직복무지원관실은 덩씨에게 유출된 자료 중 일부가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의 것이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총영사를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총리실 관계자는 8일 "영사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덩씨에게 넘어간 자료 중 일부가 김 전 총영사가 갖고 있었던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며 "그러나 김 전 총영사는 스캔들 관련 조사대상이 아니었고 당시 상하이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조사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리실은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캠프의 선대위 비상연락망과 한나라당 서울지역당원협의회 위원장 비상연락망 등 덩씨에게 건네진 자료 목록이 공개되자 "필요하다면 김 전 총영사 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라 스파이 사건일 수 있으며 그간의 조사가 부실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총리실은 지난 2월 말 영사들과 덩씨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가 확인됐고 비자 부정발급, 정보 유출 등의 혐의도 인정됐다며 영사 소속 부처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그러나 해당 부처에서도 제대로 된 조사는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교부는 문제가 된 P 영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김 전 총영사 조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총리실로부터 김 전 총영사에 대해 통보받은 게 없다"며 "자료 유출 등 총영사 관련 사항은 총리실에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소속 H 전 영사가 덩씨와 불륜관계를 맺고 비자발급 업무 처리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사표를 수리하는 것으로 조사를 종결했다.

비위공직자의
의원면직 처리 제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비리 행위로 내사를 받는 공무원은 사표를 내도 수리하지 않으며 징계를 받은 뒤 물러나야 한다. 법무부는 "경징계 사안이어서 사표를 수리해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지식경제부에 복귀한 K 전 영사는 현직에 재직 중이다. 그는 덩씨와의 부적절한 관계 및 내부문건 유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번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은 지난해 11월 이미 한 차례 문제가 불거졌던 사건이다. 당시 상하이총영사관은 문제가 된 영사 2명의 조기 귀임을 본부에 요청했다. 외교부는 당시 스캔들과 비자 부정발급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조기 귀임 및 원부서 복귀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 때문에 지난 연말 총리실에 이 사건이 다시 제보된 것이다.

`첩보원? 브로커?` 상하이 스캔들에 교민사회 `벌집`

"소문만 무성하던 일이 사실로..외교적 파문"
"사실은 林씨란 말도"..이중신분 의혹도

이데일리 | 윤도진 | 입력 2011.03.08 18:44 | 수정 2011.03.08 19:11

복수의 외교관이 연루된 불륜과 기밀유출 의혹 사건이 터진 현장 상하이에서는 관공서와 주재원, 교민사회 할 것없이 그야말로 `벌집 쑤셔놓은` 꼴이다.

작년 11월 상하이 총영사관 영사 2명의 조기 귀국 즈음부터 퍼졌던 소문에 대한 내막이 8일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뒤늦게 상하이 한인 사회 안팎에서도 파장이 커지고 있다.

◇ 공관은 `자숙`모드.."사실 정확히 규명돼야"




▲ 8일 오후 인적이 보이지 않는 대한민국 주상하이 총영사관.

이날 상하이 총영사관은 출근 직후 박진웅 부총영사 주재로 전체 영사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 회의를 소집했다. 전임 김정기 총영사는 지난 2일 이임식을 갖고 귀국했으며 신임 안총기 총영사는 오는 14일 취임식을 예정하고 있어 수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이다.

총영사관은 이날 회의에서 향후 사생활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불필요한 외부 접촉 및 활동을 삼가기로 했다. 대신 대민 업무에 주력하며 민심 수습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소식을 전해 들은 영사들은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사건의 추이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던 만큼 "올 것이 왔다"고 말하면서도 "우선 사실이 정확하게 규명되어야 하겠지만 안팎으로 망신이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한 총영사관 관계자는 "일부 정보가 빠져 나가긴 했지만 국가 기밀이 유출된 심각한 사건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차라리 남녀간 치정 문제 수준이라면 그나마 다행이겠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이날 국내 언론들은 이 여인이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과 잇따라 접촉해 불륜 및 정보 유출 사건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사진과 자술 각서 등으로 현재까지 이 여인 관계가 드러난 외교관은 총 4명이다.

◇ "첩보원이냐 브로커냐..사업 위축될까 우려"


교민사회에서는 사건의 핵심 인물인 중국인 여인 덩(鄧)씨에 대한 실체가 분명치 않은 탓에 어수선한 분위기에 사로잡혀 있다. 총영사관에 대한 실망과 함께 걱정도 가득하다.

과연 이 여인이 국가 기밀을 빼내려 한 스파이인지, 고위직과의 관계를 통해 이권을 챙기려는 브로커인지가 쟁점이다. 이 여인의 실제 성이 덩이 아닌 린(林)이라는 이들도 있어 사태 파악은 더욱 오리무중이다.

일부 기업 주재원들 사이에서도 중국 사업 인허가나, 관계기관 접촉, 품질 검사 등과 관련한 민원을 이 여인을 통해 해결했다는 이들도 적지 않아 스파이 보다는 브로커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두 개의 신분을 유지하는 등 첩보기관 인물일 수 있다는 가는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대기업 A사 주재원은 "덩씨를 통하면 시 정부나 당 링다오(領導, 고위지도자)를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접촉하려던 적이 있었다"며 "그러나 일이 틀어지면 안하무인이라는 소문이 있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교민사회 일각에서는 이 일이 생업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중소기업 주재원 B씨는 "만일 덩씨가 실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인물이라면 그렇지 않아도 원활하지 못한 한중 관계가 더욱 껄끄러워지고, 이에 따라 기업 활동 등도 불리해 질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총리실 "필요하면 김정기前총영사 조사"

연합뉴스 | 장하나 | 입력 2011.03.08 19:17 | 수정 2011.03.08 19:31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과 중국 여성 덩모씨의 불륜 파문과 관련,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필요하다면 (김 전 총영사를)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서울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을 역임한 김 전 총영사는 2년9개월 간의 상하이 총영사 생활을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했다.

앞서 총리실은 지난 1월초 영사들이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각종 자료를 유출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 이들의 비자 알선과 자료 유출 혐의를 일부 확인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지난달 말 외교부와
지식경제부 등 영사들의 소속 부처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고 인사 조치를 요구했다.

