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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예쁘니까 합격”…연영과는 걸그룹 전형? (동아일보 2012-11-09 06:05:08)

“넌 예쁘니까 합격”…연영과는 걸그룹 전형?

■ 일부대학 ‘연기력과 인기 사이’ 수시기준 논란

 

 

 

#수험생 1=11년간 영화 및 드라마 15편에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스타는 아님.

#수험생 2=3년간 시트콤 2편에 출연한 게 연기 경력 전부지만 아이돌 스타 가수임.

두 수험생이 같은 대학 연극영화학과에 나란히 지원했다. 대학은 두 수험생의 출연 경력 서류를 살피고 면접에서 공연예술에 대한 이해도와 소질, 인성 적성을 평가했다. 대본을 주고 발성도 채점했다. 합격의 여신은 한 명에게만 미소 지었다. 지난달 26일 한양대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에서 연기 경력 11년인 배우 노영학 씨(19)는 떨어지고 걸그룹 ‘f(x)’의 멤버 크리스탈(본명 정수정·18) 양은 붙었다.



노 씨는 고3이던 지난해에도 중앙대 동국대 건국대 연극영화학과에 불합격했다. 노 씨는 “사극 연기에 갇혀 입시에서 중요하게 보는 무대 연기를 선보이지 못했다”며 결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노 씨의 불합격은 공교롭게도 일부 스타가수들의 합격과 대조되면서 각 대학이 연극영화학과 학생을 뽑는 기준에 대한 논란을 촉발하고 있다. 오랜 기간 배우로 활동했지만 이름이 덜 알려진 노 씨는 탈락하고 스타지만 연기 경력은 일천한 가수들은 대부분 합격하는 걸 보면 대학이 홍보 차원에서 연기력보다 인기를 선발기준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건국대 영화학과에는 올해 걸그룹 ‘달샤벳’의 수빈(본명 조수빈·18) 양과 ‘걸스데이’의 혜리(본명 이혜리·18) 양이,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는 ‘카라’의 강지영 양(18)이 합격했다. 강 양이 지난해부터 일본 방송 드라마 2편에 출연한 것을 빼곤 이들의 연기 경력은 뚜렷하게 내세울 건 없다.

해당 대학들은 일부 누리꾼들의 그런 비판에 펄쩍 뛴다. 한양대는 연예인의 인기도가 입시 결과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심사위원 A 교수는 “크리스탈 양이 면접을 보고 나간 뒤 입학처 직원이 귀띔하기 전까진 인기 여가수인 줄도 몰랐고 연기력이 뛰어나 뽑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연극영화학과 특기전형은 자유연기 소양면접 즉흥연기 심층면접 등 실기면접이 포함된 일반전형보다 절차가 간단하다고 덧붙였다. “애초에 유명인 위주로 뽑는 전형이기 때문에 실기가 덜 까다롭다”는 설명이다.

건국대는 올해 수시 모집부터 연예인 특례 입학 제도를 없앴다. 연예인도 다른 수험생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심사위원 B 교수는 “3분 내외 자유연기를 본 뒤 학생에 따라 노래나 춤을 요구한다”며 “수빈 양과 혜리 양처럼 연기 경력이 적지만 표현력과 소질을 충분히 보여주면 합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논란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가수와 연기자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기에 ‘가수는 실용음악학과에, 배우는 연극영화학과에 가야 한다’는 것은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대학 측이 홍보를 노려 스타들에게 합격 우선권을 준다면 이는 일반 수험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태로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 속에서 “학위를 위한 대학 진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학교생활에 충실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아예 대학 입시에 응시하지 않은 ‘미쓰에이’의 수지나 유승호, ‘f(x)’의 설리, 아이유 등이 ‘개념 연예인’으로 불리는 상황이다.

 

 

[수능D-2]수능 앞둔 1994년생 연예인과 달라진 ★들의 입시 문화

 (동아일보 2012-11-06 14:56:28)

 

연예계 대표 1994년생 스타. 미쓰에이 수지-에프엑스 설리-에이핑크 손나은-걸스데이 혜리-엑소케이 세훈-브레이브걸스 혜란-포미닛 소현-달샤벳 수빈-틴탑 니엘(왼쪽 상단부터 차례대로)

 

11월 8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 응시하는 스타는 누가 있을까?

