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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불륜 대자보에 각서까지… 中여성에 놀아난 한국외교 (국민일보 2011.03.08 18:29)

영사들의 상하이 스캔들] 불륜 대자보에 각서까지… 中여성에 놀아난 한국외교

국민일보 | 입력 2011.03.08 18:29 |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은 지난해 11월 법무부 소속 H(41) 전 영사와 중국 여성 덩모(33)씨의 불륜 파문이 불거지면서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9년 8월 비자발급 업무를 맡은 H 전 영사는 지난해 5월
지식경제부 소속 K(42) 전 영사로부터 덩씨를 소개 받았다. 두 사람은 곧 내연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덩씨의 행적을 수상하게 여긴 한국인 남편 J씨(37)가 덩씨의 소지품에서 H 전 영사 등 한국 외교관들과 찍은 덩씨의 사진 및 유출 정보가 담긴 컴퓨터 파일을 발견해 법무부에 제보했다. 두 사람의 불륜 사실은 교민사회로도 소문이 빠르게 확산됐다. 두 사람의 불륜사실을 폭로하는 대자보가 상하이 영사관에 게시되기도 했다. 결국 H 전 영사와 K 전 영사는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소환되기에 이르렀다. H 전 영사는 올해 초 법무부 감찰을 받던 중 사직했다.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H 전 영사는 감찰 과정에서 규정을 어기고 덩씨에게 비자를 이중발급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덩씨와의 관계를 숨기려다 사진 때문에 탄로나자 사표를 냈다. 덩씨는 외국인 배우자에게 주어지는 F-2 비자가 있음에도 지난해 9월 H 전 영사를 통해 1년간 유효한 관광비자(C-3)를 추가로 발급 받았다.

덩씨가 H 전 영사 외에 최소 2∼3명의 한국 외교관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음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드러났다. H 전 영사를 소개해 준 K 전 영사 역시 덩씨와의 관계를 의심받고 있다. K 전 영사는 지난해 10월 덩씨에게 애정 고백이 담긴 서약서까지 남겼다. 서약서에는 "제 사랑은 진심이고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K 전 영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불륜 및 기밀유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K 전 영사는 "덩씨의 협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불러주는 대로 쓴 것일 뿐"이라며 "서약서를 쓰기 하루 전에 보내온 덩씨의 협박 내용이 담긴 메모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덩씨가 자필로 쓴 메모에는 '아들 조심해라. 둘 다 학교 바꿔라. 한국·너희 부부 정말 재수 없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K씨는 설명했다.

덩씨와 아주 가까이 지낸 것으로 알려진 외교부 P(48) 전 영사도 음식점이나 자동차 안, 실내, 관광지 등에서 덩씨와 얼굴을 맞대거나 껴안다시피 한 사진들을 여러 장 찍어 외교관으로서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P 전 영사는 "외교 업무상 도움을 받고자 친분을 유지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덩씨가 외교관들에게 일부러 접근해 정보를 적극적으로 입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외교관 `상하이 스캔들` 4대 의혹

매일경제 | 입력 2011.03.08 17:40 | 수정 2011.03.08 20:25

외교가가 '상하이 스캔들'로 시끄럽다.

지금까지 밝혀진 스캔들 전모는 상하이 총영사관에 근무했던 한국 외교관들이 한족 출신 여성 덩 모씨(33)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으며 문제의 덩씨가 국내 유력 정ㆍ관계 인사 200여 명의 휴대전화 번호 등 기밀 자료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시인한 외교관은
지식경제부와 법무부 소속으로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영사로 근무했던 2명이다. 법무부 소속 전 영사 A씨는 올해 초 퇴직했고 지경부 소속 전 영사 C씨는 지경부 본부로 복귀해 대기발령 중이다.

비자발급을 지원했던 외교부 소속 전 영사 B씨는 덩씨와는 업무적으로 일했을 뿐 부적절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세 명의 외교관이 덩씨의 비자 업무를 도왔고, 이 중 두 명이 덩씨와 내연관계였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더 밝혀진 것이 없다. 하지만 덩씨가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기밀성 자료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덩씨가 단순한 비자 브로커인지, 스파이인지 종잡을 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싼 4대 의혹을 짚어봤다.