특히 총리실은 덩씨에게 넘어간 자료 중 일부는 김 전 총영사가 갖고 있던 것으로 확인했으나 당시 김 전 총영사에 대한 별도 조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총영사가 귀국함에 따라 조만간 김 전 총영사의 자료 유출 가능성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덩씨에게 유출된 자료는 국내 유력 정관계 인사 200여명의 휴대전화번호 등 연락처와 주상하이 총영사관 비상연락망, 비자발급 관련 자료, 외교통상부 인사 관련 문서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총영사와 단둘이 찍은 사진도 있다.

한편, 김 전 총영사는 이번 파문과 관련,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음해하려는 누군가가 상하이 관저에 침입해서 촬영해 유출시킨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정보기관 배후설'을 주장했다.

총리실, 김정기 전 총영사 조사 검토

조선일보 | | 입력 2011.03.08 20:05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8일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과 중국 여성 덩모씨의 불륜 파문과 관련,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어떤 형식이든 (김 전 총영사를) 조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서울선거대책위 조직본부장을 역임한 김 전 총영사는 2년9개월 간의 상하이 총영사 생활을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했다.

총리실은 지난 1월초 일부 영사들이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각종 자료를 유출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 이들의 비자 알선과 자료 유출 혐의를 일부 확인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지난달 말 외교부와
지식경제부 등 영사들의 소속 부처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고 인사 조치를 요구했다.

덩씨에게 유출된 자료는 국내 유력 정관계 인사 200여명의 휴대전화번호 등 연락처와 주상하이 총영사관 비상연락망, 비자발급 관련 자료, 외교통상부 인사 관련 문서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 "정보라인이 조작"

조선일보 | 입력 2011.03.08 20:10 | 수정 2011.03.08 20:16

상하이 총영사관 소속 외교관 3명이 중국 여성 덩모(33)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국가기밀을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가 "이번 사건은 국내 정보라인이 나를 음해하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민일보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 전 총영사가 "덩씨는 (총영사관 내부 문서 유출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는 상하이 비공식 고위공무원"이라며 "이번 일은 한·중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고, 한동안 후유증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총영사는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자료는) 2006~2007년 만들어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자료"라며 "관저 책상 셋째 칸에 넣어져 있던 4~5년 전 자료"라고 말했다.

덩씨 USB에서 해당 파일이 발견됐으며 김 전 총영사가 전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덩씨가 (훔친 게) 아니고 나를 음해하는 세력이 훔친 것이다"며 "내 관저에 누가 난입해서 카메라로 황급하게 촬영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된 사진들을 보니) 촬영한 원본 말고 그걸 정리한 자료가 또 하나 있는데 음해 세력들이 타이핑을 다시 한 것이다"라며 "내가 가진 원본에는
김윤옥 여사의 이름만 나오고 휴대전화번호가 없는데 리타이핑 자료는 김 여사 휴대전화번호가 있더라"고 했다. 김 전 총영사는 "정보가치 극대화를 위해 누군가 이를 추가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영사는 국내 정보라인이 이번 일을 꾸몄다면서 "지난해 말 외교통상부 1차관
하마평에 올랐을 때도 이와 관련해 외교부에 투서를 넣었다"며 "이들이 1차관 하마평에 올랐을 때 (나를) 죽였고, 다음 달 4월 분당을 보궐선거에 맞춰서 나를 또 죽이는 거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덩씨와 관련해서는 "태자당 출신으로 상하이시 당서기와도 부담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사이"라며 "덩씨와 함께 찍은 사진은 모두 정상적인 외교 공식 석상에서 찍은 것"이라고 했다. 태자당은
중국 공산당 원로나 고위관료의 자제를 일컫는 말이다.

中 30대 여성에 영사들 농락당해… 나라망신 불륜행각

세계일보 | 입력 2011.03.08 18:41 | 수정 2011.03.08 23:36

정보스캔들인가 치정극인가
정부 초기대응 적절했나

희대의 정보스캔들인가, 추잡스런 치정극인가. 아니면 단순 비자 브로커에 놀아난 한국 외교의 수치인가.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소속 영사들이 재직 당시 한족 출신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거나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국무총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은 한국 외교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내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처음 사건을 인지한 이후 단순 치정극으로 보고 해당자를 귀임조치한 뒤 담당부처에 통보하는 것으로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외교통상부는 처음 조사에서는 기밀유출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정황상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11년 11월 상하이에서 무슨 일이

지난해 11월 한족 출신 중국인 덩모씨가 총영사관 영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돌아다니며 이권을 챙기고 있다는 소문이 교민사회에 나돌았다. 급기야 영사들과 덩씨의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하는 대자보가 나붙으면서 외교부는 상하이 총영사관에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했다.

2009년 8월 비자 영사로 상하이에 파견된 법무부 소속 H 전 영사는 덩씨를 만나면서 내연관계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덩씨에게 비자를 이중발급한 사실도 확인됐다. H 전 영사는 지난해 11월 법무부로 소환됐다가 올해 초 사직했다.

문제는 덩씨의
이상한 관계가 H 전 영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소 1∼2명의 다른 영사와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덩씨의 스파이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덩씨는 H 전 영사 외에도 지식경제부에서 파견나온 K 전 영사와도 애정행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K 전 영사는 덩씨에게 "덩씨에 대한 사랑은 영원하다"는 내용을 담은 애정서약서까지 써준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는 이밖에도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물론 외교부 소속의 P 전 영사와도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 찍은 사진을 휴대전화에 담아두는 등 스캔들 의혹이 제기됐다. P 전 영사는 총리실 조사에서 "2009년 8월 귀국 후 덩씨가 한국에 왔을 때 지인들과 함께 식사했고, 그때 덩씨가 셀카로 찍은 것일 뿐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은 아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초기대응 적절했나

