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엘바이오 일탈행위로 바이오업계 긴장…황우석 트라우마 재현될까 노심초사
알앤엘바이오 연구소에서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줄기세포(잠깐용어 참조) 치료제 기업인 알앤엘바이오가 일본, 중국에서 진행한 해외 원정 시술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법을 피해 5년간 편법으로 원정 시술을 하는 동안 제대로 규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건당국 책임론도 제기된다.
알앤엘바이오는 5년 전부터 해외에서 자가성체줄기세포(잠깐용어 참조) 이식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알선해왔다. 현재까지 8000명의 환자가 해외에서 2만8000회에 걸쳐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 줄기세포 시술 목적은 피부미용, 천식, 뇌졸중, 심장질환 등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얘기가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업계에서 논란이 됐다.
최근 마이니치신문이 “매월 한국인 500명가량이 일본에서 줄기세포 시술을 받고 있는데, 한국의 벤처회사(알앤엘바이오)가 환자 1인당 1000만~3000만원을 받고 줄기세포를 시술할 외국 병원을 물색해준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보건복지부는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줄기세포 배양 의약품을 해외 의료기관을 통해 시술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알앤엘바이오 측은 “일본 내 시술은 합법인데 정부가 마치 불법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5년 전부터 일본·중국 원정 치료 알선
알앤엘바이오의 해외 원정 치료 알선은 5년 전 시작됐다.
한국 환자가 일본으로 가는 이유는 줄기세포에 관한 국내외 법에 차이가 있어서다. 국내에서는 줄기세포 추출은 가능하지만 배양과 시술은 금지돼 있다. 반면 일본과 중국, 미국 일부 주에서 의사와 환자의 동의 아래 줄기세포 시술이 가능하다. 알앤엘바이오는 국가별 규제 차이를 이용해 국내에서 환자의 줄기세포를 추출한 후 시술이 허용된 중국이나 일본 등에서 시술을 받도록 권장해 왔다.
국회와 보건당국은 이를 편법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10년 11월 국회에서는 배양한 줄기세포를 환자가 직접 해외에 들고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그러자 알앤엘바이오는 줄기세포 배양센터를 일본과 중국으로 옮겼다. 치료를 맡은 의사가 줄기세포를 알앤엘바이오에 요청하면 현지 센터에서 해당 병원에 보내는 방식으로 유통 경로를 바꿔 관련 법안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2011년 1월 보건복지부는 알앤엘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했다. 사유는 줄기세포 무허가 제조 혐의(약사법 위반)와 불법 환자 유인·알선 행위(의료법 위반)다. 양정석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 사무관은 “줄기세포를 배양(제조)하려면 임상 3상까지 거쳐야 하는데 알앤엘바이오는 이런 단계를 거치지 않고 제조했다. 배양된 줄기세포가 공항에서 암암리에 유통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시한부 기소 중지 처분을 내렸다. 최근 들어 줄기세포 과잉규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데다 국회에서도 규제 완화와 관련된 입법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줄기세포 관련 법규가 미비해 5년 동안 같은 편법이 행해지고 있어도 법으로 규제하기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내 정식 생산업체 3곳뿐
이처럼 국내에서 불법으로 지정된 시술이 오랫동안 해외에서 버젓이 이뤄지자 국내 줄기세포 업체들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2005년 일어난 황우석 박사의 가짜 논문 사태 이후 줄기세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태다. 이런 때 자칫 알앤엘바이오의 허가 나지 않은 시술이 부작용을 일으킬 경우 줄기세포 업계 전체의 물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제 생산업체 10여곳 중 3개 업체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줄기세포 치료제 허가를 받았다. 파미셀의 급성 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AMI’, 메디포스트의 관절염과 무릎연골 손상 치료제 ‘카티스템’, 안트로젠의 크론병 치료제 ‘큐피스템’이다. 이들 업체는 10년 가까이 걸리는 임상 절차를 마쳐 식약청으로부터 정식 판매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알앤엘바이오의 경우 아직 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은 줄기세포 치료제가 없다. 다만 버거씨병 치료제와 퇴행성관절염 치료제가 임상 2상까지, 척수손상 치료제는 임상 1상까지 마친 상태다. 임상 3상까지 마친 후 의약품으로 허가받기 위해서는 최소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업계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행여나 있을 부작용을 막기 위함인데 알앤엘바이오는 규제를 피해 5년 이상 원정 시술을 진행해오면서 줄기세포 업계 전반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정 완화해야 경쟁력 산다” 주장도
한쪽에서는 국내 줄기세포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법 규정을 국제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배양된 줄기세포를 의약품으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 미국 텍사스주처럼 의료기술 행위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럴 경우 10년 가까이 걸리는 임상시험 없이 의사의 소견하에 줄기세포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줄기세포를 의약품으로 규정한 반면 텍사스주에서는 FDA 승인 없이 의사 판단하에 배양된 자가성체줄기세포 치료를 허용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일본이나 중국 역시 의사 책임 아래 줄기세포 시술을 허용한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다.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양승조 의원이 발의한 ‘줄기세포 등의 관리 및 이식에 관한 법률안’에는 줄기세포 이식을 일본이나 중국같이 의약품이 아닌 의료 행위로 규정토록 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척 사항은 없다.