덩씨 정체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덩씨에 대해 "총영사관에 업무적으로 도움을 줬던 인물이라는 것 말고는 파악된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덩씨 정체를 추측할 수 있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여러 추측들이 난무하지만 덩씨가 중국 상하이 한인 동포사회 이권에 개입하는 '이권 브로커'였다는 관측이 우선 설득력을 얻는다.

상하이 한인 사회에 따르면 덩씨는 중국 정부 인맥을 배경으로 수년 전부터 상하이 한인 사회 기업인들을 상대로 유력 인사를 소개해 주거나 업무상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일을 했고 지난해부터는 한국 정부 관련 업무로 영역 확대를 시도했다.

덩씨와 얽힌 외교관들이 비자 업무 담당 영사들로 실제 이들이 덩씨의 비자 발급을 도와줬다는 점에서 단순한 전문 '비자 브로커'라는 설(說)도 나오고 있다.

다음으로 설득력 있는 관측은 덩씨가
국가정보원과 같은 중국 국가안전부 관련자라는 것이다.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근무했던 한 전직 외교관은 "중국 국가안전부가 고용ㆍ관리하는 중국인들이 중국 내 모든 대사관과 영사관 외교관을 관리하고 매월 안전부에 외교관 성향 등을 보고하고 있다"며 "안전부 관련자가 총영사에겐 4명, 영사에겐 2명이 붙어 이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덩씨는 한때 현지 교민사회에선 중국 고위지도자 손녀라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실력자'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국내 정보를 적극 수집하려고 한 정황 때문에 덩씨가 중국 공안 관계자라는 관측도 있다.

덩씨가 보관했던 파일에는 한나라당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 비상연락망,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비상연락망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주상하이 총영사관 비상연락망, 비자발급 관련 자료, 외교통상부 인사 관련 문서 등도 포함돼 있었다. 'MB 선대위 비상연락망'이란 자료에는 이명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이재오 특임장관 등 현 정권 실세들 휴대전화 번호 등이 빼곡히 담겨 있다. 정두언 장광근 이춘식 의원 등 현역 한나라당 국회의원 전화번호도 등장한다. 더욱이 덩씨가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진 자료에는 붉은색 글씨로 '대외 보안'이라고 명확히 찍혀 있는 '주상하이 총영사관 비상연락망(2010년 9월)'과 '2008년 사증발급 현황' '사증개별접수 대행 여행사 현황' 등 비자발급 관련 자료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기밀문서 유출을 포함한 다른 업무 규정 위반 사실은 없는지 등에 대한 정부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외교관들이 과연 몇 명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현재 외교관 2명이 부적절한 관계를 시인했지만 현지 교민사회에선 덩씨와 긴밀하게 접촉했던 외교관이 최소 3~4명에 이를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2명 외에 상하이 총영사관 소속 다른 영사 D씨도 음식점, 자동차 안, 실내, 관광지 등에서 덩씨와 얼굴을 맞대거나 껴안다시피 한 사진들을 여러 장 찍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영사 D씨 진술을 파악한 결과 덩씨가 영사관 측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 만큼 단순한 친분 유지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정기 전 총영사도 '상하이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발단은 덩씨와 단둘이 찍은 사진들이다.

사진은 김 전 총영사가 한 손에 와인잔을 들고 다른 손으로 덩씨 어깨를 감싼 모습이고, 다른 한 장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촬영한 것으로 덩씨가 김 전 총영사와도 가까운 사이란 소문이 나는 데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전 총영사는 "덩씨와는 인사 정도 하는 사이일 뿐 특별한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덩씨에게 국내 정ㆍ관계 유력 인사들 연락처가 무더기로 유출된 것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영만 대검찰청 공안기획관은 "현재까지는 정보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이 반국가단체 구성원인지 정황이 뚜렷하지 않아 공안사건으로 규정해 당장 대응하기 어렵다"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해 보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검찰은 덩씨가 북한과 관련돼 있다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도 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은 "이른바 '상하이녀(女)'가 북한과 관련돼 있다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가 가능하겠지만 만약 중국 정부를 위해 일했다면 관련자들을 공무상 기밀누설죄로 처벌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 덩씨 남편이 소지품 살펴보다 '기밀 유출' 발견 제보