2013학년도 수능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994년생 스타들의 응시 여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수시 응시나 수능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스타가 많았다. 가수 임슬옹, 옥택연, 윤아, 유리, 배우 이윤지처럼 학업을 병행하며 자신의 활동 영역과 견문을 넓힌 스타들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수능 시험을 앞둔 고3 스타들의 행보는 기존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대학 진학을 미루고 자신의 꿈을 찾아 본업에 매진하는 스타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오히려 수능을 치르는 스타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분위기는 가수 아이유가 이끌었다. 아이유는 지난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가수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의 스타이기에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졌지만 과감하게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해 학교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유령학생’ 대신 활동에 전념하며 커리어를 쌓는 삶을 선택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아이유는 누리꾼들로부터 ‘개념 있는 스타’라는 칭찬을 받았다.

▶ 11월 8일, 결전의 날을 앞둔 예비 신입생 스타들

올해 수능 시험을 치르는 아이돌에는 그룹 씨클라운 시우·레이, 비에이피 종업, 빅스타 래환, 타히티 지수 등이 있다. 예년보다 적은 수다.

씨클라운의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시우와 레이는 앨범을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틈틈이 공부를 해왔다. 외국어 영역 같은 경우는 호주 출신인 리더 롬이 가정교사를 자처해 두 동생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외국어 영역은 만점이 목표라며 의지가 대단하다”고 전했다.

달샤벳 수빈은 당초 수능시험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최근 수시로 응시했던 건국대학교로부터 합격 소식을 접하고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브레이브걸스 혜란과 유키스 동호 역시 수능을 준비해 왔지만, 시험 2일 전 개인사정으로 인해 수능을 응시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수능 대신 수시 입학…수능은 안봐요”

연예계 활동과 학업을 병행하며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스타들도 적지 않다.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리면서 학업에 매진해 대학 입학의 문을 두드린 스타들이다. 이들은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학교를 찾아 보통의 수험생들처럼 생활했다.

에이핑크 소속사 측은 “손나은과 홍유경 모두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연기 연습을 해왔다. 두 친구 모두 연기를 전공하는 방송연예과에 입학하길 원하고 있다. 수시 전형에 지원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고 귀띔했다.

에프엑스 크리스탈의 소속사 측은 5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크리스탈이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2013학년도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했으며, 이외에도 응시한 학교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
다”고 전했다.

틴탑 니엘의 소속사와 걸스데이 혜리의 소속사 역시 “원하는 학교에 수시 전형으로 응시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수능 시험은 치르지 않는다”고 전했다. 혜리는 건국대학교에 수시로 합격한 상태다.

유경이 속한 에이오에이의 소속사는 “유경은 실용음악과에 수시 전형으로 합격한 상태로 학교 선택을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경은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공부를 곧잘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창시절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로 알려졌다.

▶ “학업보다 본업에 열중, ‘확실한 커리어 쌓고 싶어”


미쓰에이 수지, 에프엑스 설리, 포미닛 소현, 엑소케이 세훈, 투애니원 공민지, 에이오에이 설현, 피에스타 예지, 비투비 정일훈은 과감하게 대입을 포기했다.

지난해 아이유가 그랬던 것처럼 연예계 활동을 위해 대학 입학을 미룬 것. 이는 지난해부터 연예계의 ‘新 트렌드’가 되고 있다.

대학 입학을 포기하는 스타들은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공부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 우선 연예계 활동에 집중한 뒤 추후 상황을 고려해 대입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소현은 지난 3일 방송된 KBS2 ‘연예가중계’에 출연해 “학교생활을 잘 못할 것 같아 이번에는 대학을 안 가기로 결정했다. 대학 입학은 하지 않지만, 학생 신분이기에 수능시험은 치를 예정이다”고 밝혔다. 비투비 정일훈 역시 소현과 같은 생각이다.

이들의 소속사들 또한 “모든 결정은 당사자의 몫이며 소속사는 그 결정을 존중하고 도움을 줄 뿐이다”고 덧붙였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꿈과 바람이 더 큰 것 같다.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시대가 변하면서 스타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