알앤엘바이오는 절충안을 제시한다. 현재처럼 배양된 줄기세포를 의약품 규정에 포함시키되 임상시험을 간소화하자고 요구한다. 알앤엘바이오 측은 “임상 3상까지 하려면 10년 이상이 걸리고 희귀병 환자들이 손을 써볼 방도가 없다. 임상시험 기준을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아직까지 부작용이 보고된 바는 없지만 혹시나 있을 부작용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줄기세포 업체 대표는 “희귀병 환자를 위한다면 기존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를 변형하면 된다. 희귀 난치성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해서 최소한의 안정성만 확인됐을 때 조건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식이다. 알앤엘바이오가 응급환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임상시험 없이 치료에 나서고 돈을 받는 건 도의에 어긋난 행위”라고 주장했다. 서해영 한국줄기세포학회장은 “국내에서도 일부 병원에서 줄기세포 시술이 남용돼 우려의 목소리가 큰 만큼 관련 규제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잇따른 악재에 주가도 하락
위장거래·공시번복으로 사면초가
알앤엘바이오 해외 진료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며 알앤엘바이오 주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알앤엘바이오는 2년 전부터 기업탐방을 아예 안 받기로 유명하다. 종목 분석이 전혀 안 되지만, 워낙 이슈가 많아 투자자에게 관심 종목”이라고 전했다.
알앤엘바이오의 주가는 12월 14일 3870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1월 16일 기준 2800원대로 떨어졌다. 현재 알앤엘바이오는 해외 원정 치료 외에도 위장 거래, 대규모 공급계약 해지 등의 악재가 겹친 상황. 지난해 말 주식시장 폐장 후 107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계열사인 알앤엘삼미는 공시 번복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상태다. 최근 검찰은 알앤엘바이오가 해외직접투자 신고를 허위로 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앤엘바이오가 미국에 설립한 회사인 셀텍스사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것처럼 위장해 주가를 끌어올린 후 이를 다시 돌려받는 수법으로 거래했다는 혐의다.
라정찬 회장의 주식 매도 타이밍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라정찬 회장은 12월 7일과 8일 알앤엘바이오 주식 200만주를 주당 2535억원에 장내매도했다. 이 무렵 알앤엘바이오는 뇌성마비 소아환자에게 성체줄기세포를 시술해 효과를 확인했고 이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는 내용을 근거로 주가가 오른 터라 논란이 일었다
알앤엘바이오 관계자는 “당시 개인적인 사유로 매도한 거라 이유를 정확히 밝힐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잠깐용어 *줄기세포
조직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미분화세포. 아직 운명이 결정되지 않은 세포이기 때문에 적절한 조건을 맞춰주면 다양한 신체 조직 세포로 분화할 수 있음.
잠깐용어 *성체줄기세포
신체의 성숙한 기관과 조직 내에 존재하는 세포로 골수, 제대혈, 지방조직에서 얻을 수 있다.
잠깐용어 *자가성체줄기세포 이식
환자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배양을 거친 후에 다시 환자 몸속에 주입하는 것. 공식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부작용은 없다.
줄기세포 논문조작 논란에 바이오업계 걱정이 태산…공들인 상용화 물거품 될까
(매일경제 2012.07.27 09:35:10)
서울대병원 심혈관 줄기세포 연구센터에서 영하 200도 이하에서 보관 중인 줄기세포를 꺼내고 있는 연구원.
지난 5월 초만 해도 줄기세포에 대한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 사례 하나. 1998년 교통사고를 당한 박 모 씨(당시 33세)는 목 부위 척수(중추신경의 일부)손상으로 하반신 감각을 잃었다. 상반신도 감각이 없는 상태로, 팔을 조금씩 움직일 뿐 냄새도 제대로 맡을 수 없는 사지마비 환자였다. 박 씨는 재활 치료나 중국에서의 침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그러다 2006년 10월 전상용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로부터 자신의 줄기세포를 척수손상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놀랍게도 박 씨는 수술 1주일 뒤 치약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2007년부터 상반신 감각이 돌아왔고 팔 전체에 힘이 생겨 두 팔을 위로 뻗을 수도 있었다. 특히 손가락 힘이 좋아져 무거운 물건을 잡을 수도 있었고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음식도 먹게 됐다. 전상용 교수팀은 박 씨의 사례처럼 줄기세포 이식으로 척수손상 부분의 상처를 없애고 부작용 없이 운동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입증해냈다.