한국일보 | 입력 2011.03.08 21:01

■무슨 일 있었나


부적절 관계 영사 2명 소환 1명은 사표… 비자 이중 발급·알선 확인도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소속 영사 3명이 중국인 여성 덩(鄧)모(33)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유부남인 H(41) 전 영사와 덩씨의 불륜 관계가 불거지면서 알려졌다. 덩씨의 남자관계를 수상히 여긴 한국인 남편 J(37)씨가 덩씨의 소지품을 살펴보다 H 전 영사를 비롯한 서너 명의 한국 외교관들과 찍은 사진, 컴퓨터 파일 등을 발견해 법무부 등에 제보했다.

2009년 8월 비자 영사로 상하이로 파견된 H 전 영사는 지난해 5월 덩씨를 만나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오다 교민사회에 소문이 퍼지자 지난해 11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국내로 조기 소환됐다. 법무부 감찰을 받던 그는 덩씨와 내연관계를 유지한 사실이 드러나자 올해 초 사표를 냈다. H 전 영사는 덩씨에게 비자를 이중으로 발급해주고 중국인 비자 발급을 알선해준 의혹을 받고 있다.

H 전 영사가 소환될 즈음
지식경제부 소속 K(42) 전 영사도 덩씨와의 스캔들 의혹이 제기되면서 함께 소환됐다. 한꺼번에 두 사람이 소환되면서 단순 스캔들로 치부하기엔 '판'이 너무 커졌다.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당시 영사 2명이 개인 사정으로 조기 귀국을 희망한다는 공문을 외교부에 보냈다.

특히 K 전 영사는 덩씨에게 애정 고백이 담긴 친필 서약서까지 써준 것으로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켰다. 서약서에는 '덩씨를 다시는 괴롭히지 않고 이상한 메시지와 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제 사랑은 진심이고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K 전 영사는 8일 이에 대해 "서약서는 덩씨의 협박과 강압에 못 이겨 불러주는 대로 쓴 것"이라며 "협박과 강압이 너무 심해서 총영사한테 이야기해 조기 귀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덩씨를 업무적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만난 사실은 없다. 기밀도 유출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서약서를 왜 써 줬는지 구체적인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충격이 심해서 이 상태로는 근무를 할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덩씨와 얽힌 외교관은 H 전 영사와 K 전 영사뿐만이 아니다. 덩씨의 파일에서는 덩씨가 외교부 소속 P(48) 전 영사와도 음식점이나 택시, 관광지 등에서 얼굴을 맞대고 다정한 포즈를 취한 사진들이 발견됐다.

또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와 찍은 사진들까지 나와 그의 인맥이 외교부 고위층까지 뻗쳐 있음이 확인됐다. 김 전 총영사는 "덩씨와는 인사 정도 하는 사이일 뿐 특별한 친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진 등이 유출된 것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공작으로 생각된다"며 "총리실에서 소환하면 조사받고 의혹을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남자관계 의심스러워 아내 소지품 열었다가…"


