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 미/연 예 가

"싸이가 성공한 이유" 콕 집은 외국인 (한국일보 2012.11.01 22:19:19)

"싸이가 성공한 이유" 콕 집은 외국인

■ 美 유명 음반프로듀서 하비 메이슨 주니어 '뮤콘 서울' 참석
"싸이 성공은 춤보다 음악 덕… K팝, 독창성으로 승부하라"
"한국가수 美 진출, 언어도 중요"

 

  • 가수 싸이가 지난달 5일 춘천시 삼천동 수변공원 행사장에서 열린 국군방송의 '춘천지구전투 전승행사' 기념 국군방송 위문열차 행사에서 말춤을 선보이고 있다
  • "싸이의 성공이 춤 때문만은 아닙니다. 미국 대중음악만 좋다면 가수가 어디서 왔든 신경 쓰지 않아요. '강남스타일' 후속곡이 좋기만 하다면 얼마든지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

    1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만난 미국 유명 음악 프로듀서 겸 작곡가 하비 메이슨 주니어(44)는 "싸이의 성공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높은 품질의 K팝은 관객을 흥분시키는 매력이 있고 에너지가 넘친다"며 "K팝의 잠재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재즈 드러머 하비 메이슨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비욘세, 휘트니 휴스턴, 토니 브랙스턴, 크리스 브라운 등 수많은 팝스타들의 음반에 참여했고, 2008년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딴 '하비 메이슨 미디어'를 설립해 음악은 물론 영화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는 1일 개막한 국내 최초의 국제 음악박람회인 '뮤콘 서울 2012'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빅뱅 멤버 태양의 솔로 앨범에도 참여한 그는 한국 가수들을 가리켜 "재능이나 음악성에 있어서는 미국 가수들과 동등한 수준"이라면서 "K팝 가수들은 레코딩 프로덕션이나 믹싱, 사진이나 아트워크 등 음반 패키지를 굉장히 잘 만든다"고 했다. 그는 특히 무대에서의 퍼포먼스와 안무의 정확성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는 한국 가수들이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음악만큼이나 언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어의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는 K팝 가수들이 미국 진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출신이나 자라온 배경을 알기 쉬운 미국 가수들에 비해 한국 가수들은 음악만 듣게 되기 때문에 평면적으로 보이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미국 대중은 가수를 가까이에서 직접 보고 그가 어떤 것을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그는 한국 가수들이 독창적이고 새로운 음악으로 미국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 음악을 복제하면 안 됩니다. 한국 가수가 부르는 미국 음악을 듣고 싶은 게 아니거든요. 따라 하면 성공하기 힘들어요. 또 힘든 가족사 같은 자신만의 스토리도 있어야 합니다. 음악이 뭔가를 대변해야 해요. 현란한 춤과 화려한 복장은 단기적입니다.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가수여야 합니다. "그는 또 국내 기획사들에게 미국에 진출할 땐 반드시 A급 작곡가, 프로듀서, 안무가와 함께 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싸이의 뒤를 이을 만한 K팝 가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제대로 만든 노래라면 빅뱅이건 동방신기건 소녀시대건 누구나 가능하다"면서 "누구냐보다 어떤 노래로 진출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싸이, 美서 '원 히트 원더'가 되지 않으려면…"

     (중앙일보 2012.11.01 17:57)

    빌보드 매거진 롭 슈워츠 일본 지사장 인터뷰

     

    "웃긴 사람이 아닌 깊이 있는 캐릭터 구축, TV 등에 지속적인 노출, 미국 유명 뮤지션과의 콜라보레이션(협업), 70% 이상 영어로 된 좋은 음악, 최소 12개 도시 투어 공연이 필요합니다."

    미국 빌보드 매거진의 롭 슈워츠(Rob Schwartz) 일본 지사장은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가 미국에서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히트곡 하나뿐인 가수)'가 되지 않으려면 이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1-3일 열리는 '뮤콘 서울 2012(MU:CON SEOUL 2012, 서울국제뮤직페어)'에 특별 강연자로 참석했다.