줄기세포 낭보와 비보 교차
이런 낭보를 무색케 한 날벼락이 떨어진 건 불과 한 달도 채 안 돼서다. 5월 말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이 터졌다. 강수경 서울대 교수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항산화 및 산화환원신호전달(ARS)’에 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사진이 중복 게재됐다는 의혹을 받았고 결국 논문 4편이 취소됐다. 이번 논문 취소 건으로 한국 줄기세포학계는 국제적으로 톡톡히 망신당했다.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국내 줄기세포 분야 최고 권위자인 강경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국제 학술지 논문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강경선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실험 사진도 같은 논문의 다른 내용에 중복 사용되는 등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현재 조사를 착수 중이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제2의 황우석 교수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이 두 소식은 한국 줄기세포산업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한두 달 새 신제품 개발(4월 9일 메디포스트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출시), 특허 취득(5월 3일 세원셀론텍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제조기술 특허), 우수 논문상 수상(6월 4일 박재우 스템스 관절재생 클리닉 원장 이 받은 바이오메드센트럴지의 최고의 임상증례상) 등 희소식이 쏟아졌다.
젊음을 돌려주고 죽은 세포를 대신해 재생할 세포를 제공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줄기세포주’라는 이름으로 일희일비 들썩일 정도다. 이런 이유로 학계뿐 아니라 경제계도 대한민국을 이끌 미래 성장동력으로 줄기세포 비즈니스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대에 걸맞게 차근차근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실제보다 과대 포장됐거나 왜곡된 것일까.
성체줄기세포 제품 개발 착착 진행
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 등 2가지로 나뉜다. 배아줄기세포는 아직 분화가 일어나지 않은 배아의 발생 과정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다. 모든 조직의 세포로 분화돼 다양한 질병 치료가 가능하다고 기대된다. 그러나 인간은 난자에서만 추출해야 해 윤리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또 주의 깊게 배양하지 않으면 금방 암세포화되고 쓸모없게 된다. 전지전능한 만큼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이른바 2세대 줄기세포 치료제라고 불리는 배아줄기세포는 활발히 연구되지만 빠른 시간 내 상용화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초점은 성체줄기세포에 맞춰져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분화가 끝난 조직이나 기관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골수나 지방에서 얻는다.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는 환자 본인 세포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가 이식된 장기나 세포를 적으로 생각해 공격하는 면역거부반응이 적다. 아직까지 임상시험에서 드러난 부작용도 없다.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 대부분이 성체줄기세포 치료제인 이유다.
성체줄기세포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3000여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10%인 300개가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임상 2~3상 이상 단계인 치료제만도 100건에 가깝다.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는 곳은 미국으로, 세계에서 상업화에 근접한 수준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치료제의 40%를 차지한다. 국내 연구 수준은 세계 5~10위권(논문 기준)으로 스페인, 벨기에, 이스라엘 등과 비슷하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 분야만 놓고 보면 한국 기업이 선두라고 봐도 좋다. 현재 7개 업체가 총 17개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파미셀의 급성심근경색 치료제인 ‘하티셀그램-AMI’를 지난해 7월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 치료제로 허가했다. 기존 심근경색 환자들은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을 받아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해주는 아스피린 등을 복용했다. 새로 개발된 줄기세포 치료제는 심근세포를 재생시키고 주변 세포 발달을 돕는다. 정부 차원에서 줄기세포 치료제의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줄기세포의 대표적인 성공제품은 메디포스트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이다. 줄기세포 기반의 이 제품은 수개월~1년에 걸쳐 무릎 연골을 재생시켜 준다. 6월부터 대형 병원급에서는 처음으로 삼성서울병원 환자 2명을 대상으로 시술에 들어간다. 메디포스트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뉴로스템’에 대해 큰 기대를 건다. 이 약은 뇌 전두엽에 끼는 이상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가 생기는 걸 막아주고, 생긴다면 이를 제거해주는 것이다. 뇌에 치태(프라그)처럼 생기는 이상 물질을 없애 신경체계 손상을 바로잡는 치료제로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다.
