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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정이 있는 삶 안타까운 이야기

소방관 아들 침착한 대응으로 이웃집 대형 화재 막아 (조선일보 2013.05.01 16:21)

소방관 아들 침착한 대응으로 이웃집 대형 화재 막아

 


	
                화재 설명하는 허남웅군
화재 설명하는 허남웅군

 

현직 소방관의 아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화재현장에 뛰어들어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냈다.

1일 오전 8시 55분쯤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영동중학교 인근 김모(71·여)씨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영동중학교에 재학중인 허남웅(16)군의 침착한 대응으로 큰 피해 없이 초기에 진화됐다.

허군은 학교서 체육 활동을 하던 중 약 50m 떨어진 김씨의 집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허군은 즉시 교실 안에 있던 휴대용 소화기 4개를 들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부엌에서 시작된 불길은 이미 벽과 지붕으로 번진 상태였다. 부엌 안에는 LPG 가스통(20KG)까지 있어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허군은 침착하게 소화기 안전밸브를 열고 불길을 향해 소화분말을 뿌렸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출동할 때까지 허군은 5분 가까이 불길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은 허군의 초기 진화 덕에 10여 분만에 화재를 완전히 진화할 수 있었다.

현장에 있던 한 소방 조사관은 “가스가 새어나와 인근 주택으로 번질 뻔했던 큰 화재를 허군 덕분에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은 이 중학생이 영동소방서 예방안전과 허창구(43) 소방위의 장남인 허남웅(16)군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허군은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불길이 벽과 지붕으로 번진 상태였지만 평소 학교와 아버지로부터 배워 둔 소화기 사용법과 화재대응 요령을 떠올리며 불을 껐다”며 “인명과 큰 재산 피해를 내지 않도록 초기에 화재를 진압해 다행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선에 의한 불로 추정되는 이 불은 가재도구 일부만 태워 11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만 냈다.

영동소방서는 허군을 화재진압 유공자로 표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