'불륜 스캔들' 상하이영사관서 대체 뭔 일 있었나

'덩씨 정체는? 한국 관련 정보 유출한 이유는?' 의혹 증폭
남편까지 "아내의 실체 모른다"… "상당한 실력자" 얘기도

한국일보 2011.03.08 21:01
'불륜 스캔들'에 휘말린 상하이 영사관을 둘러싸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법무부 소속 H(41) 전 상하이 영사와 불륜관계를 맺고 한국 관련 정보를 빼내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알려진 의문의
중국여성 덩○○(33)씨가 다른 한국외교관들과도 문어발식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덩씨의 정체가 과연 뭔지, 그가 한국 외교관들에게 얻은 정보를 누구에게 전했는지 등을 싸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이번 정보유출 사건은 H 전 영사와 덩씨가 부적절한 사이였다는 게 드러난 지난해 말의 '불륜 파문'이 발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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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불륜 파문으로 사직한 법무부 소속 H
아내인 덩씨의 남자관계를 의심하던 한국인 남편 J(37)씨는 덩씨의 소지품을 살펴보다 H 전 영사를 비롯해 3, 4명의 한국 외교관들과 찍은 덩씨의 사진 및 유출 정보가 담긴 컴퓨터 파일을 발견해 법무부 등에 제보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09년 8월 비자 영사로 상하이로 파견된 H 전 영사는 작년 5월께 덩씨를 만나 내연관계로 발전했는데, 교민사회에 소문이 나면서 문제가 생기자 작년 11월 조기 소환됐다가 올해 초 법무부 감찰을 받던 중 사직했다. H 전 영사는 감찰 과정에서 규정을 어기고 덩씨에게 비자를 이중발급 사실이 드러났으나 덩씨와의 관계를 숨기려다 사진 때문에 탄로나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는 외국인
배우자에게 주어지는 F-2 비자가 있음에도 작년 9월 H 전 영사를 통해 1년간 유효한 관광비자(C-3)를 추가로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혼 후나 당장 남편의 도움 없이도 국내 체류자격을 유지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법무부가 H 전 영사를 감찰하는 과정에서 비자 부정발급 사실과 J씨가 넘긴 자료로 정보유출 정황을 파악하고도 이를 문제삼지 않아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덩씨는 H 전 영사 외에 다른 한국외교관들과도 문어발식으로 불륜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덩씨가 정보수집 차원에서 한국외교관들에게 먼저 접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덩씨와 관련된 문제로 지난해 감찰 조사를 받은 K(42) 전 영사는 덩씨에게 애정 고백이 담긴 '친필 서약서'까지 써줬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이 서약서에는 "덩씨를 다시는 괴롭히지 않고 이상한
메시지와 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은 저와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제 사랑은 진심이고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K 전 영사는 이에 대해 "직접 작성한 것은 맞지만 덩씨의 협박에 못 이겨 불러주는 대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P(48) 전 영사도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음식점이나 자동차 안, 실내, 관광지 등에서 덩씨와 얼굴을 맞대거나 껴안다시피 포즈를 취한 채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P 전 영사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외교 업무상 도움을 받고자 친분을 유지했을 뿐"이라며 "교민 중 내용을 잘 모른 채 마치 '썸씽'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덩씨가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와 찍은 사진도 있다. 김 전 총영사는 "덩씨는 상하이 당서기나 시장과 친분이 있는 고위층 인사로 알고 있고 한국 공관의 업무에도 많은 도움을 줬지만, 인사 정도 하는 사이일 특별한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덩씨와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사진은 공식
행사 자리에서 우연히 만나 촬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덩씨가 한국 관련 정보를 의도적으로 빼내 유출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덩씨가 실체가 과연 무엇인지, 빼낸 정보를 누구에게 전달했는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현직 외교관들에 따르면 덩씨는 상하이 당서기나 시장 등과 스스럼없이
대화할 만큼 중국 고위층 인사들과의 친분을 유지했고 한국 영사관의 어려운 업무상 민원들도 해결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는 중국 현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으며, 이로 인해 교민들 사이에서 '중국 고위지도자 손녀'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일각에선 한국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캐냈다는 점에서 덩씨의 배후에 중국 정보기관이 있는 건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한다. 덩씨가 한국외교관들과 불륜관계를 맺고 빼낸 정보를 중국정부에 제공해왔다는 것이다.

덩씨가
비자발급 업무를 맡은 바 있는 H 전 영사에게 접근해 실제로 비자를 부정발급 받았다는 점에서 중국 현지의 전문 '비자 브로커'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 남편조차도 실체를 모른다고 말했을 정도로 덩씨의 실체는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 있다.

