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잘 될 만한 지원자’만 뽑는 요즘 MBA
MBA(경영학석사학위)를 얻기 위해 경영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신이 졸업 후 취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줘라.
경영대학원들이 졸업생의 취업률을 더욱 중시하면서 입학심사 과정에 경력관리팀 직원을 참여시키는 학교가 늘고 있다. 경력관리팀은 또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취업시장에서 학교가 해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등 지원생들의 기대치를 조절해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사실 경영대학원들은 오래 전부터 지원자들의 커리어 목표를 중요하게 여겨왔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이 특정 지원자의 목표가 현실가능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경력관리팀에 조언을 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금융위기로 금융계가 발칵 뒤집히고, 월가에서 직장을 구하기도 어려워지면서, 경원대학원들이 공식적으로 입학사정에 경력관리팀원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MBA 과정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가치가 있는 일인지, 또 자신이 선택한 학교가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토론토대학 로트만경영대학원에서 경력관리팀 이사로 재직 중인 레이 고티에르는 지난해부터 입학심사를 돕기 위해 입학사정 회의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고티에르는 지원자가 업계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말한다. 가령 컨설팅에 관심이 있다고 한 지원자를 심사할 때는 실제로 모호성을 관리하는 능력이 있는지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다. 인터뷰 기술과 리더십을 발휘할 잠재력이 있는지도 체크한다. 이러한 능력은 학업과 실무에서 모두 중요한 플러스 요인이 되기 때문.
고티에르는 입학사정관의 제안을 거부할 수 있는 재량은 없지만(각 회의마다 10여명이 참석한다) 확신이 안 서는 지원자들에 대해서 “더 비판적인 눈으로 심사할 것”을 위원회에 요청할 수 있다는 게 로트만경영대학원의 니키 다 실바 입시 및 취업 담당 이사의 설명이다. 실바는 고티에르의 조언으로 일부 학생들이 대기자 명단으로 밀려나거나 혹은 전혀 예상치도 못한 학생들이 통과한 경우도 있었다며 “항상 주고받는 게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로체스터대학 시몬경영대학원의 입학사정팀, 경력관리팀도 일 년 반 전부터 이 같은 시류에 동참했다. 금융분야에만 특화된 MBA 졸업생들을 더이상 우대해 주지 않는 고용시장 분위기에 적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마크 주판 시몬경영대학원 원장은 “역경은 흔히 자극제가 된다”고 표현했다.
시몬경영대학원의 밥 파크 대외협력∙경력관리팀 전무는 입학사정팀과 한 달에 최소 두 번 회의를 갖는다. 회의에서 그는 어떤 업계의 어떤 기업들이 시몬 졸업생을 고용하는지에 대한 자료를 제공한다. 이 정보를 활용해 입학사정관들은 졸업 후 취업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높을 것 같은 학생들을 선발한다. 파크는 최근 졸업생 중에서 특별히 ‘잘 나가는’ 졸업생에 대한 정보도 공유함으로써 신입생 선발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움직임이 과연 경영대학원의 취업률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지 판가름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파크와 주판은 지금 1학년 학생들이 이전 졸업생들보다 금융 외의 다양한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몬경영대학원 1학년에 재학 중인 찰스 존슨(29)은 학생들의 커리어를 금융부문을 넘어 다각화하려는 학교측 시도가 없었다면 자신은 입학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존슨이 전혀 새로운 업계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입학에 도움이 됐다. 그는 졸업 후 마케팅 업계에서 일할 계획이라고 한다.
“입학 사정시 학생들의 취업 가능성에 지나치게 많은 무게를 두다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리스크가 높은 지원자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꺼리게 되기 때문이다.”
채용이 주로 개강 직후 이뤄지다보니 (특히 컨설팅, 파이낸스, 경영 등 인기있는 분야 인턴 인터뷰는 입학 후 불과 몇달 안에 이뤄진다.) 학교측은 학생들에게 인터뷰 예절이나 감사편지 작성 요령 등을 가르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입학사정팀이 어떤 지원자에 대해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경우 경력관리팀에서 입학사정 과정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파크는 특히 지원자의 프레젠테이션 및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입학사정 인터뷰시 경력관리팀 대표들은 지원자가 회사의 인사팀 담당자 눈에 어떻게 비쳐질지를 주로 판단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채플힐스 케넌-플래거 경영대학원의 에이비 위트메이어 경력개발센터 이사는 지난 2년 동안 입학사정관들을 대상으로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문제평가 능력 등 회사 인사담당자가 채용시 중시하는 자질이 지원자에게 보이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안목을 키우는 훈련이었다.