지난해 11월 처음 사건을 인지한 이후 외교부와 법무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의문이다. 외교부는 상하이 총영사관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지시를 내렸으나 구체적인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해 11월 사건이 불거졌을 때 스캔들로 판단했지만 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영사들을 조사했을 때 덩씨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확인했다면 배경이나 원인에 대한 조사가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 경우 비자 이중발급이나 비자 알선 등의 사실은 쉽게 파악됐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법무부도 H 전 영사를 조사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그냥 넘어가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받고 있다. 외교부는 당시 문제가 된 소속 영사 2명을 조기 귀임시키고 해당 부처에 징계 통보했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총영사가 총체적인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것은 맞지만, 다른 부처 파견 공무원들의 경우 비위사실을 통보하는 것에 제한되고 인사조치는 해당 부처가 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총리실은 필요할 경우 김정기 전 총영사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김 전 총영사는 배후 정보기관설을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상하이女에 놀아난 외교관들

한국경제 | 입력 2011.03.08 18:32

中여성과 부적절한 관계
기밀문서ㆍ고위층 전화번호 유출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이 중국 여성 덩모씨(33 · 사진)와 잇따라 불륜이 의심되는 관계를 맺고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 고위층 인사 200여명의 휴대폰 번호와 기밀문서가 유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법무부 등 관계기관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8일 법무부와 총리실,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문제의 여성은 올해 초 불륜 파문으로 사직한 법무부 소속 H 전 상하이 영사(41)와 내연관계였던 한족 덩씨로 정보 유출 의혹은 덩씨의 한국인 남편 J씨(37)에 의해 제기됐다. J씨가 덩씨의 컴퓨터 파일에 담겨 있던 것이라며 언론에 공개한 자료에는 일반인은 접근하기 어려운 정부 내부통신망의 인사정보,상하이 총영사관의 비상연락망과 비자발급 기록,정부 · 여당 최고위층을 포함한 정치권 인사 200여명의 휴대폰 번호 등이 있었다.

모 국내 기업의 중국 주재원인 J씨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아내의 남자관계와 행적을 수상하게 여겨 작년 말 소지품을 살펴보다 한국 외교관들과 찍은 사진 및 문서 파일들을 발견해 법무부에 자료를 넘겼다"고 밝혔다. H 전 영사는 덩씨에게 규정을 어기고 비자를 이중으로 발급한 사실이 법무부 감찰과정에서 드러났지만 법무부가 이를 문제 삼지 않아 사건을 축소 ·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덩씨가 H 전 영사 외에 최소 2~3명의 한국 외교관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드러나 일각에서는 덩씨가 스파이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H 전 영사 외에 K 전 영사(42)도 덩씨와 불륜 의혹 파문에 연루돼 지난해 말 조기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덩씨의 남편이 공개한 자료에는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케 하는 외교부 소속 P 전 영사(48) 와 김정기 전 총영사 사진도 발견됐다. P씨와 김씨는 "외교 업무상 도움을 받고자 친분을 유지했을 뿐"이라며 불륜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총리실 공직복무관리실은 한 달여간의 조사를 마친 뒤 이달 초 K,P 전 영사가 소속된 법무부와 외교부에 해당 여성과의 관계가 의심스럽고 공무원으로서의 품위 손상이 우려되니 추가 조사를 해 적절한 인사조치를 하라고 통보했다.

덩씨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지만 정확한 실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남편 J씨는 2001년 상하이에서 덩씨를 만나 결혼한 뒤 딸 하나를 두고 있다. 덩씨는 상하이 당서기나 시장등과 스스럼없이 만날 만큼 중국 고위층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했고 한국 영사관의 어려운 업무상 민원도 해결해줬다는 게 전 · 현직 상하이 외교관들의 설명이다.



한국인과 결혼 7살 딸 둬… 남편조차 실체 몰라

세계일보 | 입력 2011.03.08 18:38 | 수정 2011.03.08 23:33

중국 여성 덩씨는 누구인가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과 잇따라 불륜 파문을 일으킨 30대 중국 여성 덩모(33)씨는 어떤 사람일까.

현지 교민사회에 따르면 덩씨는 상하이 정·관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고위지도자의 손녀라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다. 그러나 덩씨의 배후나 배경에 대해서는 한국인 남편조차 모를 정도로 베일에 싸여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 외교관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유출돼서는 안 될 국내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배후에 중국 정보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덩씨가 비자발급 업무를 맡았던 법무부 소속 H(41) 전 상하이 영사에게 접근한 데다 실제로 비자를 부정발급받은 것으로 볼 때 중국 현지의 전문 '비자 브로커'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상하이 당서기·시장 등 중국 요인들과 면담을 주선하는 등 중국 상층부와의 친분이나 행적으로 볼 때 상당한 실력자"라며 "하지만 주소지 정도를 파악한 것이 전부이고 사생활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덩씨의 실체는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외교관들은 물론 10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해온 한국인 남편까지도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중국 주재원인 J(37)씨와 2001년 결혼해 7살 난 딸을 낳아 키우며 10년가량 부부로 지내왔다. J씨에 따르면 덩씨는 결혼하고서 5∼6년간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4∼5년 전부터 공무원으로 취직됐다고 한다.


'이구동성' 외통위, "외교史 치욕적 사건"
'상하이 스캔들', 정부 종합조사 촉구

(아이뉴스242011.03.09, 수 15:23)



'상하이 스캔들' 사건에 대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의 비난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9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김성환 외교부 장관을 출석시킨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의 박주선 의원은 "외교사에 지울 수 없는 치욕적인 사건이다. 부끄럽기는 하지만 낱낱이 공개돼야 한다. 조사되지 않고 은폐되면 국민적 혼란을 피할 수 없다. 외교부 차원의 진상조사만으로는 안된다"며 정부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같은 당의 최재성 의원은 '윤봉길 의사'를 거론하며 "상하이는 윤봉길 의사가 민족의 독립 의지를 알리는 폭탄을 던진 곳인데 외교 관리들이 수치의 폭탄을 던졌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김영우 의원은 "사건 발생 자체가 큰 문제다. 여기에 문제를 일으킨 상하이 전 총영사는 여기저기 인터뷰를 하면서 노출된 정보 내용이 큰 상관이 없다고 한다. 상하이 엑스포 때 대통령 동선일정까지 노출됐는데 아무 짝에도 상관없는 것이라고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상하이 전 총영사의 언론 접촉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국무총리실에서 조사 중이다. 중국 측은 아직 반응이 없다"고 답변했다.

