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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이란 새 대통령에 중도파 성직자 로우하니 (연합뉴스 2013.06.16 05:12)

이란 새 대통령에 중도파 성직자 로우하니

50.7% 득표로 결선투표 없이 당선 확정

최고지도자 승인식 거쳐 8월 3일 공식 취임

 

중도파 후보로 대선 후보 가운데 유일한 성직자 출신인 하산 로우하니(64) 후보가 제11대 이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란 내무부는 15일(현지시간) 오후 8시10분께 72.71%의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대선에서 최종 개표 결과 로우하니 후보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로우하니 당선인은 전체 유효투표수 3천670만4천156표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1천861만3천329표(50,71%)를 얻어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당선을 확정했다.

득표율 16.56%로 2위를 기록한 보수파 모함마드 바케르 칼리바프(51) 후보가 얻은 표(607만7천292표)의 3배가 넘는 표를 회득했으며 득표율로는 30%p 이상 앞섰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복심'으로 알려지면서 낙승이 예상됐던 사이드 잘릴리(47) 후보는 416만8천946표(11.36%)를 얻어 3위에 그쳤고, 388만4천412표(10.58%)를 얻은 모흐센 레자이(58)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보수파의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67) 후보와 최고령 모함마드 가라지(72) 후보가 5, 6위를 차지했다.

이날 최종 개표 결과는 10일 안에 헌법수호위원회의 추인으로 최종 확정된다.

로우하니 후보의 낙승으로 중도파 로우하니와 보수파의 칼리바프, 잘릴리가 치열하게 경합해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애초 예상은 빗나갔다.

이란 대통령 선거는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로 최종 당선자를 결정한다.

로우하니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꾸준하게 압도적 우위를 유지했다.

개표 40% 진행 상황에서 득표율이 49.95%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개표 30% 진행 이후부터는 줄곧 최소 50%의 득표율을 유지했다.

헌법수호위원회의 압바스 알리 카드코다이 대변인은 전날 "이번 선거에서 어떤 부정이나 위법 행위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는 보수파의 잘릴리·칼리바프·벨라야티·골람알리 하다드 아델(68)·레자이, 중도파의 로우하니·가라지, 개혁파의 모함마드 레자 아레프(61) 등 8명이 출마했다가 아델과 아레프의 중도 사퇴로 6명이 남았다.

로우하니 당선인은 선거일 사흘을 앞두고 유일한 개혁파 아레프 후보의 중도 사퇴와 모함마드 하타미·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으로 중도·개혁 연대를 이뤘다.

반면 보수파는 이른바 '3자 연대' 소속이던 아델 후보가 지난 10일 보수파 후보 연대를 촉구하며 중도 사퇴했음에도 후보 단일화에는 실패해 표가 갈렸다.

로우하니 당선인은 중도파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 국가 안보자문을, 개혁파 하타미 전 대통령 시절 핵협상 수석대표를 각각 역임했다.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통한 서방 제재 해제, 언론 자유와 여권 신장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최고지도자 중심의 신정 체제와 평화적 핵개발권은 옹호한다.

로우하니 당선인은 오는 8월1일 최고지도자의 대통령 승인식을 거쳐 같은 달 3일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로우하니 당선…'이란 중도·개혁 연대 승리'

 (연합뉴스 2013/06/16 02:50)

막판 중도·개혁 단일화로 투표율 높여 '낙승' 견인

보수 후보 단일화 실패도 원인…"조작 안 한 결과" 분석도

 

이변이었다.

이란 대선에서 중도파 하산 로우하니 후보가 다른 보수파 후보들과 접전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15일(현지시간) 결선투표 없이 제1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날 로우하니 후보의 선전 소식을 시시각각 전하며 이란 대선 개표 결과가 '충격적'(shocking)이라고 거듭 보도했다.

'이란 중도·개혁 연대의 승리'라는 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로우하니의 승리는 선거일을 사흘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중도파와 개혁파의 후보 단일화에 힘입은 바가 크다.

개혁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는 애초부터 보수 성직자 중심의 현 지배체제에 대한 반대를 표시하기 위해 이번 대선에 불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4년 전 대선 부정 선거 의혹과 당국의 시위 강경 진압,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 등 당시 야권 지도자의 가택연금 지속에 항의하려는 목적에서다.

일반 시민 역시 성향과 관계없이 투표를 해 봐야 일상생활이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 대선에 무관심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유일하게 개혁파로 분류되던 모함마드 레자 아레프 후보가 지난 11일 전격 사퇴하자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실제 하타미 전 대통령은 아레프 후보가 사퇴를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로우하니 후보 지지 방침을 공식 천명했다.

여기에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마저 지지를 공식 천명, 로우하니 당선인은 든든한 '후광 효과'마저 얻게 됐다.