    1일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의 '뮤콘' 행사장에서 인터뷰한 슈워츠 지사장은 싸이가 빌보드 '핫 100'에서 6주 연속 2위를 한데 대해 "3주 전 미국 빌보드 관계자와 얘기했는데 1위를 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한다"고 웃었다.

    그는 뉴스위크, 타임, 할리우드리포트 등 미국 언론의 도쿄 지사에서 아시아 음악 전문 기자로 15년간 근무해 한국 가수와 기획사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다음은 슈워츠 지사장과의 일문일답.

    --K팝 가수들뿐 아니라 우타다 히카루, 아카니시 진 등 일본의 유명 가수들도 미국 시장에 도전했는데 여전히 아시아인에게 미국 팝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데.

    ▲미국 시장은 거대하다. 땅이 넓어 홍보와 마케팅 자체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아시아 가수들은 미국의 TV, 라디오, 잡지 등에 노출할 기회를 얻기도 쉽지 않다. 한국의 음반기획사들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2-3주 머물다가 돌아올 게 아니라 6개월에서 1년 이상 현지 TV에 출연하고 투어 공연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은 도쿄와 오사카 두 도시에서 홍보하면 되지만 미국은 적어도 10여개 도시가 필수적인 홍보의 장이다.

    --싸이가 빌보드 차트에서 6주 연속 2위에 올랐다.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어떻게 평가하나.

    ▲빌보드에서 1위를 하려면 여러 요소 중 라디오 방송 횟수가 너무 중요하다. 싸이는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과 일하면서 라디오 출연 기회를 얻었고 빌보드 순위가 상승했다. 6주간 2위면 1위 가능성이 없다는 견해도 있지만 3주 전 뉴욕 빌보드 관계자와 얘기했는데 여전히 1위 기회가 있을 거라고 한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미국 유튜브 조회수만 1억6천만 건에 달하는데 그것만도 이미 기록적이다.

    --싸이가 미국에서 '원 히트 원더'로 끝나지 않으려면.

    ▲첫째, 싸이가 미국 TV에 출연해 춤추고 웃긴 사람으로만 비치면 안된다. 영어로 자신의 스토리를 전달해 사람의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미국 유명 뮤지션들과의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케이티 페리의 곡에 싸이가 피처링하는 등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이름을 더 알려야 한다. 셋째, 마케팅 방법인데 짧은 시간 TV에 얼굴을 보일 게 아니라 한국기업인 삼성과 기아를 어디서나 볼 수 있듯이 싸이도 지속적으로 노출돼야 한다. 넷째, 스쿠터 브라운과 작업해서 빨리 새 음반을 내야 한다. 이때 70% 이상이 영어 노래여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노래 자체가 좋아야 한다. 다섯번째, 20-25일씩 잡고 최소한 12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해야 한다.

    --K팝의 글로벌한 확산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10대부터 노래와 춤, 언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스타 양성 시스템이다. 아시아 국가에서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룹 멤버별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을 구사하는 건 참 스마트한 아이디어다. 하하.

    --이를 지속 확산하기 위해 조언할 점은.

    ▲이미 SM, YG, JYP,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조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일을 잘한다. 유튜브와 SNS 등 디지털 미디어도 마케팅에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모든 기획사가 정형화된 10대 아이돌만 키우는 건 아쉽다. 마치 1990년대 백스트리트보이즈 같은 그룹을 지금 K팝이 하고 있으니 새롭지 않다. 중요한 건 어반,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개발해서 진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워풀한 이미지의 투애니원이 어반 장르를 해보는 것도 승산이 있을 것 같다. 전 세계적인 팝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한다. 투애니원과 아지아틱스 같은 그룹은 미국 정서를 잘 아는 한국계 미국인인 테디와 솔리드 정재윤이 프로듀서여서 한국 음악에 팝 트렌드를 잘 섞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