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재벌 조사국' 부활…재계, '강력 반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산하에 재벌 조사 전담조직(옛 조사국)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는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 '조사국' 부활이 '경제민주화'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공정위 업무보고 당시 토론과정에서 인수위원들 간에 부당내부거래 등 대기업을 전담해 조사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논의됐다.

기업 부당내부거래 조사는 일반 불공정거래 조사와 달리 지원 객체 및 주체, 총수 일가 거래 등 대상이 방대한데 현재는 1개 과 수준에도 못미치는 인력이 맡고 있어 공시점검이나 개별사건 조사 외에 추가 업무수행이 어렵다는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사항인 재벌 총수 일가 사익편취행위 근절을 이행하려면 재벌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조사국 부활이 경제민주화에 필요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동수 공정위원장도 최근 "재벌 전담조직이 없으면 경제민주화의 핵심인 일감 몰아주기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숙원 사업인 '조사국' 신설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관련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라며 "다만 전담조직이 신설된다면 과거 내부부당거래만 집중 전담하던 조사국의 형태는 아닐 것이고 대기업 정책전반을 관할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당 내부거래를 전담했던 조사국은 재벌에게는 껄끄러운 조직이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추진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공정위 내부 조직의 신설이기 때문에 인수위 차원에서 논의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새 정부 들어서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위 조사국은 재벌의 부당지원 관련 정보 수집·관리, 조사, 과징금 부과 등을 전담했던 조직으로, 지난 2005년 12월 참여정부의 재벌개혁 약화와 재계의 폐지 압력에 밀려 폐지됐다.
◈ 재계, "기업 활동 위축될 것"
공정위가 박 당선인 공약에 따라 공정거래법 23조의 현저성(과다한 경제적 이익 제공)과 부당성(공정거래 저해성) 등 엄격한 위법성 입증 요건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야당이 이에 찬성하고 있는 점도, 조사국 부활 추진과 관련해 주목된다.
재계는 공정위의 부당지원 제재 관련 법원의 패소율이 높은 게 공정위의 무리한 법 적용 탓이라며 '조사국 폐지'의 명분으로 삼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법 제도가 정비되면 그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재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권교체기에 공정위원장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하는 것은 당황스럽다"며 "새 정부의 계획을 잘 봐가면서 해야지 국민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도 "대기업에 대한 감시체계가 강화되면서 적발건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만 바라본다는 게 글로벌 스탠다드에는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 김영희 부소장은 "조직 신설과 관계없이 공정위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공정위가 이번 기회에 '재벌 눈치보기'에서 벗어나 박근혜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의지와 맞물려 조사국 부활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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