33세 中여성에 놀아난 '부적절한' 한국 외교

뉴시스 | 이현정 | 입력 2011.03.08 08:30 | 수정 2011.03.08 08:49

중국 상하이(上海)주재 한국총영사관 출신의 전 영사 3명이 최근 중국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정부 핵심 자료까지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는 8일 상하이 영사관에 근무했던 K전 영사와 P전 영사가 중국인 덩모(33)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영사관 주요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의 감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K전 영사와 P전 영사는 지난달 23일 불륜관계에 있던 덩씨에게 규정을 어겨가며 한국 관광비자를 발급해 사표를 낸 바 있는 법무부 출신 H 전 영사와 함께 상하이 영사관에 근무했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H전 영사, K전 영사, P전 영사가 모두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주요 자료를 유출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뒤 이들의 관계를 입증할 편지와 사진 등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들이 덩씨에게 건넨 자료 중 국가기밀 자료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또 덩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자료 중에는 국내 유력 정관계 인사 200여명의 휴대전화번호 등 연락처와 주 상하이 총영사관 비상연락망, 비자발급 관련 자료, 외교통상부 인사 관련 문서 등 각종 기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 정부 실세와 여당 의원들의 번호를 사진으로 찍은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엑셀 문서파일까지 발견돼 정부 기밀을 적극적으로 수집해 빼돌렸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심지어 K전 영사는 덩씨를 H전 영사에게 빼앗기자 복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H전 영사의 부인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벽보 수십장을 상하이 영사간 인근에 붙이기도 했다.

덩씨에게는 "내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으로 6억원과 제 손가락 하나를 잘라 드리겠다"는 각서까지 쓴 것으로 확인됐다.

덩씨는 상하이 영사관 출신 영사들에게 상하이 시 정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상하이 시 정부와 관련된 민원을 손쉽게 해결해 줬고, 이 때문에 문제가 된 영사들이 덩씨와 더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서는 덩씨가 국가 정보를 캐내는 일종의 첩보원일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우선 K 전 영사와 P전 영사의 소속 부처에 '해당 여성과의 관계가 의심스럽고 공무원으로서의 품위손상이 우려되니 추가 조사를 해서 적절한 인사조치를 해달라"는 감사 결과를 전달했다.

한편 K전 영사와 P전 영사는 덩씨와 친하게 지낸 것은 맞지만 불륜관계는 아니었고, 국가기밀은 유출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 영사들 '외교 대신 외도'..기밀문서 유출?

SBS | 김윤수 | 입력 2011.03.08 21:20


< 8뉴스 >

< 앵커 >

중국 상하이 총영사관에 근무했던 우리 외교관 3명이 중국 여성 1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비자업무에 부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기밀문서가 넘어간 정황까지 있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윤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얼핏 봐도 다정한 표정의 남녀 사진, 남자는 상하이 총영사관 영사였고 여자는 중국인 33살 덩 모 씨입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부터 상하이 현지에서 만나 내연관계를 맺었습니다.

또 한 장의 사진.

같은 덩 씨 옆에 있는 남자는 상하이 총영사관의 또 다른 영사입니다.


덩 씨에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각서까지 써준 영사도 있습니다.

배신하면 한국 돈 6억 원을 주고 손가락을 자르겠다는 각서입니다.


1명의 중국여인에 무려 3명의 한국인 외교관, 이 가운데 2명은 덩 씨를 놓고 사랑 싸움까지 벌
였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습니다.

[상하이 교민 : 저런 사람들은 대사관에 얘기해서 자르게 해야한다고 아줌마들의 원성이 굉장
히 높았죠. 그 때도 이미 소문이 났었다고, 그래서 나는 어떻게 영사관에서 저런 걸 체크를 안
하나(했죠).]


세 영사들은 부적절한 관계의 대가로 덩 씨에게 비자 발급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정-관계 인사 2백여 명의 전화번호와 인사정보 등 비밀문서도 덩 씨에게 유출됐습니다.

불륜에서 정보유출까지 이어진 이번 사건은 덩 씨의 한국인 남편이 아내의 외도사실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 신고하면서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총리실은 세 명의 영사 이외에도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가 덩 씨와 사진을 찍은 사실을 확인
하고 김 전 총영사를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덩씨, 영부인 등 고위층 번호 '총망라'

SBS | 권영인 | 입력 2011.03.08 21:15


< 8뉴스 >

< 앵커 >

그런데 이 사건에 등장하는 중국인 덩 씨의 행적에 석연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히 현 정부 고위 인사의 휴대전화 번호 등 각종 정보를 갖고 있어서 기밀을 노린 스파이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권영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덩 씨가 직접 작성한 자료 파일입니다.