전문 외교관이 아닌 인물들을 특임 공관장으로 배치하는 점도 지적됐다.

민주당의 김동철 의원은 "사건 발생 5개월이 되도록 뭘 했나. 직업의식도 없고 외교관 책임의식도 없는 사람을 총영사로 보낸 것 부터가 문제다. 특임 공관장 제도를 없애야 한다. 그리고,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전 총영사는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도 "이번 사건을 일으킨 인물들은 정규 외교관이 아니다. 그리고, 중국 중요 지역의 공관장들도 다 정식 외교관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 배치한 특임 공관장들도 상당히 많다. 모두 외교관이 아닌 정치인인데 우리 외교가 이러니 이런 사건이 날 수밖에 없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여야 의원들의 지적들에 대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교관 복무기강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상하이 스캔들` 연류 외교관, 모두 `명문대·고시 엘리트`

(매일경제 기사입력 2011.03.09 14:21:21 | 최종수정 2011.03.09 14:26:39)

의문의 중국 여성 덩○○(33)씨와 불륜 파문을 일으킨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은 한결같이 국내외 명문대를 졸업하고 고시 등을 거쳐 정부기관의 핵심요직에 오른 최고 엘리트들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도덕성과 사명감을 생명으로 해야 할 자리에서 `교민 보호`라는 외교관으로서의본분을 잊고 `교민의 아내`인 주재국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데다 국내 정·관계 주요 정보와 기밀이 유출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외교와 공직사회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불륜 파문의 주인공 격인 법무부 소속 H(41) 전 영사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법무행정의 유망주였다.

덩씨에게 비자를 부정 발급한 것으로 확인된 H씨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법무부 검찰사무직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놨다. 그는 특히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당시 강금실 법무장관 비서로 발탁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아 법무부 내에서도 주목받는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에게 "내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는 자필 각서를 써준 지식경제부 소속 K(42) 전 영사도 명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 정부 부처에서도 노른자위 보직으로 꼽히는 인사팀장을 지낸 기대주로 알려졌다. 촉망받는 엘리트였던 K씨가 사정이야 어찌됐든 주재국 여성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손가락을 잘라드리겠다"는 내용의 각서까지 써줬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덩씨와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진 K(43) 전 영사는 경찰대 출신으로 대학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공직에 입문해 초고속 승진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경찰에 입문한 뒤 사시 출신이라는 이점을 업고 승승장구해 36세에 총경으로 진급, 당시 전국 최연소 총경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그를 아는 사법연수원 동기생들은 "경찰에서 워낙 잘 나가는 친구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일에 연루됐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K 전 영사는 뛰어난 업무 추진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하며 탄탄대로를 걷다 상하이 총영사관 치안영사로 발탁됐지만, 덩씨를 알게 되면서 의혹을 받게 됐다. K 전 영사는 이번 사건과는 다른 일 때문에 옷을 벗고 국내 유명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덩씨와 얼굴을 맞대거나 껴안다시피 한 사진을 여러 장 찍은 것으로 밝혀진 외교통상부 소속 P(48) 전 영사도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교관으로 발령받아 부러워할 만한 경력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덩씨의 USB 메모리에 담긴 정부·여당 고위층 연락처의 원(原) 소유자인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20여 년 전 대학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어교재 `거로Vocabulary Workshop`의 저자로,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고 미국 변호사 자격까지 취득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2000년 귀국한 김 전 총영사는 한국사이버대학교 법학부 교수를 거쳐 총장에 올랐고, 기업 CEO 등을 거치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뒤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 한나라당 후보(서울 노원병)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으나,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 서울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으로 활약한 뒤 2008년 6월 상하이 총영사로 부임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번 파문에 대해 주재국 일선에서 뛰는 영사들이 현지 고위층과의 `채널`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한 사건으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지만,교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외교관의 책무를 고려하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비위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훨씬 더 강하다.

World pays attention to S. Korean diplomats’ sex scandal

(코리아헤럴드 2011-03-09 19:12)

The South Korean diplomat sex scandal involving a Chinese woman has been making waves across the world.

(Courtesy from Seoul Shinmun)

The sex-for-favor scandal, in which three S. Korean consuls in Shanghai are alleged to have given confidential government information to their 33-year-old mistress, is rocking South Korea. And now the international media have picked up on the scandal.

On some foreign news websites, the story has already been listed as one of the “most read” articles.

The Sydney Morning Herald posted an article titled “Shanghai sex scandal rocks Korean diplomats,” which already has been listed as the second most read world article.

The Bangkok Post posted “S. Korea’s Shanghai consulate hit by sex scandal,” quoting a Korean daily as saying the case “sounds like a steamy soap opera involving infidelity, secrets and a femme fatale.”

It was Deung’s Korean husband who provided the Seoul government with photos of the Chinese woman with the diplomats.

South Korea is currently planning to send an inter-agency team to Shanghai for an on-site investigation into the scandal.

It remains unclear whether the Chinese woman is a professional spy or just a visa broker.

Other major global news media, including The Washington Post, The Straits Times in Singapore, France 24, and India Times, also reported the Korean sex scandal.

By Moon Ye-bin (yebinm@heraldm.com)
Intern reporter

Edited by John Power


<한글 요약>

"상하이 스캔들" 해외에서도 큰 관심


중국 여성과 한국 외교관들과의 추문 사건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사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상하이 스캔들”이 확산되자 해외 언론들도 앞 다퉈 이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이 33세 중국 여성 덩모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정부의 기밀이 유출되어 발생됐다.

덩씨는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정부 내부통신망의 인사정보, 상하이 주재 총영사관의 비상연락망과 비자 발급 기록, 정부•여당 최고위층을 포함한 정치권 인사 200여 명의 연락처(휴대전화 번호) 등을 가지고 있었다.