라프산자니와 하타미 전 대통령이 선거 전날까지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하면서 개혁 성향의 유권자는 물론 선거에 무관심한 일반 시민마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미르(31·가명·여)씨는 선거 당일 오후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선에 무관심한 친구들에게 로우하니 후보에 표를 던지라고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실제 오후 늦게까지 수많은 유권자를 투표소로 향하게 했고, 이란 내무부는 애초 오후 6시였던 투표 마감 시간을 세 차례에 걸쳐 연장, 일부 도시에서는 오후 11시까지 투표가 이어졌다.

이는 곧 72.7%에 달하는 높은 투표율로 이어졌고, 역대 대부분의 대선과 마찬가지로 이는 보수파 후보보다는 개혁파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50.7%에 달하는 로우하니 당선인의 득표율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보수파 후보들의 단일화 실패도 로우하니의 당선에 한몫 거들었다.

공식 선거 운동 이전부터 일부 보수파 후보 사이에서는 이른바 '3자 연대'가 결성되는 등 단일화 움직임이 이어졌다.

그러나 세 번째 대권 도전을 선언한 중도파 거물 라프산자니가 헌법수호위원회 심사과정에서 탈락하자 보수파 내부에서 제기됐던 후보 단일화 요구는 잦아들었다.

그러던 중 로우하니 후보가 선거 중반부터 상승세를 타자 선거일을 나흘 앞둔 10일 '3자 연대' 소속인 골람알리 하다드 아델 후보가 보수 연대의 패배를 막으려고 전격 사퇴했다.

그럼에도 그 이튿날 중도·개혁 연대를 이룬 로우하니 후보의 선전이 이어지자 보수파의 결집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막판까지도 계속 나왔지만 결국 보수 진영은 단일 후보를 내는 데에는 실패해 결국 표가 갈렸다.

2위를 기록한 보수파 모함마드 바케르 칼리바프 후보의 득표수는 로우하니 후보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고 득표율로는 34.15%p 차이가 났다.

2009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보는 일각에서는 내무부가 아무런 조작 없이 공정하게 개표 결과를 발표한 덕분에 로우하니가 승리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이는 자신의 측근인 에스판디아르 라힘 마샤이 전 비서실장을 대선 후보에서 탈락시킨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소심하고도 정당한 복수'의 결과라는 음모론적인 주장도 있다.

그러나 하메네이와 아마디네자드 사이의 불편한 관계는 제쳐두더라도 최고지도자와 로우하니 당선인이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은 약간 떨어진다.

실제 로우하니는 최고국가안보위원회에서 하메네이의 대리인을 역임했을 정도로 최고지도자가 신임하는 인물로 보수 성직자, 군부와도 원만한 관계라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다른 일각에서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로우하니 후보 사이에 모종의 권력 분배 협상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로우하니 당선인의 승리를 가져온 중도파와 개혁파의 연대는 이란 정치사에 획을 그은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메네이를 주축으로 한 보수파와 라프산자니의 중도파, 하메네이의 보수파와 아마디네자드의 신보수파가 연대를 이룬 적은 있어도 중도파와 개혁파의 연대로 정권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로우하니 후보의 당선은 변화를 갈망하는 이란 국민의 열망이 중도개혁 연대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나타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란 로우하니 극단주의에 대한 온건의 승리"

 (연합뉴스 2013/06/16 04:18)

 

하산 로우하니 이란 대통령 당선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야권지도자 무사비 모두 선거결과 환영

 

 하산 로우하니 이란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승리가 "극단주의에 대한 온건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15일(현지시간) 선거에서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지혜와 성숙함이 승리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우하니 당선인은 "새로운 기회가 생겨났다"며 "열린 대화와 민주주의를 주창하는 국가들은 이란의 권리에 대한 인식과 존중을 바탕으로 이란인들에게 발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한다면 "적절한 응답을 들을 것"이라고 로우하니 당선인은 덧붙였다.

이란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이번 선거 결과를 환영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로우하니 당선인이 "온 나라의 대통령"이라며 국민이 "그(로우하니)와 정부에 있는 그의 동료들을 돕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메네이는 이번 선거 결과가 "진전된 정치적 성숙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야권 지도자 미르 후세인 무사비의 측근인 아데시르 아미르 아르조만드는 이란 내부에서 생겨난 민주화 움직임의 요구를 로우하니 당선인 측에서 받아들인 점이 승리의 한 요인이었다는 의견을 보였다.

아르조만드는 로우하니 당선인을 "개혁주의자라기보다는 중도 쪽"이라고 평했고, 핵 문제에 대해서는 당선인이 "국제 사회와 해결책을 찾으려고 건설적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