만능 치료제 기대는 버려야
부광약품 자회사 안트로젠의 크론성누공 치료제 ‘큐피스템’은 지난 1월 식약청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방줄기세포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로 당국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큐피스템은 환자 자신의 지방조직에서 중간엽줄기세포를 채취해 배양한 뒤 환자의 누공 상처 부위에 직접 투여하는 주사제다. 임상시험 결과, 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의 80% 이상 상처 부위가 아물었다. 가수 윤종신 씨가 앓고 있다고 알려진 크론성누공은 그동안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어 고통 받던 대표적 희귀병이었다.
알앤엘바이오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국립병원과 줄기세포 공동연구 임상 협약식을 맺어 글로벌 연구기반을 확대했다. 최근 혈관손상으로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사지를 절단할 위기에 빠진 환자들에게 자신의 지방줄기세포를 투여, 혈관을 재생하는 치료에 성공했다.
정부는 올해만 1000억원대 자금지원으로 줄기세포산업을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줄기세포, 재생의료기술 수준이 세계 상위 10위권으로 격차가 크지 않고 정부 투자가 효율적으로 뒷받침되면 세계 최상위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체줄기세포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척수마비 환자 치료 효과를 이끌어낸 전상용 교수도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는 입증됐지만 몇몇 환자에 한해 팔의 일부 힘만 좋아져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줄기세포의 유전자 조작, 주입되는 줄기세포의 최적량 확립 등은 연구과제로 남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효능이 없다면 병원 측에서 선택받지 못하므로 결국 시장에서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바이오산업 이끄는 3인방…국내 판매 허가·미국 진출 낭보
(매일경제 2012.03.19 10:51:57)
메디포스트는 세계 최초로 연골재생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
줄기세포 : 메디포스트
무릎연골 치료제 세계 최초 개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은 메디포스트다. 이 회사는 2000년, 당시 삼성서울병원 의사였던 양윤선 대표가 설립한 바이오기업이다. 양 대표는 올해 ‘꿈의 치료제’라고 불리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골재생 줄기세포 치료제인 ‘카티스템(CARTISTEM)’으로 지난 1월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은 제조와 판매에 관한 품목 허가를 내줬다.
11년간 270억원이 투입돼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하철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개발한 카티스템은 제대혈(탯줄 내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해 퇴행성 관절염과 무릎 연골 손상 부위를 치료한다.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자가 줄기세포 치료제’와 달리,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활용해 만들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이 경우 규격 제품화와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치료효과도 일관성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퇴행성 관절염에 관해 다양한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있지만 임상시험을 모두 완료하고 시판될 치료제는 카티스템이 유일하다. 이번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은 한국 줄기세포 연구가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2월 미국에서도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제1·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카티스템의 국내 판권은 동아제약이 보유하고 있다. 계약금액은 국내에서 맺어진 제약 판권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1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메디포스트는 카티스템 이외에도 3가지 줄기세포 제품을 개발 중이다. 백혈병 치료제인 ‘프로모스템’은 국내 임상 2상까지 완료했다. 프로모스템은 희귀의약품으로 분류돼 3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판매 허가를 얻을 수 있다. 미숙아의 기관지 폐 질환과 급성 호흡부전증후군 치료제는 임상 1상이 끝났거나 신청할 예정이다.
향후 메디포스트의 성장세를 이끌 제품은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 ‘뉴로스템’인 것으로 평가된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알츠하이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12월 국내 임상 1상을 끝내고 2상에 돌입한다.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은 제품이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상에서는 제품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 제품은 1상에서 안전성은 물론 효과성도 크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포스트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3억원, 32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대비 40%, 100% 뛰었다. 이노셀이나 파미셀 등 경쟁 줄기세포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나온 성과라 더욱 주목받는다.
분자진단 : 씨젠
해외 진출 속도 낸다
분자진단기업 씨젠의 영업팀은 올해 해외 출장이 잦아졌다. 지난해 411억원 매출, 11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67%, 80% 성장한 씨젠은 올해 해외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낸다. 글로벌 제약업체와의 제휴도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였던 천종윤 대표가 2000년 설립한 씨젠은 분자진단부문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병을 알아내는 진단은 크게 체내진단과 체외진단으로 나뉜다. 엑스레이나 CT 등으로 체내에 있는 질병을 직접 밝혀내는 게 체내진단이다. 반면 소변이나 혈액 등을 인체에서 채취해 이 시료를 분석하는 진단법이 체외진단이다. 체외진단 중에서도 병으로 만들어진 항체를 진단하는 면역진단에서 발전해 항원에서 병을 찾아내는 게 분자진단이다. 분자진단은 비싸지만 편리하고 정확하게 병명을 밝혀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확도가 99%가 넘는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6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분자진단 시장은 올해 7조원, 내년 8조원으로 꾸준히 성장하리라는 전망이다.