해외 언론들의웹사이트에서는 “상하이 스캔들” 기사가 이미 최신 인기뉴스에 올라와 있다.

호주언론인 더 시드니 모닝 헤럴드 (The Sydney Morning Herald) 인터넷사이트에서는“상하이 섹스 스캔들 한국 외교관들 흔들어 놓다” 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있는데 국제뉴스 인기 기사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태국 영자신문 더 방콕 포스트(The Bangkok Post)는 “한국의 상하이 주재 외교관들 섹스 스캔들 화제”라는 제목으로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방콕 포스트는 한 국내일간지를 인용하며 이번 사건을 불륜 드라마로 묘사했다.

그 외 워싱턴 포스트, 스트레이트 타임즈, 프랑스 24, 인디아 타임즈등 주요 해외 언론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이번 덩씨의 정보유출 의혹은 덩씨의 한국인 남편에 의해 제기됐다.


[특파원 칼럼/3월 14일] '치명적인 여인' 따라잡기

(한국일보 2011/03/13 21:03:06)

검고 큰 눈동자에 창백한 얼굴, 분홍색 립스틱에 묘한 미소의 33세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 그가 몰고 온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은 우리 외교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고 세상을 온통 충격에 빠뜨렸다. 덩씨의 면모는 단순 비자브로커에서 중국판 마타하리 등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목적 달성을 위해 부적절한 관계도 마다 않고 유혹하거나 약점을 잡아 협박해 당사자들을 극한상황으로 몰아넣는'팜므 파탈(femme fataleㆍ숙명의 여인)'이라는 점이다.

오리무중인 덩신밍의 실체

하지만 이것 역시 덩씨의 전모가 아니라는 지적이 무성하다. 상하이 현지취재를 통해 덩씨와 알고 지낸 교민이나 중소기업인, 정부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의 추잡한 애정행각과는 달리, 덩씨가 중국 현지 맥을 연결하는 절실한 해결사이자 끈끈한 한국통이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물론 그들은 덩씨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각자의'關係'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기를 꺼린다. 자신들의 신분 노출은 더더욱 두려워한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중국 현지에서 그들 역시 민원을 위해 덩씨의 현지 關係를 최대한 활용했던 것이다.

결국 덩씨는 중국 비즈니스를 위한 우리나라의 전문 로비스트였던 셈이다. 덩씨가 한국 외교관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도 민원을 잘 처리해줬기 때문이다. 해외 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인사가 방문할 때 주재국의 주요 인사와 면담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잡는 일이다.

중국 고위인사들과의 면담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중요한 현안 없이 과시를 위한 중국 주요 인사와의 면담은 쉽게 성사되기 어렵다. 일정이 급할수록 면담 성사는 더욱 어렵다. 이럴 때 덩씨의 역할은 빛을 발했다. 덩씨는 이런 민원을 해결해 주는 대신 비자 발급과 관련한 이권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덩씨의 실체에 접근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정부 합동조사단이 14일부터 상하이 총영사관을 대상으로 벌일 현지조사의 중점사항은 이번 일이 '스파이 사건'인지 여부를 규명하는 데 맞춰져 있다. 덩씨가 소지했던 USB와 디지털카메라의 영상들을 근거로 총영사관에서 어떤 정보가, 어디까지 유출됐으며, 어떤 경로를 통해 덩씨의 손에 전달됐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이 조사단의 첫 번째 과제이다.

덩씨가 각종 민원 해결사 역할을 한 배경에는 중국 공안국과의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황근거들이 드러난다. 결국 민원처리 과정에서 중국당국에 자연스럽게 우리 정부의 기밀사항이 역으로 전달될 수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덩씨가 애초부터 스파이였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어쩌면 중국당국에 과시용으로 한국측 기밀사항을 넘겨줬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같은 의혹들이 덩씨 조사가 직ㆍ간접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현지조사과정에서 과연 얼마만큼 속 시원하게 밝혀질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어떠한 개연성도 배제해서는 안 되는 것이 이번 조사의 핵심포인트이다.

신속ㆍ조용하게 진실 규명을

돈과 여자가 얽혀 있는 스캔들은 흥행요소가 높다. 국가기밀을 노리는 마타하리가 주인공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한중 수교 20주년을 앞두고 한국언론도 이젠 국익을 위해선 선정적 보도를 접을 때가 됐다. 이미 탈북자 처리문제 등 공개돼선 안 되는 한중 외교문제들이 발가벗겨지는 등 국익에 막대한 상처를 입혔다. 덩씨 실체 파악을 위해 정부 합동조사단은 앞으로 중국정부와의 물밑대화를 통해 신속하면서도 철저한 진실 규명작업을 벌여야 할 것이다.
[데스크 칼럼/3월 14일] 국가가 업신여김을 당할 때
(한국일보 2011/03/13 21:04:41)
한중 수교 3년이던 1995년 봄 한국일보 기자 10명이 약 2개월 동안 중국 전역을 돌며 현장 취재를 했다. '중국 리포트'라는 이름 아래 보도된 대규모 기획이었다.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중국 곳곳을 취재하면서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사안마다 경이로움을 느끼며, 중국의 미래는 무서우리라는 막연한 예감을 했다. 16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취재 과정에서 들었던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두 가지는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한 가지는 진시황 병마용갱 취재를 가서 진시황릉 발굴에 소요되는 기간을 얼마로 잡고 있느냐고 묻자 발굴책임자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했던 말이다. "100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인의 시간 개념은 만만디라고 비아냥을 듣기도 하지만, 100년이라는 타임 스케줄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하는 그들로부터 받은 놀라움은 컸다. 다른 한 가지는 당시 취재단을 안내했던 전 런민르바오 기자가 한 말이다. 중국은 자국 내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조선족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것, 그 이유는 조선족이 교육열이 가장 높은 민족이면서 중국의 바깥에 국가 형태의 정치체제를 수립한 유일한 민족이기 때문이라는 것, 더구나 현실적으로 그 국가가 하나도 아닌 두 개나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엽기" 비웃음 산 상하이 스캔들

