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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세계가 놀란 한국

'불 나면 타라' 신기한 한국 엘리베이터 (서울경제 2013.01.01 16:13:16)

'불 나면 타라' 신기한 한국 엘리베이터

송산특수엘리베이터, 역회전 과속 방지 S-브레이크 개발
올 수출 1,000만달러 목표
불 나도 끄떡없는 '비상용 승강기'
UAE원전·러 백화점 등 지구촌 곳곳서 러브콜
아치형도 문의 잇달아

 

  • 경기도 안산에 있는 송산특수엘리베이터 본사를 방문한 해외 바이어가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이나 과속 사고를 막아주는‘S-Brake(브레이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송산특수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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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컬레이터 역회전ㆍ과속 방지장치 S브레이크 개발

    비상구난용 엘리베이터 엑스베이터 등으로 내년 300억 매출, 1,000만달러 수출 기대

     

    지하철역이나 백화점 등에서의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종종 들려오는 뉴스 중 하나다. 지난해 7월 서울대입구역에서는 역주행 사고로 20여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송산특수엘리베이터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역회전과속 사고방지 비상안전브레이크’인 ‘S-Brake(브레이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31일 경기도 안산 본사에서 만난 김운영(사진) 대표는 “명동역, 종로3가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생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승강기 안전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주행이나 과속 사고를 막아주는 S-브레이크는 기존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나 무빙워크에 연동해 장착이 가능하다. 안전성이 중요시되는 만큼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한 셈이다. 이미 국내외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세계 1위 업체인 오티스엘리베이터도 최근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레터를 보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올해에 글로벌 시장을 포함해 최대 2,000대 공급을 통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티스에서 연구개발이사로 근무했던 김 대표는 엘리베이터 국산화를 목표로 지난 1994년 창업했다. 내달이면 설립 20주년을 맞는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 300억원이 목표이며, 수출 1,000만달러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산특수엘리베이터는 저가 수주경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일반 엘리베이터 시장이 아닌 특수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3땅굴, 신울진 원전 1ㆍ2기, 감사원 건물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원전과 대만 총통관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백화점 등에도 진출했다. 안산 본사에는 엘리베이터 작업 교육을 받기 위해 방문한 외국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 대표는 “가격이 아무리 싸도 중국산을 꺼리는 시장이 있는데 이 곳에서는 유럽, 일본 업체보다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혁신 제품은 비상구난용 엘리베이터인 ‘X-Vator(엑스베이터)’다. 승강기 신기술 공모전에서 수상한 이 제품에 대해 김 대표는 “이전에는 불이 나면 절대로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라고 했는데 엑스베이터는 고층빌딩에서 화재가 나도 사람을 구출할 수 있는 피난용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출입구 주위에 강력한 압축기체를 쏴 연기나 화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을 형성하는 원리다. 일종의 에어커튼인 셈. 또 비상상황에서도 운전할 수 있도록 자체 동력 배터리 시스템과 방수ㆍ방폭 기능을 적용했다.

    사각형 문이라는 틀을 깬 아치 엘리베이터의 경우 최근 지식경제부 굿디자인 상품에 선정됐다. 김 대표는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국내 보급이 늘어나고 있는데 아치 디자인을 도입하면 건물이 확 살아난다”면서 “해외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고 실제 외국에서 문의도 많이 온다”고 밝혔다.

    이같은 개발 배경에 대해 김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엘리베이터를 연구한 제가 칩(Chief) 디자이너이자 칩 엔지니어”라며 “말 위에 앉아 제품 구상을 한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승마 전문가로도 익히 유명하다. 지난 2003년 안산에 베르아델 승마클럽을 설립한 그는 ‘클래식 승마’를 집필하기도 했고 경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대학과 기업의 많은 리더들이 승마를 배우면서 교육으로의 승마, 리더십으로의 승마를 체험하고 있다”며 “외국 바이어들이 방문하면 승마클럽에서 최고 대우를 해줘 친밀도를 높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