이처럼 새롭게 통합된 입학심사 과정은 졸업후 취업 확률이 높을 것 같은 학생들을 선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경력관리팀은 학생들이 처음부터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펜실베니아 와튼스쿨의 전 입학사정관이자 입학 컨설팅 기업 클리어어드밋의 창립자인 그래햄 리치몬드는 말한다.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의 커리어서비스팀 신임 이사로 재직 중인 그는 지난 가을부터 입학사정 과정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원자들이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면서 학교 측은 경력관리팀 대표들을 교내 모든 행사에 참여시키고 있다.
분명한 점은 입학사정시 지원자의 취업 가능성을 과도하게 중시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취업 가능성이라는 잣대로만 평가하다 보면 창업가라든지 직종 변경을 희망하는 지원자 등 리스크가 높은 학생은 꺼리고 경영컨설턴트 희망자 등 취업이 확실한 학생만 선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담대한 포부를 가진 학생들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계획을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는 상황도 우려된다. 가령 가업으로 농업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학생이 졸업후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터뷰에 통과하기 위해서 카길(Cargill)과 같은 농업 분야 대기업에 중간관리자로 취업하고 싶다고 말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작은 사업체를 새로운 시장에 진출시키고 싶다고 말하느니 “불필요한 모험을 하지 않는 쪽을 택할 것”이라는 게 리치몬드의 설명이다.
시몬경영대학원의 주판은 자신이 입학사정 과정에서 취업 가능성 여부에 너무 많은 무게를 두고 있는 건 아닌지 다소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신은 큰 꿈을 이루기 위해 MBA에 도전했다. 그렇다면 그건 정말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은 모험인 것”이라고 말했다.
MBA 졸업장, 취업 보장하던 시대는 지나
(월스트리트저널 8. January 2013, 14:56:43)
스티브 본더바이트(36)는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경영학 석사학위가 고액 연봉의 일자리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은 달랐다. 루이빌대학교에서 MBA 학위를 받은 지 8개월이 다 되어가는데도 본더바이트는 민간 부문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여전히 사회사업 단체에서 행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루이빌 시민들의 먹거리와 의료 등 복지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그는 7만5,000달러나 되는 학자금 대출도 떠안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대학원 때 받은 것이다.
본더바이트는 “MBA 프로그램 자체는 상당히 좋았다. 그런데 취업이 끔찍히도 안 되더라”고 말했다.
학비는 치솟고 고용 시장은 불안하다. 게다가 본더바이트와 같은 석사 졸업생들도 쏟아져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MBA 와 같은 전문 학위가 금융업계에서 성공을 보장해 주는 열쇠라는 그간의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초봉 산정 시 MBA학위는 부분적으로만 반영된다. 연봉은 출신 학교 및 지원 회사마다 다르지만 GMAC(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Council)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MBA 졸업생의 중간 초봉(인플레이션 조정 전)은 2008년에서 2011년 동안 거의 제자리 걸음을 보였다.
본지가 페이 스케일(PayScale.com)에 의뢰한 분석 결과, 경력이 3년 미만인 졸업생의 경우 2012년 중간 연봉은 5만3,900달러로 2007~2008학년도보다 4.6%나 내려갔다. 조사 대상이었던 186개 경영대학원 가운데 62%에서 졸업생의 연봉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를 주도한 경제학자 케이티 바르다로는 경력이 많은 졸업생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MBA 졸업생의 연봉이 제자리 걸음을 보이거나 하락하는 추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취업 트렌드를 연구하는 폴 오이어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명문 MBA를 나오지 않은 경우가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고용 여건에서는 최고 경영대학원을 나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문제는 또 있다. 바로 학자금 대출 부담. 2012년에 실시한 GMAC 조사에서 MBA 졸업생 가운데 60% 가량이 졸업후 학자금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미국 연준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학원에 다니느라 학자금 대출을 받은 35세 미만 세대주의 경우 2010년 기준 평균 학자금 대출액이 8만1,758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 5만5,594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 사이 MBA 졸업생들의 상황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회사에서 MBA 졸업생들을 100명 이상씩 고용하던 시기였다. 일단 고용부터 해놓고 나중에 실제 업무에 배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마크 피터슨 MBA커리어서비스카운슬(M.B.A. Career Services Council) 사장은 “요즘에는 한 자리수 고용을 하는 기업도 있을까 말까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MBA 졸업생들의 고용 여건이 악화된 건 열악한 경제 상황 때문만은 아니다. 경영대학원의 본질 변화, 나날이 발전하는 기업의 니즈, MBA학위의 가치에 대한 인식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시장에서 MBA 가치의 하락 원인으로 작용했다.
