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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Why] 사람은 없는데 군홧발 소리만… 일본 총리도 등 돌린 '귀신 공관' (조선일보 2013.06.08 03:02)

[Why] 사람은 없는데 군홧발 소리만… 일본 총리도 등 돌린 '귀신 공관'

日 총리 공관의 유령 怪談… 그 뿌리 깊은 역사

아베가 입주 안하면서 화제…유령 때문이라는 소문 파다 …1994년 하타 총리의 부인 "知人이 군복 입은 유령 봐

두려움에 떨었던 前총리들…사토, 승려 데려다 예불 …나카소네, 꾸준히 심야 기도 …고이즈미, 액땜 행사 열어

군국주의 시절 세워진 공관…당시 입주했던 총리 3명 쿠데타·테러에 피살 이후 32년간 빈집으로…

새 공관 지었지만 怪談 여전…2003년 철거, 2005년 완공 입주한 총리 7명 중 6명1년 남짓 일하고 옷 벗어

 


	일본 총리 공관 전경.
일본 총리 공관 전경. 앞 건물이 총리 숙소로 쓰이는 공저(公邸)고, 뒤에 있는 현대식 건물이 집무실인 관저(官邸)다.

 

일본 총리 공관을 둘러싼 유령 괴담(怪談)이 최근 화제가 됐다. 아베 총리가 공관에 입주하지 않는 것은 유령 때문이란 소문이다. 일본 정부는 "아는 바 없다"는 공식 답변을 내놓았지만, 일본에서 총리 공관의 유령 괴담은 역사가 깊다.

일본 총리 공관은 집무실인 관저(官邸)와 숙소인 공저(公邸)로 구분되는데, 괴담은 대개 총리가 심야에 머무는 옛 공저(1929~2003년)를 무대로 전개됐다. "심야에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군도(軍刀)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은 예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유령을 보았다"는 증언이 처음 나온 것은 1994년 일이다. 하타 당시 총리의 부인 야스코씨는 산케이신문 대담에서 말했다. "지인에게 부탁해 '액막이'를 했는데, 그 사람 말이 '(공저 정원에) 군복을 입은 사람이 많다'는 거예요." 그는 공저를 "공포의 저택"이라고 표현했다. 두 번째 목격담은 총리 본인에게서 나왔다. 2001년 주니치(中日)신문은 모리 당시 총리가 겪은 일을 이렇게 전했다. "손잡이가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누구냐' 하고 호통을 치자, 복도를 쿵쿵대면서 도망가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여니 아무도 없었다. 경비원 4명도 그날 밤 '군홧발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했다. 며칠 뒤 또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곤방와(밤 인사). 또 오셨나요' 하고 점잖게 말했는데 역시 소리가 사라졌다."


	일본 총리 공관 괴담사 표

 

 

 

 

 

 

 

 

 

 

 

 

 

 

 

 

 

 

 

 

 

 

 

 

 

 

 

예로부터 일본 총리에게 공저 입주(入住)는 즐거운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1968년 비어 있던 공저에 32년 만에 입주한 사토 총리는 이사하면서 승려를 데려다 법요를 열었다. 부인이 "공저에 들어가면 관에 실려 나온다는데…"란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1806일 동안 공저에서 생활한 나카소네 총리는 불단 앞에서 심야 기도를 올리는 일을 반복했고, 263일 동안 거주한 호소카와 총리는 유령이 나오지 않는다는 방에서만 잠을 청했다고 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모리 총리의 경험담을 듣고 웃어넘겼지만, 이사 직전에 신사(神社)에 부탁해 '액막이'를 했다. 2000년 오부치 총리는 정성이 부족했는지 공저에서 쓰러져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괴담의 무대인 옛 공저가 세워진 것은 일본이 군국주의로 달려가던 1929년이었다. 그곳에 살던 총리들은 군부 테러의 공포에 시달리다가 대부분 제명을 채우지 못했다.

새 공관의 첫 총리는 군부에 당한 스트레스 때문에 협심증으로 사망했고, 2대 총리는 우익 행동대원의 총에 맞아 앓다가 죽었다. 4대 총리는 공저 응접실에서 쿠데타군의 총을 맞고 절명했고, 5대 총리는 퇴임 후 역시 쿠데타군에게 피살됐다. 1936년 6대 총리는 매제(妹弟)가 쿠데타군에 대신 살해당하는 비운을 겪었다. 이때 난입한 쿠데타 주모자는 2명이 자살하고 18명이 사형당했다. 이후 32년 동안 공저는 빈집으로 남았다.

공저가 낡은 탓에 거주자의 심신을 약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공저의 바퀴벌레가 4~5㎝에 달했다."(사토 총리 부인) "목욕통에 검은 침전물이 쌓여 있었다."(가이후 총리) "날씨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내부가 어둡고, 부엌의 가스 거치대는 65년 전 것이어서 충격을 받았다."(호소카와 총리 부인) "배수관에서 두 사람 분량 머리카락이 나왔다."(하타 총리 부인) "쥐도 살고, 뱀도 산다."(모리 총리) 일본 정부는 공저가 사적 공간이란 이유로 관리를 총리 개인에게 맡긴다.

