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다 팔렸어요?" 재테크까지 완판 열풍 (조선일보 2013.02.28 05:59)

"벌써 다 팔렸어요?" 재테크까지 완판 열풍

만기 짧지만 수익 짭짤… 증권사 年 4% 금리인 RP 매번 발행할 때마다 매진
위안화 표시 채권인 딤섬CD 절세효과에 환차익도 가능… 세금 없는 주택채권도 인기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재테크 히트 상품'은 있다. 최근 증권사 상품 중에 '완판 상품'이 간혹 등장하고 있다. '완판'이란 완전히 판매된다는 뜻.

대체로 만기는 짧지만 이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상품들이다.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 채권과 비과세 채권도 여전히 인기다. 국내 증권사의 한 PB(프라이빗뱅커)는 "금리가 워낙 낮은 상황이라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고객들이 많아진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판 RP(환매조건부채권) 매진 행렬

증권사들은 최근 연 4%대 금리를 주는 환매조건부채권(RP)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 초반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금리가 꽤 괜찮은 셈이다. RP란 증권사가 약속한 기간이 지나면 확정 금리만큼 이자를 지급하고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가리킨다.

특판 RP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KDB대우증권은 매주 월요일마다 200억원 규모의 RP를 판매하고 있다. 총 8회차까지 발행했는데 매번 물량이 다 소진되면서 지금까지 1600억원어치가 팔렸다. 현대증권은 지난 13일 연 4%짜리 특판 RP를 200억원 규모로 선보였는데 해당 물량이 조기에 다 팔리자 긴급히 물량을 늘렸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총 1000억원을 200억원씩 나눠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특판 RP가 조기 마감됨에 따라 남은 800억원을 한 번에 팔기로 결정했다"며 "현재까지 620억원어치가 더 판매됐고 180억원 정도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6개월에 연 4%의 금리를 주는 RP를 총 3000억원 규모로 판매 중이다.

증권사의 특판 RP를 아무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증권은 신규 고객이거나 잔액 100만원 미만 휴면계좌를 소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한다. 1인당 가입 한도는 3억원. KDB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신규 고객에게만 1000만~1억원까지 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 확보 차원에서 손해를 볼 것을 감수하고 파는 상품이다 보니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차익 노린 상품 인기

환차익을 노리는 채권도 최근 인기가 오르고 있다. 해외 채권에 투자할 때에는 매매 과정에서 환전을 통해 그 나라 통화에 투자하는 효과를 함께 낼 수 있는데, 환차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인기를 끈 상품은 딤섬본드(기업들이 위안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홍콩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의 일종인 딤섬 CD(양도성예금증서). 중국 은행들이 홍콩에서 발행한 채권으로 기대수익률은 약 4% 정도며 만기는 보통 12개월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연간 2000만원 초과로 낮아지면서 절세상품으로 뜨고 있다"며 "위안화 절상에 따른 추가수익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약 100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달러화 표시 해외 채권도 꾸준한 인기몰이 중이다. 롯데쇼핑이 발행한 미 달러화 채권은 작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총 112억원어치가 판매됐고, 우리은행이 미 달러화로 발행한 하이브리드채권(은행이 자본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은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126억원어치가 팔렸다.

◇절세 매력 있어야 팔린다

표면 금리가 0%여서 세금이 없는 국민주택채권도 눈길을 끈다. 국민주택채권은 이자를 못 받는 대신 싼값에 채권을 사서 일정 기간 후 매각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민주택채권에 대한 양도 차익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초부터 국민주택 2종 및 3종 채권을 총 100억원 한도로 판매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민주택채권은 약 99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몇 천만원 단위의 자투리 상품만 소량 남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