과거 전통적인 MBA는 전일제 2년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부터 명문대 비명문대 할 것 없이 시간제 MBA 프로그램 및 경영자 MBA 프로그램 등을 내놓기 시작했다. 온라인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었다.
그 결과 MBA 취득자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조지타운대 맥도너경영대학원의 브룩스 홀톰 경영학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MBA는 이제 희소성이 없어졌다”면서 “과거 MBA 졸업생들이 누렸던 혜택을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늘날 글로벌 기업 문화도 취업 경쟁을 증폭시키고 있다. 주류 생산업체 브라운 포맨의 리 애쉬톤 해외인사팀 이사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비즈니스를 세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사업 중 58%를 미국 외 지역에서 영위하고 있는 브라운 포맨은 해외에서 MBA 졸업생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0~2011학년도에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학위 취득자는 역대 최고치인 12만6,214명을 기록했다. 2000~2001학년도보다 74%나 증가했다. MBA 학위 취득자수 증가는 전반적인 ‘학위 인플레’ 현상의 일부분으로, 최근 대졸자 사이에서는 경기침체로 인한 취업난을 피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학비를 포함해 전일제 MBA 프로그램을 졸업하는 데 드는 제반 비용도 지난 3년간 24%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MBA 졸업생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다. 인재 고용 및 유지 관련 컨설팅 업체 유니버섬의 카밀 켈리 고용담당 부사장은 “MBA 졸업생들을 선호하던 예전과는 달리” 대졸자들을 낮은 연봉으로 고용해 내부 트레이닝을 거치게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앞으로도 기업들은 계속 MBA 졸업생을 고용하겠지만 과거와 같은 규모는 아닐 것”이라고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루이빌에도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운송업체 UPS(United Parcel Service)는 5년전 보다 MBA 등 대학원 졸업생의 고용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노하우를 능가하는 것은 없다. 수잔 로젠버그 UPS 대변인은 “당사는 언제나 경력을 최우선시 할 것이며 대학원 과정 동안 업무 능력이 어떻게 향상되었는지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불안한 경제 상황 속에서 경영대학원들이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루이빌대학의 사례를 보면 잘 드러난다.
2005년 웨이크포레스트대학교에서 근무하던 R. 찰스 모여 루이빌 경영대학원장은 MBA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루이빌의 재계 대표 10명이 매년 1만 달러 정도씩 5년 동안 모아 모여의 급여 35만 달러를 마련하기로 약속한 것.
C. 에드워드 글래스코크는 “당시에는 (루이빌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었다”면서 “필요한 MBA인력을 확보해 놓지 않으면 안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모여 원장은 입학 기준을 강화했다. 2007년에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학생들을 위한 시간제 MBA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그룹으로 나누어 2년 동안 함께 수업을 듣게하는 시스템으로 후에 그 기간은 20개월로 단축됐다.
그는 또 강사진을 확대하는가 하면 과목수도 다양하게 늘렸다. 협상 스킬, 윤리, 비즈니스 에티켓 등에 관한 토요일 수업도 개설했다. 3년 전에는 현지 기업 한 곳과 맺은 유료 인턴십 제도 등 대학 졸업생들을 겨냥한 전일제 MBA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내년부터는 경력이 12~15년인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동기 중에는 학교의 수입을 늘리고자함도 있다는 점에 모여는 수긍한다. 그는 “예산이 삭감되면 나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설을 고려한다”면서 “우리가 좋은 성과를 거둬서 많은 수익을 창출하면 학교의 핵심 부문인 대학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루이빌대학교는 현재 전일제 및 시간제 MBA 프로그램을 비롯해 총 250여명이 등록한 창업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모여가 영입되고 나서 등록 인원이 10% 가까이 늘어난 것. 루이빌 MBA의 학비는 총 3만2,000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모여가 들어오고 나서 두 배이상 오른 것이다. MBA프로그램으로 거둬들이는 수입도 250% 이상 증가했다.