김윤옥 여사를 비롯해 이상득 의원과 박희태 국회의장, 이재오 특임장관 등 현 정권 최고위층 인사 1백여 명의 휴대전화 번호가 망라됐습니다.

덩 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영사들로부터 받아 정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하이 총영사관 관계자 : 정보 유출 부분이 있을 거라는 것은 여기저기 들은 바가 있는데, 하지만 사실 어떤 부분이 넘어갔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덩 씨의 한국인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캐기 위해 USB를 뒤져보다 이 문서들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총리실 관계자는 덩 씨에게 유출된 자료는 도청이나 해킹에 악용될수 있어 대외비로 분류된 문서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덩 씨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영사들에게 주로 비자발급청탁을 했다는 점에서 비자 브로커라는 설이 있는가 하면 스파이 설도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덩 씨가 중국 공산당 고위층과 친분을 과시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알려진 자료 이상의 기밀은 없어보인다면서도 덩 씨가 한국 정관계 고위층의 인사정보에 관심에 많았던 만큼 정보원 노릇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 MB 등 정권 실세 200명 전화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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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 입력 2011.03.08 21:05 | 수정 2011.03.08 21:45

■유출된 기밀 무엇인가


휴대폰 번호 알면 도청 가능
외교부 대외보안 문서도 유출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을 통해 중국인 여성 덩신밍(鄧新明∙33)씨에게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자료 중에는 국내 유력 정관계 인사 200여명의 휴대전화번호와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정부 내부통신망의 인사 정보와 상하이 총영사관의 비자발급 자료 등 각종 문서들이 포함돼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정부의 기밀 문서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휴대전화번호는 경우에 따라 도∙감청 관련 자료가 될 수 있는 등 덩씨가 확보한 자료 중에는 기밀 문서들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덩씨의 한국인 남편 J(37)씨가 8일 언론 등에 공개한 덩씨의 파일에는 우선 한나라당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 비상연락망과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선거대책위원회 비상연락망 등이 들어 있다. 김정기(51) 전 상하이 총영사로부터 빼낸 것으로 보이는 이 자료들에는 현정부와 여권의 인사 200여명의 연락처가 담겨 있다.

'MB 선대위 비상연락망'이라는 이름이 붙은 자료에는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 한나라당 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 등 현정권 실세들의 휴대전화번호 등이 기재돼 있다.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 비상연락망'이라는 문서에는 홍준표 최고위원(동대문을) 등 한나라당 소속 서울 지역 의원들의 연락처가 노출돼 있다. 특히 덩씨의 파일에 이러한 연락처 자료를 정리한 엑셀 문서까지 담겨 있어 기밀을 적극적으로 빼냈다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덩씨가 보관해 온 자료 중에는 '특채 파동과 연평도 혼란에 묻힌 외교부 인사'라는 제목의 파일도 있다. 지난해 9월 유명환 당시 외교부 장관의 딸 특채 파동에 따른 후속 인사가 G20 정상회의 준비와
연평도 포격 도발 수습으로 뒤로 밀렸다는 내용이 나온다. 차관직에 대한 하마평도 들어있다. 또 붉은색 글씨로 '대외보안'이라고 찍혀 있는 '주상하이 총영사관 비상연락망(2010년 9월)'과 '2008년 사증발급 현황', '사증개별접수 대행 여행사 현황' 등 비자 발급 관련 자료도 포함돼 있다.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법무부 출신 전 영사 H(41)씨의 아내 A(41)씨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비서였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도 근무했다"며 "남편이 보관했던 VIP(노무현 전 대통령) 비공개 발언록과 강 전 장관의 금전 출납 내역이 찍힌 통장 등 참여정부 인사와 관련한 문건들이 덩신밍의 집에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