상하이 주재 한국 영사들과 33세의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이 얽힌 사건인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을 보면서, 전 런민르바오 기자의 이 말이 떠오르며 낯이 화끈거리는 걸 어쩔 수 없었다. 과연 우리는 그의 말대로 중국이 두려워하는 민족이며 국가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로 중국에, 세계 곳곳에 나가 있는 외교관들이 오히려 한국을 업신여김을 당하는 국가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들은 상하이 스캔들을 국가기밀 유출이라는 면에서 접근하며 덩 여인에게 '중국판 마타하리', 이번 사건에는 중국 여자스파이를 다룬 영화 제목을 따서 '한국판 색ㆍ계'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사건 공론화 일주일이 됐고 총리실과 외교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의 자체 조사에 이어 정부 합동조사단까지 구성됐지만 과연 이미 알려진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들의 전화번호 외에 어떤 기밀이 누출됐는지, 사건의 정확한 실체는 무엇인지 등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덩 여인은 물론 그와 관련된 핵심 인물인 전 법무부 소속 H 영사의 소재 파악도 안 된 상태다. 13일 상하이 현지로 출발한 정부 합조단은 아예 덩 여인 조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 등은 그러나 이번 스캔들을 스파이 사건으로 보는 시각을 "엽기"라고 치부하며, 한국 외교관들과 덩 여인의 개인적 치정 사건으로 단정하는 분위기다. 엽기는 엽기다. 외교관이라는 이들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정체불명의 여인과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 여러 장이 공개됐고 심지어 한 영사가 이 여인과 맨발을 드러내놓고 찍은 보기 민망한 사진에다, 또 다른 영사가 협박에 못이겨 썼다는 '제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제 손가락 하나를 잘라 드리겠습니다'라는 서약서까지 공개됐다.

잇단 국가망신, 덮고 가선 안돼

중국 공안 당국은 자국 여인 덩에 대한 이런저런 의혹을 이미 조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 합조단이 철저하게 기밀 유출 의혹 등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상하이 스캔들은 그야말로 한국 영사들과 그들을 통해 이권을 노린 한 중국 여인의 치정극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그리고 상하이 영사들은 16년 전 중국이 두려워했던 한국이라는 나라를 이제는 한없이 업수이 여기게 만든 장본인들로 세계외교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것이다.

국가망신을 시킨 일은 최근에 또 있었다. 국정원 개입 의혹이 일었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이다. 국정원은 NCND(긍정도 부정도 않음) 원칙을 거론하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경찰 수사는 도무지 진척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하이 스캔들이나 인니 특사단 사건 등 국민의 상식을 벗어나는 일들이 잇따르는 것이 정권 말기 현상 아니냐고 보는 해석도 타당하지만, 그런 정치적 시각은 오히려 문제의 원인 규명을 흐리게 만들 위험성도 있다. 외교나 정보는 정권 차원 이상의, 국가의 능력과 존엄이 걸린, 어물쩍 덮고 가기에는 훨씬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상하이 스캔들'의 진실은?
이슈와 작품 (9) 스캔들 (한국일보 2011/03/15 23:39:03)

로젠버그 부부 스파이 사건 모티프 <다니엘서> 연상
"멀더, 진실은 저 너머에 있죠."

상하이 스캔들 기사를 읽다가 문득 미국드라마 대사가 생각났다.

중국 여인 덩신밍(鄧新明) 씨와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 영사 3명의 불륜 및 자료유출 의혹으로 시작된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 현재는 총영사관 내 권력 암투 문제까지 제기됐고, 사건 조작 논란까지 가세해 사건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당사자인 김정기 전 총영사와 장 모 총영사, 제보자인 덩 씨의 남편 말이 전부 다르니 아직은 '논란' 내지 '스캔들'일 수밖에.

물론 각자의 경험과 감정과 그 감정이 얽혀 기억한 내용이 다를 터이므로 이 모든 것이 진실일 수도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무엇하나 시원하게 파헤치지 못하면서 '논란, 논란'을 남발하며 각 이해당사자의 말을
탁구공처럼 보도하는 기사에 대중은 클릭수와 댓글로 화답한다. 마치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처럼.

문학평론가 신형철 씨는 지난 해 한국일보에 쓴 칼럼 '우리가 본 바다'에서 이 풍경을 이렇게 썼다.

'사건 하나를 놓고 수십 개의 기사가 일제히 올라온다. 그런 기사들에서 가장 지겹게 등장하는
단어는 '논란'이고, 목마르게 찾아도 보이지 않는 단어는 '진실'이다. (…) 전장을 누비면서 피 흘리는 진실을 찾아내 부축하는 것이 위대한 기자의 일이 아닌가.'

하지만 이 글을 읽으며 언론이 가장 '진실하게' 감당할 수 있는 말은 오직 논란, 그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은 모두 제 위치와 경험과 이해관계 속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있으므로. 기자 역시 세계의 일부분을 제 깜냥에서 보고 듣고 판단하고 내뱉을 뿐이므로. 그러므로 경거망동하지 않고, 가장 '진실하게' 감당할 수 있는 기자의 말은 논란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제 발 밑의 현실만을 경험하면서, 그 경험과 경험으로 비롯된
가치판단이 보편적인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아주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기자에게 진실은 끝없이 추구하지만 결국 가 닿지 못할 미지의 이상향일 뿐이다. 고로 필자는 '이것이 진실이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것은 학자가 진리를 보았다고 외치는 것과 같다. 사건이 현재진행형으로 진척되고 있을 때, 마감에 쫓겨 사건의 잘잘못을 검열관처럼 판단하는 기사를 써야 하는 기자는 외롭고 두렵다.

닥터로의 작품 <다니엘서>는 로젠버그 부부
스파이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장편소설이다. 1953년 소련에 핵무기 기밀사항을 넘기기로 공모했다는 혐의로 전기의자에서 사형당한 로젠버그 부부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이들 부부는 좌우이념 대립의 시절 미국에서 공산주의 운동을 하고 있었다.

