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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법

클리블랜드 미스터리…어떻게 10년간 전혀 몰랐을까 (서울신문 2013-05-08)

클리블랜드 미스터리…어떻게 10년간 전혀 몰랐을까

경찰, 2004년 다른 혐의로 용의자집 방문했다 되돌아가 이웃주민들 경찰에 신고도…英메일 “스톡홀름 신드롬 가능성”

 

‘세 여성이 갇혀 지내는 10년간 어떻게 아무도 몰랐을까.’

지난 6일밤 미국 사회를 충격 속에 몰아넣은 ‘클리블랜드 사건’은 범행의 엽기성과 함께 10년간 누구도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으로 인해 더욱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경찰이 납치된지 10년만에 구조된 어맨다 베리(26)와 지나 디지저스(23), 미셸 나이트(32)가 감금됐던 주택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의 부실 수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처음에는 “누구도 피해자들을 지난 세월 동안 목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의 잇단 제보로 부실 수사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앞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경찰은 클리블랜드 중심가 남쪽의 한 가옥에서 2002∼2004년 사이 실종됐던 여성 3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 지나 디지저스(23), 어맨다 베리(27), 미셸 나이트(32)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건강검진을 받고 가족과 재회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문제의 가옥의 소유주인 아리엘 카스트로(52)를 포함해 세 명의 형제를 체포했다.

피해자들이 갇혀있던 가옥은 낡은 판자촌 동네에 자리하고 있다.

당국은 피해자들이 성적으로 학대를 당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자 중 베리는 6살짜리 딸을 감금 기간 낳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현장으로 몰려든 사람들은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누구도 이런 범죄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것에 경악했다.

수사당국은 범죄현장 보존을 위해 이들이 발견된 가옥 주변을 테이프로 두르고 차단벽을 설치해 봉쇄했다.

FBI 특별요원 스티브 앤서니는 “악몽은 끝났다. 이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치안당국 책임자 마틴 플래스트는 경찰이 지금껏 시모어 애비뉴의 문제의 가옥에서 어떤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경찰서의 에드 톰바 부서장은 그 가옥에서 지난 10년간 정확하게 무슨 일어났는지는 피해 여성들과의 면담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감내해야하는 정신적인 충격을 고려해 면담은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들이 그곳에서 정확하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인터뷰를 통해 밝혀주길 바란다. 피해여성들은 용의자들과 지낸 유일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애초 7일 언론 브리핑에서는 피해자들이 실종된 이후 지금껏 이들이 감금됐던 가옥을 대상으로 한 어떠한 범죄 신고나 화재 신고 전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반박하는 주민 증언이 이어지자 지난 15년간 두 차례 그 집을 수사관들이 찾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이번 실종 사건과는 무관한 방문이었다고 밝혀, 주민들의 증언과 배치된다.

문제의 가옥으로부터 세번 째 떨어진 집에 살고 있는 엘시 신트론(55)은 지난해 자신의 손녀가 그 가옥 뒷마당에서 한 발가벗은 여성이 기어다니고 있는 것을 봤다고 밝혔다. 여성은 다시 가옥 안으로 들어갔지만 손녀는 자신이 본 것을 경찰에 신고했다.

신트론은 그러나 당시 경찰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 루고는 문제의 가옥의 문을 누군가 쿵쿵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루고는 2011년 11월 수사관들이 그 가옥을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렸지만 응답이 없자 집 주변을 한번 돌아보더니 현장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 집으로부터 두 집 아래 살고 있는 후안 페리즈는 수년 전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가 그 집의 지하실에서 터져나오는 비명소리를 들었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웃들은 또한 용의자 카스트로가 가끔씩 어린 여자아이를 데리고 동네 놀이터에 나온 것을 목격했다.

신트론은 그 여자아이가 집 다락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것도 봤다고 밝혔다.

경찰이 카스트로의 집을 찾았다고 밝힌 것은 2000년과 2004년이다.