모여는 졸업 후 일이 년 동안은 가시적인 결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MBA 프로그램은 “여전히 훌륭한 투자”라고 말한다.
루이빌 MBA 프로그램을 지원했던 회사 중 일부는 학위뿐만 아니라 경력도 갖추어야 취업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루이빌 소재 레스토랑 체인인 텍사스로드하우스는 루이빌대 경영대학원에 20만 달러짜리 학생용 라운지를 기증했으며 MBA 졸업생 몇 명을 인턴과 직원으로 고용했다. 그러나 트래비스 도스터 대변인은 직원 채용시 MBA 학위보다 레스토랑 업계 근무 경력을 중시한다고 말한다.
MBA학위가 있다고 연봉을 더 받는 것도 아니다. 루이빌에서 최대 기업 중 하나인 휴먼의 케빈 스테이크럼 인사팀 이사는 “학위를 취득했다고 자동적으로 연봉이 오르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정 포지션에서는 MBA 학위가 가치있는 것으로 인정받기도 하지만 “이는 전체 포지션 중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MBA 졸업생들을 위해 기업 채용건을 유치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경력 서비스를 맡고 있는 T. 베르논 포스터는 “(MBA 학위를 인정해주는) 상위 업체들을 유치해 채용으로 이끄는 것은 늘 어렵다”며 “일단 채용으로 이어지면 회사들은 늘 만족한다”고 말했다.
2010년 루이빌의 시간제 MBA프로그램을 졸업한 조슈아 시클스는 UPS에서 승진하고 연봉을 1만5,000달러 올려받는 데MBA 학위를 소유한 것이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다. MBA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3만 달러 가량의 학자금 대출을 받은 시클스는 “(MBA는) 나 자신에 대한 일종의 투자”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투자 수익을 보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 2010년 졸업생인 매튜 우리슨(29)은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금융 서비스 포지션에 지원 당시 MBA 학위 소지는 필수 자격요건이 아니었다면서 “학위를 가졌다고 해서 즉시 많은 기회가 열리는 건 절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분명 경영대학원에 다니겠지만 예전처럼 학위가 큰 의미를 가질 거란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BA졸업생들 “월스트리트? 안 가!”
(월스트리트저널 31. October 2012, 15:40:07)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감원을 단행하고 미국 금융업 전망에 먹구름이 낌에 따라 월스트리트 진출을 재고하는 MBA 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하버드와 스탠포드 등 미국의 일류 경영대학원 다수에 따르면 금융기업에 취직한 졸업생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해에 비해 금융기업 취업비율이 늘어난 경영대학원도 금융위기 발생 전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까지 이들 경영대학원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와 같은 주요 금융기업의 임직원 양성소 역할을 해왔다. 금융업에 적용되는 규정이 엄격해지고 이익률이 감소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금융기업들은 젊은 인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워싱턴대학 올린경영대학원의 마크 브로초프 부학장은 “승진과 연봉인상기회, 직업안정이 모두 불확실해졌기 때문에 월스트리트의 매력이 이전에 비해 떨어졌다”고 말한다. 금융업에 진출하는 졸업생비율이 15%에서 21%로 증가하기는 했지만 월스트리트보다는 금융 부티크나 중서부 지역 금융기업에 취직한 학생이 많다고 한다.
MBA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월스트리트를 멀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신입직원이 해고된 중간급 직원의 업무를 맡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근무시간은 길어졌지만 연봉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졸업생 중 투자금융에 진출한 7%(2011년에는 10%)의 중위연봉과 보너스는 각각 10만 달러와(1억900만원) 4만 달러(4,360만원)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기타 보장혜택은 4만 달러에서 8,750달러(955만원)로 감소했다.