"유령이 나온다"는 옛 공저 건물은 2003년 철거됐다. 2005년 새 공저 건물이 생겼지만, 괴담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새 공저에 입주한 총리는 7명. 첫 주인 고이즈미 총리를 제외한 총리 6명이 1년 안팎의 단명 총리로 끝났다. 2006년 2대 주인을 경험한 아베 총리는 당시 소화기 계통 질병 때문에 고생하다가 366일 만에 총리직을 내던진 트라우마가 있다.

 

 

[Why][김두규 교수의 國運風水(국운풍수)] 七龍爭珠 형국의 도쿄…日왕궁 자리는 여의주, 총리공관은 귀신이 드나드는 터

 (조선일보  2013.06.15 03:02)

 

"사람은 집으로 인해 입신하고, 집은 사람으로 인해 존재하니, 사람과 집이 서로 도우면 천지를 감동시킨다('황제택경')." 풍수가 말하는 집의 존재론적 이유이다. 아베 총리 공관에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풍수적으로 아베 총리 공관은 어떠한가? 도쿄는 서쪽에서 동쪽 바닷가로 일곱 용(七龍)이 뻗어가면서 여의주를 다투는 이른바 칠룡쟁주(七龍爭珠) 형국이다. 북쪽의 야타가와(谷田川)에서 남쪽의 노미가와(呑川) 사이에 강 여러 개가 흐르고 그 사이마다 우에노다이(上野台), 요도바시다이(淀橋台) 등 긴 언덕(台) 일곱 개가 이어진다. 바로 일곱 용이다.

일본의 지질학자들은 이렇게 긴 언덕을 후지산(富士山)에서 흘러온 화산재가 오랜 세월에 걸쳐 쌓인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풍수학인의 눈에는 후지산에서 흘러온 지기가 뭉친 결과물로 보인다. 일곱 용 가운데 중심에 있으면서 동시에 가장 왕성한 기운을 갖는 용, 즉 주룡(主龍)이 요도바시다이(淀橋台)이며, 이 주룡이 끝나는 지점에 지금 일왕이 머무는 '고쿄(皇居)'가 자리한다. 여의주에 해당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도쿄 총리공관과 칠룡쟁주

도쿄의 주맥인 요도바시다이는 행정구역상 지요다(千代田)구라고 한다. 이곳에 국회의사당, 정부 주요 부처와 총리 공관 등이 자리하여 주맥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문제는 총리 공관이다. 주맥 위에 자리하고 있다는데 왜 문제가 되는가? 왜 끊임없이 유령출몰설이 나오며, 급기야는 총리가 입주를 꺼린다는 소문까지 도는가? 두 가지 문제이다.

첫째는 일왕이 머무는 고쿄를 기준으로 총리 공관은 귀문(鬼門)방에 자리한다. 귀문방이란 귀신이 드나드는 북동쪽과 남서쪽을 말하는데 일본 음양도(陰陽道: 풍수·천문·역법)에서 매우 꺼린다. 북동쪽을 바깥 귀문, 남서쪽을 안 귀문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건물이 들어서면 죽음과 인연을 맺는다.

귀신이 드나들지 못하게 하기 위한 기제가 진압풍수이다. 도쿠가와(德川) 막부 초기 에도(江戶: 지금의 도쿄)에 터를 닦을 때 북동쪽 귀문방에 간에이지(寬永寺), 남서쪽에 조조지(增上寺)라는 절을 세워 마찬가지로 귀신의 진입을 막았다. 총리 공관 역시 고쿄(皇居)의 남서쪽 귀문방에 자리한다. 귀문방에 터를 잡는다고 모두 흉한가? 그렇지는 않다. 귀문방에 있어도 입지가 평탄하고, 대지 모양이 원만하고, 그 위에 들어서는 건물 모양이 단정하면 문제가 없다.

총리 공관의 입지가 문제가 되는 두 번째 이유는 무엇인가? 총리 공관은 도쿄의 주맥 요도바시다이 남서쪽 가파른 곳에 자리한다. 도쿄 지명에 "사카(坂)"라는 지명이 자주 등장한다. 비탈길, 고갯길이라는 의미이다. 총리 공관은 북동쪽으로 구미사카(茱萸坂)와 서쪽의 산노자카(山王坂)라는 두 비탈 사이에 있다. 대개 이와 같은 곳은 신들의 거처로 적절하다. 근처에 산노히에(山王日枝)라는 신사가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아베 총리가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공관 입주를 꺼리는 것일까? 아베(安倍) 가계는 역사적으로 그 근원이 7~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명문가다. 그 가운데 아베노세이메이(安倍晴明: 921~1005)라는 불세출의 음양사(陰陽師)가 있었다. '귀신 잡는 데' 그 누구도 그를 능가하지 못했다.

1871년 음양도가 폐지될 때까지 아베 가문은 음양술에 관한 한 독점적 권력을 행사하였다. 그러한 DNA가 흐르는 아베 총리가 하찮은 귀신이 두려워 입주를 지연시킬까? 이미 소개한 그의 선영과 고택의 강한 기운만으로도 능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먼데, 마음이 급한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