피해자들이 실종되기 전인 2000년에는 카스트로가 거리에서 싸움이 붙어 그의 집을 방문했다.

2004년에는 통학버스 운전사였던 카스트로가 버스 안에 한 아이를 방치해놓았다는 신고가 들어와 수사관들이 그의 집을 찾아갔다. 실종 여성들이 이 집에 감금돼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이다.

경찰은 그러나 당시 현관 문을 두드렸는데 응답이 없었으며, 이후 카스트로를 심문한 결과 그에게 범죄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경찰이 그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경찰은 최근까지도 몇달에 한번씩 실종 여성들에 대한 제보를 받아왔으며, 그간 베리의 시체를 찾기 위해 땅을 두번이나 파기도 했다.

피해 여성들은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후 가족과 재회했다.

이들은 진찰한 클리블랜드 메트로헬스 병원의 제랄드 맬로니 의사는 “그들이 겪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건강상태는 괜찮았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경우가 그렇듯, 이는 끝이 아니다.(앞으로 계속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기간 감금생활을 한 피해자들에게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롬’(인질극 때 인질들이 그들을 풀어주려는 군이나 경찰보다 인질범에게 동조하는 심리상태)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006년 오스트리아의 나타샤 캄푸시 납치사례를 거론하며 일부 피해자들이 납치범을 동정하는 징후를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10살 때인 1998년 등굣길에 유괴된 캄푸시는 슈트라스호프의 한 가옥 지하실에 8년간 갇혀 지내다가 극적으로 탈출했으나 나중에 납치범을 “불쌍한 영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었다.


 

’10년간 납치’ 세여성 구조한 이웃주민 영웅 떠올라

 (서울신문 2013-05-08)

‘솔직·발칙’ 발언들 화제…유튜브에 패러디물까지 등장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세 여성이 납치돼 10년가량 갇혀 지낸 충격적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들을 최초 발견해 신고한 이웃 주민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클리블랜드 시내 한 식당에서 접시닦이로 일하는 찰스 램지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그 영웅담 못지않게 특유의 쾌활함과 ‘털털한’ 언변에 누리꾼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NBC와 CNN 등 현지 언론들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램지는 7일 지역방송인 WEWS-TV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를 발견한 순간을 언급하며 “작고 예쁜 백인 소녀가 흑인 남자의 품으로 뛰어든 순간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음을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바로 이 대목에서 누리꾼들은 박장대소했다.

유명 코미디언 패튼 오스월트는 “친애하는 램지에게: 나는 작고 예쁜 백인 소녀는 아니지만 당신의 검은 팔에 당장에라도 안기고 싶어요 #영웅”이라고 트윗했다.

이어 납치 용의자인 아리엘 카스트로(52)에 대해서는 “한번 쳐다봤다가도 별것 없어 이내 고개를 돌려버릴 만큼 그저 그런 인간”이라며 “그런 놈은 남자 구실을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소리쳤다.

이토록 거침없는 그의 발언들은 연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을 장식하고 있다. 첫 인터뷰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그의 911 신고 녹취록까지 인터넷에 올라왔을 정도다.

트위터는 ‘해시태그 척램지’(#chuckramsey)로 뒤덮였고 유튜브에는 이를 패러디한 노래파일과 영상물까지 등장했다.

페이스북에는 ‘찰스 램지-오하이오 히어로’라는 팬 페이지가 개설됐고 여배우 미아 패로우 등 유명인들의 팬 선언이 잇따랐다.

이 밖에도 램지는 인터뷰 내내 흥분해 온갖 비속어를 쏟아냈지만 누리꾼들은 오히려 그런 꾸미지 않은 모습에 더욱 열광했다는 후문이다.

’램지 열기’의 최대 수혜자는 패스트푸드 전문점인 맥도널드가 될 듯하다.

