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폭력·살인…' 비극으로 치닫는 가정들
각박한 세태 반영 극단적 선택
가족 구성원 사이 지속적 대화 필요
가정이 비극으로 치닫고 있다. 실직 스트레스에 시달린 어머니가 딸을 흉기로 찌른 뒤 자해를 하고, 아들과 다툰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폭력을 견디다 못한 아내가 잠든 남편을 테이프로 입을 막아 살해하고 심지어 내연남과 짜고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과 4년을 함께 지내온 30대 여성이 붙잡히는 엽기적인 일까지 발생했다.
◇불안한 가정…어미의 극단적인 선택
실직에 따른 양육 부담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40대 여성이 11살배기 딸을 흉기로 찌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자해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21일 충북 청주청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0분께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의 한 아파트에서 이모(42·여)씨와 딸(11)이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려 신음하고 있는 것을 아들(14)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딸은 한때 생명이 위독한 생태였으나 고비를 넘기고 일반 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이씨의 아들은 경찰에서 "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엄마와 동생이 거실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평소 우울증이 있던 이씨가 2주 전 실직하면서 양육에 대한 부담과 함께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감정의 변화가 심했고 밥도 먹지 못한 것은 물론 잠조차 제대로 못 잤다는 가족들의 진술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울증, 실직에 따른 불안과 스트레스, 양육 부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들과 다툰 40대 어머니가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지난 20일 오후 9시10분께 증평군 증평읍 장동리 한 아파트 13층 최모(46·여)씨의 집 안방 화장실에서 최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딸(13)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최씨의 딸은 경찰에서 "밖에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엄마가 안방 화장실에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최씨가 숨지기 전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이 성적이 낮아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것을 두고 아들과 심하게 다퉜다는 유족의 말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폭력이 부른 비극…아내의 무서운 선택
폭력을 견디다 못한 30대 여성이 내연남과 함께 남편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이 있는 집에서 자녀 3명을 버젓이 키우는 엽기적인 사건도 일어났다.
청주흥덕경찰서는 21일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김모(31·여)씨와 김씨의 내연남 정모(40)씨에 대해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9년 3월10일 오전 3시께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한 주택 2층에서 잠을 자던 박모(사망 당시 36세)씨의 가슴과 목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다.
조사 결과 20살의 젊은 나이에 소아마비가 있는 박씨와 결혼한 김씨는 잦은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내연남 정씨에게 범행을 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남편의 폭력으로 내가 죽을까 봐 두려웠다"면서 "아이들을 두고 집을 나올 수도 없어 남편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지난 12일에는 부부싸움 끝에 남편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살해한 황모(45)씨가 경찰에 붙잡혀 살인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황씨는 지난 11일 오후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청주시 한 아파트 10층 자신의 집에서 남편(51)과 부부싸움을 한 뒤 자고 있는 남편의 입을 청테이프로 막아 살해한 혐의다.
황씨도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새해부터 계획은 세우지 않고 술만 먹고 손찌검을 해 화가 나 그랬고 남편이 죽은 것 같아 덜컥 겁이 나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폭력에 멍든 가정…한해 평균 271명 검거
21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2007~2011년까지 도내에서 가정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은 모두 1358명으로 한해 평균 271.6명에 달했다.
검거 건수도 2011년 148건을 비롯해 모두 1260건으로 한해 평균 252건에 이르렀다. 검거 인원 가운데 모두 18명이 구속되고 1339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2007년 295명, 2008년 353명, 2009년 329명, 2010년 222명, 2011년 159명 등 가정폭력 사범이 해마다 끊이지 않으면서 가정이 폭력에 멍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선택으로 가정이 비극으로 치닫는데는 가족 구성원 사이의 단절된 대화와 경기 불황에 따른 빈부 격차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가정폭력은 보다 엄격한 처벌과 함께 가정폭력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 아닌 사회문제라는 인식의 변화가 앞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가정불화를 줄이고 건강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사이 끊임없는 대화와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 남현주 직원은 "가족간의 소통의 부재가 가정불화의 가장 큰 원인이고, 경기 불황 등에 따른 각박해진 현실도 주요 원인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 구성원 사이 다툼이 일면 자신의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의 입장만 가만히 들어다 보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의외로 많다"고 조언했다.
'정 치 >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47억 갖고 튄 30대 과장 성형수술후 은신처서 한 짓이 (서울신문 2013-02-22) (0) | 2013.02.24 |
---|---|
100억 들인 판검사출신, 회장 구속에 눈만 껌벅 (조선일보 2013.02.21 02:44) (0) | 2013.02.21 |
법원 "은행, 근저당비 돌려줘라" 첫 판결…소송 잇따를 듯 (조선일보 2013.02.20 17:51) (0) | 2013.02.20 |
"바람기 많고 성욕 강해" 관상평 올렸다가… (중앙일보 2013.02.19 16:24) (0) | 2013.02.19 |
66억 횡령 신협 여직원 징역 6년형 받았지만… (동아일보 2013-02-17 08:00:00) (0) | 2013.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