씨젠 제품의 경쟁력은 많은 질병을 한두 번의 검사로 끝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성병을 검사할 때 7가지 성병을 알아보려면 7개의 시약으로 검사해야 했다. 하지만 씨젠은 ‘멀티플렉스(Multiplex)’ 테스트로 단 한 번에 끝내도록 설계했다. 7번을 따로 했을 때보다 비용과 시간이 절약된다. 분자진단 점유율 1위 기업인 로슈의 제품도 1번 검사 때 바이러스를 4개 이상 검사할 수 없다.
씨젠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연구원이 하나하나 검사하던 방식을 버렸다. 사람이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춰 정확도를 높였다는 뜻이다.
해외 진출의 1차 목표는 분자진단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이다. 첫 번째는 미국 FDA 승인을 얻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관련 승인을 다 얻었고 올해 미국 FDA 승인을 거쳐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수출 주력 거래처인 바이오레퍼런스사와의 추가 품목 계약 효과가 있어 외형이 크게 커질 전망”이라며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의 2배 수준인 800억원대로 예상했다.
역시 분자진단의 강국으로 시장점유율 10%를 차지하는 일본에도 진입한다. 일본 대형 제약사와의 합작법인(joint venture) 방식으로 올해 설립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는 한미약품의 자회사를 통해 진출한다. 태영진 씨젠 IR팀장은 “회사 제품의 기술 경쟁력은 글로벌사에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하지만 브랜드가 약해 이를 보완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형 제약사와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씨젠은 주식시장에서도 화제다. 지난해 가파른 성장과 함께 주가는 135%나 뛰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씨젠은 고성장하는 분자진단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시약을 제공하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이 90배로 높긴 하지만 회사 규모가 비슷한 세피이드(CEPHEID)에 비하면 오히려 PER이 낮다. 성장성이 높은 회사는 PER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 : 셀트리온
미국 FDA 가이드라인 ‘맘에 드네’
명쾌하지 않았던 미국 FDA의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초안이 발표되면서 바이오시밀러의 강자이자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에도 활기가 찾아들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셀트리온에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첫째,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국 외 국가에서 허가된 비임상·임상 비교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김형기 셀트리온 부사장은 “이미 유럽 기준으로 임상을 끝낸 데이터를 갖고 있어 미국이 추가 임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기존 자료만으로 미국 내 제품 허가 절차를 쉽게 밟을 수 있다”고 밝혔다. 둘째,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대체처방(interchangeability)이 가능해졌다. 유럽은 각 국가별로 대체처방이 오리지널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미국 외 전 지역에 걸쳐 오리지널 제품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다.
셀트리온이 올해 승부를 걸 제품은 류머티즘·크론병 치료제 ‘레미케이드’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제품명은 각각 CT-P13과 CT-P06)다. 최근 이스라엘 테바(Teva) 등 글로벌 경쟁사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글로벌 대규모 임상시험을 끝냈고 결과도 좋다. 조만간 임상시험 결과보고서를 정리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품목 허가를 신청할 예정으로 올해 상반기 시판이 회사의 목표다.
이 두 제품의 시장 규모는 124억달러로 한화로 13조원이 넘는다. 이 중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매출의 10%만 점유해도 막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국내 1년 치료비는 3000만원 이상으로 대다수의 환자가 가격이 높아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았다.
바이오시밀러로 가격이 내려가면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했던 사람도 치료받을 수 있어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결장암, 대장암, 호흡기질환 등의 약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를 속속 개발할 방침이다. 김현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 경쟁사에 비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속도가 빠른 편이기 때문에 셀트리온의 성장세를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의 료 > 줄 기 세 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日, iPS세포 임상연구 세계최초 착수 (매일경제 2013.02.15 07:21:31) (0) | 2013.03.01 |
|---|---|
| 줄기세포로 뇌졸중 증상 개선 (매일경제 2013.02.25 14:57:35) (0) | 2013.03.01 |
| 英뉴사이언티스트 "차바이오앤 기술 10대 발명에 선정" (매일경제 2013.01.31 16:15:04) (0) | 2013.03.01 |
| 고령화시대 이끌어 갈 10대 기술 (매일경제 2013.02.21 17:02:19) (0) | 2013.03.01 |
| [Hot-Line] 메디포스트, `대한민국 신약개발상` 수상 (매일경제 2013.02.28 10:39:09) (0) | 2013.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