램지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집에서 혼자 맥도널드 햄버거인 ‘빅 맥’을먹던 중에 여성의 비명을 들었으며, 뛰쳐나가는 순간에도 햄버거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는 등 햄버거의 제품명을 연거푸 반복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맥도널드는 “찰스 램지에 찬사를, 우리 또 연락해요”라는 의미심장한 트윗으로 화답했다.

 

 

클리블랜드 용의자 아들 “아버지 집은 접근금지 구역”

 (서울신문 2013-05-08)

주전 실종여성에 대해 대화…”엄청난 충격…아버지 감옥서 썩어야”

 

“경찰이 실종된 어맨다 베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아버지)

”베리는 죽었을 거에요. 오래전에 실종됐잖아요.”(아들)

”진짜?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아버지)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발생한 엽기적인 감금사건의 용의자 아리엘 카스트로(52)가 2주 전께 아들 앤서니(31)와 나눈 황당한 대화다.

그런데 그로부터 2주 후인 지난 6일 밤 아리엘 카스트로의 집에서는 어맨다 베리를 포함해 2002~2004년 잇달아 실종된 세 여성이 발견, 구출됐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아리엘 카스트로를 포함해 그의 두 형제를 체포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대화를 나눌 당시 아버지의 집 지하실에는 베리가 감금돼 있었다.

이 엽기적인 감금사건의 용의자 아리엘 카스트로의 아들 앤서니는 8일 데일리메일 인터넷판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폭력성과 그간 아버지가 보인 수상한 행적에 대해 밝혔다.

앤서니는 “아버지가 납치범이 맞다면 그는 여생을 감옥에서 썩어야한다”면서 “피해자들이 살아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집은 언제나 잠겨 있었다”며 “특히 지하실과 다락, 차고는 절대 누구도 접근해서는 안됐다”고 밝혔다.

데일리메일은 피해자들이 감금됐던 집에서 경험한 ‘공포’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며, 수사당국에 따르면 피해자들을 제어하기 위한 쇠사슬과 테이프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여성들은 그간 수차례 임신을 했지만 폭력과 영양실조 등으로 인해 유산의 고통에 시달렸다.

오하이오에 살고 있는 은행원인 앤서니는 “아버지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사람이었다. 1993년에는 뇌수술 후 회복 중인 어머니를 죽도록 때렸다”고 말했다.

수년간 남편의 학대에 시달린 앤서니의 어머니는 1996년 앤서니와 세 딸을 데리고 남편의 집을 나왔다.

앤서니는 이후 아버지와 일년에 한두번 만났을 뿐이며, 그의 집에는 거의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집에 가도 20분 이상 머문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집을 찾은 것은 2주 전으로, 그때도 집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앤서니는 “아버지가 세 여성을 납치해 지하실에 감금했을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내가 지금 엄청나게 충격받았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와 두 삼촌이 체포된 후 다른 가족과 얘기를 나눈 결과 아버지가 피해 여성들의 의지에 반해 그들을 감금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또 두 삼촌이 이번 사건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르겠으며, 세 여성이 10년 내내 아버지의 집에 갇혀 있었다고는 믿지 않는다고도 했다.

앤서니는 삼촌 중 한 명인 오닐이 여성들의 감금에 관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닐은 15년 전 동거한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두 아들을 뒀으며 지금은 혼자 살고 있다.

앤서니는 “아버지 형제들은 매우 친했다. 아버지는 매우 개인적인 사람이지만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두 삼촌”이라며 아버지 삼형제가 모두 알코올중독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피해 여성 중 한명인 베리가 감금 기간 낳은 6살짜리 여자아이 조슬린의 아버지가 용의자 셋중 한명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BC뉴스가 7일 보도했다.

클리블랜드 경찰서의 에드 톰바 부서장은 조슬린이 엄마 베리와 함께 이송된 병원에서 그림을 그리고 얼음과자를 먹는 등 행복하게 보였다고 말했다.

톰바는 “엄마가 웃자 아이도 따라 웃었다”며 베리가 그간 조슬린을 집에서 공부시켜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곧 조슬린의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누가 아버지인지를 밝혀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