작가는 로젠버그 부부가 FBI에 체포 당해 전기의자에서 사형되기까지의 사건을 그들의 아들로 설정된 다니엘의 진술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 다니엘의 시선과 다니엘의 동생
수전의 시선이 엇갈린다. 수전은 이 시절 미국 내 인권운동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부모가 냉전시대 이념전쟁의 희생양이었다고 분노한다. 동생의 자살 후, 다니엘은 차분한 시선으로 '진실'을 추적해 나간다.

그것은 어떤 이해관계를 벗어나 제 눈으로 사실을 응시하는 것이고, 끝까지 제 부모의 스파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작가의 관심사는 부부의 유무죄를 밝히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해석,
역사적 사건이 담론으로 변형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데 있다.

상하이 스캔들도 로젠버그 부부처럼 다양한 사건과 관점과 해석이 모자이크처럼 얽혀 있을 것이고, 그것은 한 마디로 요약 불가능한 진실일 것이다. 한동안 언론은 논란만 반복해야 할 것이고, 그 사건을 '논란'으로 써야 하는 기자들은 외롭고 또 두려울 것이다.

진실은, 언제나 저 너머에 있다.

환구시보 "상하이사건, 치정극으로 정리"

(한국일보 2011/03/18 09:51:41)

상하이 총영사관 정보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줄곧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18일 이번 사건이 단순한 치정극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한국 상하이총영사관 외교관들이 이번 사건은 치정극에 불과할 뿐 간첩사건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연합뉴스를 인용, 상하이총영사관 영사들이 정부 합동조사단에 중국 여성 덩모(33)씨가 이권을 쫓는 브로커일 뿐
스파이가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합조단이 영사들과 면담을 마치고 문서보관, 보안상태, 근무자세 등을 점검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면서 오는 19일께 조사를 마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환구시보는 한 한국 방송기자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언론이 성급하게 이번 사건을 중국 간첩사건으로 몰고갔다"고 말했다면서 한국 언론 내부에서도 그동안의 보도 행태에 대한 반성 기류도 일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 사건을 다루고 있는 유일한 중국 매체인 환구시보는 지난 14일 "한국 외교관이 내부 다툼에 이용하려고 '간첩사건'을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는 등 이번 사건이 정보유출 사건으로 확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다.

'상하이스캔들' 근무 기강해이로 결론?
(한국일보 2011/03/20 17:24:56)
스파이사건 규명은 쉽지 않을 듯
스파이 논란을 일으키며 한국 외교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상하이스캔들'에 대한 조사가 해외공관 영사들의 복무기강 해이 문제로 결론을 내려가는 모습이다.

상하이스캔들 현지 조사를 위해
파견된 강갑진 정부 합동조사단장은 20일 조사를 마치고 귀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스파이사건으로 결론 짓기는 성급하다"고 전제하면서 "기강문제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조사의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지난 13일 상하이에 도착한 후 19일까지 총영사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상하이스캔들의 스파이 연루 여부보다 근무기강을 점검하기 위해
문서보관, 보안상태, 근무자세, 통화내역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단장은 인터뷰 내용을 볼 때 이미 서울에서 진행된 정부 조사에서도 복무기강 해이가 모든 문제의 발단이 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으며 상하이 현지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수순을 밟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정부의 종합 조사결과
발표가 불과 며칠 뒤인 오는 23일께로 전망된다는 점도 내부적으로 이번 사건을 보는 시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하이 교민사회에서도 영사들 2명이 실체가 불분명한 덩모(33)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국가적인 파문을 일으킨데 대해 해외 공관 내부의 기강해이와 관리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상하이스캔들의 스파이 연루 여부는 확인하려면 핵심인물인 덩씨를 조사해야 하지만 외교적인 문제로 인해 사실상 어렵고 시간도 많이 필요해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아 내부 기강해이로 인한
정보유출 정도로 결론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상하이스캔들이 복무기강 해이에서 비롯됐고 정보유출 사실도 발생했지만 스파이 연루 여부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 단장은 정보유출과 관련, "유출자료를 확인했고 경위도 알아봤다. 현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은 다 조사했다"고 말해 이런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사의 초점이 복무기강 해이로 맞춰짐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스파이 논란을 일으킨 정보유출과 관련해서는 정보기관 개입 의혹도 제기됐기 때문에 정확한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정부가 내부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변수로 꼽힌다.

강 단장은 "
일반적인 견해로 볼 때 서울과 현지 조사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사의뢰) 절차를 밟을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강갑진 '상하이스캔들' 합동조사단장

(한국일보 2011/03/20 16:29:16)

정부 합동조사단은 20일 국가기밀 유출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하이스캔들'을 스파이 사건으로 보기는 성급하다고 밝혔다.

강갑진 합조단
단장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출국하기 전 특파원들과 만나 현지 조사에서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덩모씨가 조사 범위에 들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스파이 사건 여부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의 조사결과를 종합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23일께 상하이스캔들 조사에 대한 종합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이며 현지 조사에서 복무기강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상하이스캔들은 스파이사건인가.

▲ 결론을 내릴 상황이 아니다. 현지 조사에 덩모씨가 포함되지 않아 스파이여부는 조사 범위에 들지 않았다. 스파이 사건으로 결론 짓기는 성급하다. 스파이 여부의 키를 덩씨가 쥐고 있다. (스파이 사건이 아니었냐는 질문에 대해) 노코멘트다. 한국과 중국 조사결과를 종합해 발표할 것이다.

-- 상하이스캔들이 치정사건으로 마무리되는 건가.

▲ 사건의 실체가 뭔지,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모르지만 덩은 현지
조율이 필요해 조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기강문제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최선을 다했으며 원래 예정된 내용을 충분히 파악했다.

-- 일부 영사들이 덩씨에 대해 스파이가 아니라고 했다는데.

▲ 확인해줄 수 없다.

-- 김정기 전 총영사의 자료 유출 여부도 알아봤나.

▲ 유출자료를 확인했고 경위도 알아봤다. 현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은 다 조사했다.

-- 김 전 총영사와 덩씨의
호텔 사진 알리바이는 있는가.

▲ 현장 확인과 당시 일정 등을 바탕으로 조사했다. (같이 있었는지 여부는)
지금 말할 수 없다.