금융업으로 진출한 졸업생 비율은 35%(2011년 39%)였다. 스탠포드경영대학원은 2011년에 비해 4%p 떨어진 32%의 졸업생이 금융업으로 진출했다.
더딘 경제회복과 불안한 투자심리, 복잡한 신규 규정과 대형은행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한 금융기업들이 인재유입 감소라는 어려움에도 맞닥트리고 있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은행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몸값이 비싼 고참직원을 해고하고 연봉이 더 낮고 명석한 젊은 직원을 훈련하려 하고 있다.
버지니아대학 다든경영대학원의 잭 오크스 부학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은행 다수가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인재영입이 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다든경영대학원 졸업생 중 금융업에 진출한 학생 비율은 33%에서 25%로 하락했다.
매년 채용하는 졸업생수 공개를 거절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은 지난 몇 년 간 채용이 수평선을 그려왔다고 밝혔다.
다든경영대학원 2학년생인 팀 미스터(27)는 금융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많이 실리면서 오히려 월스트리트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한다. 지원자 수가 감소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본모집과 인수합병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지난해 인턴직을 찾을 때 여러 금융기업에 원서를 냈다. 기업 10곳에 면접을 본 끝에 합격한 4개 중 골드만삭스를 선택했다.
공학전공자인 그는 졸업 후 골드만삭스 천연자원투자부서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금융업에 진출하는 MBA 전공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부문인 투자금융에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대학 부스경영대학원 졸업생 중 투자금융부문에 진출한 비율은 20%로 10년 전에 비해 12%p나 떨어졌다.
줄리 모튼 부학장은 “학생들의 관심사와 취향이 이전에 비해 훨씬 다양해졌다”고 말한다. 실리콘밸리 신생업체로 향하거나 소비재기업 등 안정된 대기업에 취직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채용공고는 형식일뿐 ‘알음알음 채용’ 성행
(월스트리트저널 9. January 2013, 16:43:37)
존 노팅엄은 디자인 매니저를 새로 채용하려던 참에 자신과 같은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재능있는 디자이너가 이직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쓸데없이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바로 사내 인사팀에 인력 충원을 통보하고 해당 동창생을 채용했다.
상품디자인•엔지니어링업체인 ‘노팅엄 스퍼크’ 공동 회장인 존 노팅엄은 일반적으로는 회사 웹사이트나 링크드인 페이지에 채용공고를 내는 게 관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적임자가 시장에 나와있는데 모셔가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건실한 일자리가 드문 요즘, 이렇게 비공식 루트로 채용하는 방식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 일반적인 룰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채용공고 자체를 아예 내지 않거나 (사내 지원자나 채용 담당자와 연줄이 있는) 후보를 내정해놓고 형식적으로만 공고를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노팅엄 회장의 경우처럼 인사 담당자가 선호하는 후보를 ‘모셔오기위해’ 원래 채용일정보다 일찍 새로운 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구직자들은 이런 물밑 채용 과정에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아예 채용공고를 내지않거나 내부 인사를 해당 직종에 내정해놓고 형식적으로만 채용공고를 내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부 인사를 채용하는 것보다 내부 인사를 채용하면 적어도 초반에는 더 뛰어난 업무 성과를 낸다고 한다.
2009년 ‘숨겨진 일자리의 문을 열어라(Unlock the Hidden Job Market)’를 공동 집필한 재취업알선 전문가인 던컨 매티슨은 ‘숨은 일자리’를 정확히 집계하는 것은 어려우나, 노동 관련 통계자료와 구인구직 설문조사를 분석해보면 비공식 루트로 채용되는 일자리가 절반 가량된다고 추산했다.
미국 연방고용법에는 고용주가 채용공고를 내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커리어 컨설턴트로 일하는 데브라 펠드먼은 많은 기업의 인사팀이 사내 구인 게시판이나 채용사이트에 일정 기간 동안 공고를 내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용공고를 낸다는 것은 채용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다는 의미일 뿐만 아니라, 기업이 미국연방균등고용위원회(EEOC)로부터 차별소송으로 피소되거나 감사를 받을 확률을 줄여준다.
