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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단독] 국정원 세종시 공무원 이메일 조사 (조선일보 2013.04.05 17:16)

[단독] 국정원 세종시 공무원 이메일 조사

 

세종시 주재 공무원들이 보안에 취약한 인터넷 메일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본지 지적에 대해, 국가정보원이 세종청사 주재 정부부처에 구두경고를 하고 ‘세종정부청사 메일 사용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세종시 주재 정부 부처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최근 이 같은 방침을 각 부처 정보화담당관실에 통보했고, 조사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올 4월 중 조사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국정원이 메일 사용 실태를 점검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정식으로 조사에 나서겠다는 것이어서 실무자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청사 주재 정부부처들은 최근 이 문제와 관련해 부처별로 내부 회의를 열고 직원들에게 “네이버, 야후, 다음 메일을 이용한 업무자료의 송수신을 금지하고, 중요자료를 무단 소통했을 경우 보안사고로 규정한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정원 국가정보보안기본지침과 부처별 정보통신보안업무 관리지침은 공무원들이 정부 공식메일이 아닌 인터넷 메일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국정원 조사결과 문제가 발견될 경우, 인사징계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번 조사에서 개개인에 대한 규정위반을 들춰내기보다 공무원들의 메일 사용시스템 개선에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정원 관계자는 “정부 업무효율을 개선하자는 내용이 국정과제에 있고, 국정원도 보안 기능이 있는 모바일 기기를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세종청사 /조선일보DB
세종청사 현장의 공무원들은 조사방침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무원들은 서울 출장을 갈 경우 기차나 차량 안에 있을 때는 업무에 필요한 자료를 세종청사에 있는 동료에게 받거나 보내기가 힘들고, 행정안전부가 서울 출장때 이용하라고 만든 광화문 소재 스마트워크센터는 촉박한 일정 탓에 이용이 힘들어 밖에서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대안부터 만들어달라는 의견이 많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국정원이 기계적인 규정 위반만 문제삼을 경우, 일을 열심히 한 직원들만 불이익을 본다”며 “여기(세종청사) 일이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해서 개선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킹에 약한 일반 메일로 대외비 문서 보내는 공무원들

 (조선일보 2013.03.13 03:07)

세종시 공무원들 서울 출장때정부 내부 프로그램 접속 안해
공무원 절반이 규정위반‐ 稅制·재원 등 해킹 위험
서울청사 마련된 보안센터엔 "일정 촉박, 바쁘다" 이유 안가
실무자들 "스마트폰 등서도 보안접속 가능하게 해야"

 

세종청사 이전으로 서울 출장이 잦아진 공무원들이 청사 밖에서 보안에 취약한 개인 웹메일과 채팅 프로그램에 의존해 정부 업무를 처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 부처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 보고에 담긴 중요 경제 정책 보고나 새 정부 장관들이 내놓을 정책 현안에 대한 검토 자료가 보안이 취약한 네이버나 다음 같은 웹메일로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실무자들이 새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와 공약 이행용 재원 확보 방안, 세수 확대를 위한 각종 제도 개선 방안과 경제 민주화 방안들에 대한 자료를 웹메일로 교환하면서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세종청사 공무원 중 서울 출장자의 절반 이상은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위는 공무원이 업무를 처리할 때 공식 부처 이메일을 사용하도록 한 국가정보원의 '보안업무 처리규정'을 어긴 것이다.

텅 빈 서울청사 스마트워크센터 -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10층에 마련된 스마트워크센터가 거의 비어 있다. 이 센터는 세종시처럼 지방에 있는 공무원이 서울에 출장올 때 사용하라고 만들어졌지만, 이용하기 불편해 공무원들이 외면하고 있다.

 

◇개인 이메일로 비공개 보고서 주고받는 세종시 공무원들

정부 부처들은 부처별로 인터넷과 독립된 내부 업무 처리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공무원들은 내부 업무 프로그램에 접속해야 공식 이메일을 보내거나 받을 수 있고, 전자결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종청사 이전으로 서울 출장이 빈번해진 공무원들이 내부 업무 프로그램에 접근하지 못해 규정을 어기고 개인 메일을 사용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내부 업무 프로그램은 원칙적으로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의 데스크톱에서만 접속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세종청사 이전으로 서울에서 업무 처리를 해야 할 상황이 늘어나자, 정부 내부 업무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센터를 서울 광화문에 100석 규모로 설치해 놓았다. 그러나 촉박한 일정으로 서울에 올라오는 공무원들은 “시설을 이용할 시간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경제 부처 관계자는 “서울에서 머무는 시간이 반나절은 돼야 스마트워크센터에 들를 여유가 있다”며 “급한 회의나 보고 준비로 시간이 촉박할 경우에는 광화문까지 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대부분의 공무원이 출장 때 웹메일로 중요한 비공개 문서를 주고받아 처리하고 있다. 한 경제 부처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나 네이트, 다음 같은 메일로 부하 직원에게 현안 문서를 보고받고 전화로 보완 사항을 알려주는 일이 관행처럼 돼 버렸다”고 말했다. 세제나 예산, 경기 부양 방안에 대한 정부 검토 자료가 네이버와 네이트 같은 포털사이트 이메일로 돌아다니고 있다는 얘기다.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웹메일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지난 2011년에는 네이트와 싸이월드 회원 3500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일이 있었고, 구글 메일도 해킹을 당한 일이 있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당시 네이버나 다음메일과 같은 웹메일의 보안 취약성을 공개 경고하기도 했다.


농식품부의 한 실무자는 “개인 메일로 비공개 문서를 주고받는 것 자체가 규정 위반이고 ‘누가 처음 걸릴지가 문제’라는 말이 있을 정도지만 현실적으로 스마트워크센터에 갈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알면서도 규정을 어기는 동료가 많다”고 말했다. 일선 경제 부처 가운데선 감사원 감사나 국정원 조사를 염두에 두고 개인 이메일 중에서 구글 이메일(G메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G메일은 서버가 해외에 있어서 추적이 힘들다는 소문이 돌아서라고 한다.

신호중 기획재정부 정보화담당관은 “보안을 요하는 문서를 개인 메일로 주고받을 경우 문서가 이미 공개됐거나, 중요도가 떨어지면 구두경고에 그칠 수도 있지만 문서 공개로 나타날 피해가 크면, 행정안전부의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보안 규정에 따르면 일단 공무원들의 개인 메일 이용이 적발되면 해당 정부 부처는 차관급 주재로 징벌위원회를 열어 주고받은 문서가 담은 정보의 중요성과 영향도에 따라 해당자의 징계 수위를 판단한다.

세종청사의 실무자급 공무원들은 “멀쩡한 사람들 범법자 만들지 말고 외부에서도 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도 정부 내 업무 처리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경제 부처의 한 간부는 “더욱 엄격한 보안 의식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지만, 진정한 모바일 업무 환경을 만들려면 행정안전부가 세종시 공무원들의 업무 환경을 바꾸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