-- J 부총영사의 총영사 관저진입 여부도 확인했나.

▲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다. 종합적으로
분석해 판단 결과까지 발표할 것이다.

-- 이번 사건을 검찰에
수사의뢰 하는가.

일반적인 견해로 볼 때 서울과 현지 조사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필요하다면 (수사의뢰) 절차를 밟을지 결정하게 될 것이다. 종합적인 판단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총영사관
비자업무에서 덩씨는 어떻게 관련됐나.

▲ 비자업무 부문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 다른 영사들도 비위에 관련돼 있나.

▲ 언급된 사람들 이외에도 영사관의 전반적인 내용들을 조사했다. 덩씨와 다른 영사들의 관련성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종합발표에서 (영사들 문제점) 지적할 부분 있다면 지적하겠다.

--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H 전 영사는 만나봤나.

▲ 말할 수 없다. 조사 대상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 (H 전 영사의 상하이 주재 여부도) 말할 수 없다.

-- 조사결과는 언제 발표하나.

▲ 일정은 내가 정하지 않지만 전반적인 절차를 볼 때 담주 수요일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가 아니어서 못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제기된 의혹들을 다 확인했다.


'상하이 스캔들' H 전영사 한국일보와 최초 인터뷰

(한국일보 2011/03/24 08:53:46)

"덩신밍, 스파이도 브로커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개인 가정사일뿐
덩씨와 10년간 변치 않은 사랑
남편과 계약결혼 탓 추문 비화"
H씨ㆍ덩씨 상하이에 함께 있는듯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의 핵심 당사자인 전 상하이총영사관 소속 법무부 파견 H 영사는 23일 "덩신밍(鄧新明)씨는 스파이도 아니고, 브로커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H 전 영사는 이날 기자에게 보내온 이메일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 사건의 실체와 관련해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왔던 H 전 영사가 자신과 덩씨의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25일 정부 합동조사단의 상하이 스캔들 진상조사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H 전 영사는 이메일에서 "언론에서는 제가 마치 덩씨가 사귀었던 많은 남자 중 1명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저와 덩씨는 지난 2001년부터 사귀어왔고 두 사람은 각자가 처한 상황 때문에 한국에서 결혼을 하지 못하였으나 지난 10년 간 변치 않고 사랑을 지켜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가정사에 관한 일이라는 점을 밝힌다"면서 일각의 스파이 의혹 및 치정관계설을 일축했다. 그는 또 "덩씨는 저 외에 어느 다른 남성과도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고, 그런 오해를 받는다면 이는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사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이 개인의 가정사 문제임에도 추문으로 비화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덩씨가 한국인 남성 J씨와 혼인상태였다는 점 때문일 것"이라며 "하지만 J씨는 다른 이유 때문에 덩씨와 계약결혼을 한 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덩신밍씨와 J씨 두 사람은) 혼인 의사는 물론 혼인생활의 외관도 전혀 없었다. 저도 계약결혼에 동의했고, J씨 또한 우리 관계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J씨는 이 사건이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될 수 있도록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H 전 영사는 "덩씨가 스파이라면 어떤 기밀을 훔쳤는지, 브로커라면 어떠한 민원을 해결해주고 얼마를 받았는지, 그리고 다른 영사들과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면 그에 관한 구체적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임에도 오직 제보자의 주장만 믿고 확정되지도 않은 사실을 경쟁적으로 보도하여 덩신밍씨와 저의 명예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책임있는 당사자는 물론 관련된 언론사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메일 교신 후 가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H 전 영사는 "덩씨는 2001~2003년 한국에 자주 드나들면서
투자를 많이 했는데, 당시는 투자비자 제도가 없어 결혼비자를 얻기 위해 J씨와 계약결혼을 한 것이었다"며 "덩씨는 국내에 수십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재력가였다"고 주장했다.

덩씨가 비자 등의 이권브로커였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그는 "상하이에서는
보증만 서주면 100% 비자가 나와 비자와 관련된 이권이 있을 수 없고, 덩씨도 비자 관련 사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파이설에 대해서는 "한국 영사관에는 기밀이라고 할 만한 내용 자체가 없었다"며 "이른바 여권 인사들의 연락처가 유출된 것도 덩씨가 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덩씨는
중국 공안과도 관련이 없다"면서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덩씨는 (중국 공안에) 강제 구금당하거나 체포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덩씨의 실체에 대해 자세한 언급을 꺼리면서도 "부모님이 돈이 많았으며, 친척들 가운데 공무원이 많다"면서 일정 정도 배경이 있음을 시사했다.

H 전 영사는 "일부 언론에 내가 법무부 감찰조사에서 '덩씨와
전생의 인연이 있다'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보도됐으나, 이는 나를 정신병자로 몰고 가기 위해 누군가 지어낸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덩씨가 '상하이 교민 주거지역에 H 전 영사 부인과 K영사가 바람을 피웠다'는 내용의 벽보를 붙였다는 설에 대해서도 "그 일로 나와 K 영사가 상하이에서 쫓겨났는데, 누가 그걸 가장 바라겠느냐"면서 덩씨의 남편 J씨를 지목했다. J씨가 사건을 왜곡시킨 것으로 보는 이유를 묻자 그는 "덩씨의 돈을 노리고 한 일"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H 전 영사의 주장은 이번 사건을 '스파이 사건'이 아닌 '단순 치정 사건에 의한 공직기강 해이'로 결론 맺을 것으로 알려진 합조단의 입장과 어느 정도 부합한다. 하지만 사건의 배후로 J씨를 지목하고, 덩씨를 일방적인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점이 발견된다. 현재로선 H 전 영사의 주장 가운데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H 전 영사는 현재 상하이에서 덩씨와 함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그동안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J씨와 수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때문에 H 전 영사의 주장에 대한 J씨의 반론은 싣지 못했다. 하지만 J씨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인 덩씨와 원만한 결혼생활을 해오던 중 2006년 무렵부터 덩씨가 변하기 시작했고 덩씨가 국가 기밀을 유출했을 가능성도 있으니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H 전 영사와 정반대의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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