테네시주 브렌트우드 소재 ‘브루크데일 시니어 리빙’ 인재채용팀장인 린 허츤에 따르면 부서장들이 채용공고를 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인사팀이 사규를 다시 교육시켜야 할 때가 많다고 한다. 허츤 팀장은 “부서장들에게 인사팀이 채용과정을 지원할 수 있고 더 많은 인재를 찾을 수 있다고 인식시킨다”고 말했다.
허츤 팀장은 공개적으로 채용을 진행하지 않으면 연방정부 보조금 지원이 끊길 수 있다고 부서장들에게 경고해야 할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허츤 팀장은 부서장이 선호했던 후보가 적임자가 아닐 경우에 공개채용이 더 나은 결과를 낳을 때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모든 인사팀이 담당부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인력 충원을 고려하는 모든 팀장들이 한가득 쌓인 이력서를 검토하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노팅엄 스퍼크’의 노팅엄 회장은 믿고 일할 만한 인력은 대부분 주위 평판을 확인해서 알음알음으로 채용했다고 귀띔했다. 노팅엄 스퍼크는 사무실이 위치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 캠퍼스에서 인재를 확보한다. 노팅엄 회장은 “대학교수를 찾아가 학생을 추천 받는다”고 말했다.
일부 인사과 직원들은 사내 다른 팀에서 인사팀을 거치지 않고 직원을 채용하더라도 게의치 않는다. ‘애플비 인터내셔널’에서 인사부장이었던 팀 새킷은 인력 충원이 필요한 부서 팀장이 자신을 거치지 않을 때 오히려 안도했다고 털어놨다. 이 회사에서는 충원할 인력이 수백 명에 이르렀다.
재취업알선 전문가인 던컨 매티슨에 따르면 이른바 ‘숨겨진 고용시장’은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을 거듭한다고. 구직자가 적을 경우, 회사에서는 주요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공개채용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구직자가 많을 경우에 회사들은 채용 담당자가 특별히 선호하는 후보의 입사를 유도하는 특별채용을 많이 한다.
매티슨은 미국 노동통계국 데이터를 토대로 앞으로 몇 달 동안 사측이 충원하고자 하는 인력수와 실제로 입사한 직원수를 비교해봤다. 어떤 회사가 공식적으로 추산된 인력에 비해 더 많은 직원을 충원했을 때는 채용공고를 내지않고 입사했을 확률이 높다. 게다가 채용공고를 통해 충원된 인력 가운데 30%도 내정자에게 돌아간다고.
고용시장이 얼어붙어있을 때도 기업들은 사내 안팎에서 최고의 인재들을 눈여겨 본다. 실제로 어떤 포지션에 대해 필요한 인원이 발생하기도 전부터 회사에서는 미리 생각해둔 후보들이 여럿 된다.
이 같은 관행에 대한 공정성 시비는 차치하고, 채용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된 구직자들의 심기는 불편하다. 해당 포지션에 대해 내정자가 있는지도 모르고 지원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오크 소프트웨어’에서 지난해 4월 정리해고된 인사 전문가인 조 앤 불러드는 “공정한 기회를 부여 받는지 확실히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녀는 퇴사 후 500군데가 넘는 회사에 지원했고 그 중 몇 곳에서 면접을 봤다. 그런데 나중에 지인을 통해 알고 보니 해당 직종에 사내 직원을 승진시키려고 했던 회사가 여러 곳이었다.
게다가 채용공고에 올라온 일자리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헤드헌터들은 공고가 올라오면, 아는 사람을 통해 회사 내부 소식을 꼼꼼하게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회사 내부인들이야말로 부서간 인력 이동 소식이나 새로운 팀 신설 소식을 제일 먼저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지원해도 소용없을 것 같은 채용공고가 올라오기도 한다. 일례로 위스콘신주립대학교에서 풋볼 감독을 구한다는 공고가 올라온 적이 있다.
“이미 감독 물망에 오른 인물이 너덧 명 있을 텐데, 그 사람들은 공고 같은 것은 들어본 적도 없을 것”이라고 새킷은 말했다. 새킷은 현재는 미시간주에서 IT 인력 전문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다.
위스콘신주립대학교는 채용공고를 낸 것은 형식상의 절차였다고 시인했다. 최종적으로 채용된 풋볼팀 감독은 대학측이 인맥을 통해 발굴한 게리 앤더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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