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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 미/여행정보

해외 관광할 예정인가? 조심하라 (코리아리얼타임 September 24, 2012, 9:21 AM KST)

해외 관광할 예정인가? 조심하라

By SCOTT MCCARTNEY

작년 국제공항에서 파리시내로 향하는 붐비는 기차를 탔을 때 미국인 덕 포드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센스있는 여행자답게 ATM에서 출금한 유로를 비밀벨트에 보관한 그는 지하철에서 신용카드와 신분증이 든 지갑을 앞주머니로 옮기고 지갑을 빼내기 어렵게 하려고 지갑 위에 소형카메라도 얹었다. 그러나 전철에서 내렸을 때 카메라는 있었지만 지갑은 온데간데 없었다.

“아무것도 못 느꼈다. 충분히 조심했다고 생각했다.” 지갑을 옮기는 모습을 보고 귀중품이 들어있다고 생각한 소매치기가 자신을 목표물로 삼았다고 추측하는 그는 신용카드를 즉시 정지시켰다.

[인터랙티브 그래픽 보기]

보안요원과 CCTV가 늘어나면서 공항에서 벌어지는 사사로운 범죄위험은 예전보다 줄어들었으나, 서구 인기도시의 공항으로 향하거나 공항에서 나가는 교통편과 관광지에서의 소매치기 및 가방 낚아채기는 여전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수하물도난과 호텔객실 도난사고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텍사스주립대학의 마커스 펠슨 범죄학교수는 “관광객을 상대로 한 범죄율이 상당히 높다”고 말한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각국에서 현지인보다 관광객이 피해자가 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관광객을 상대로 한 범죄율과 패턴을 다룬 포괄적 국제통계는 존재하지 않지만 각국 경찰과 경험적 증거에 따르면 인기관광지 다수의 범죄율이 상승했다고 한다.

지난 2년 간 런던에서 소매치기범죄가 20% 상승함에 따라 런던경찰은 소매치기 전담팀을 구성해 순찰에 나섰으며, 관광객이 몰려든 런던올림픽기간에는 소매치기를 겨냥해 순찰빈도를 늘렸다. 파리 루브르박물관 경비팀은 인기전시실 경비인력을 증원했고, 오슬로경찰은 소매치기 조심을 당부하는 전단을 관광지에 배포했다.

3월 미국무부는 샤를드골 국제공항과 파리중심가를 연결하는 노선과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지하철을 소매치기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으로 분류했다. 여행지에 막 도착해 돈을 환전한 피곤한 관광객이 주요 목표물이다.

미국에서 일반적인 소매치기는 감소하고 있지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가방 낚아채기와 같은 공격적인 도난범죄가 여전히 많다고 한다. 현금을 대랑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경마장 등 특정 장소, 뉴올리언즈 마디그라와 같은 시끌벅적한 축제, 샌프란시스코 버스처럼 혼잡한 교통수단에서는 소매치기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매치기는 길을 가는 목표물의 가방을 열어 지갑이나 휴대전화를 채가거나 의도적으로 부딪치기, 공범이 길을 가로막게 하기 등 접촉을 통해 이루어진다. 뒤에서 몸을 부딪치면서 뒷주머니 지갑을 빼갈 때도 있다. 이탈리아 소매치기는 지갑이나 옷주머니를 칼로 찢어 지갑을 훔쳐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표물 주의를 분산시키기도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다. 목표물에게 음료수를 쏟거나 앞에 동전을 떨어트리는 소매치기도 있으며 지도를 갖고 길을 물어보면서 주의를 흐트러트리는 사례도 있다.

작년 11월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버스에서 소매치기 3인조를 검거했다. 한명은 어깨에 걸친 티셔츠로 총을 숨기고 있었으며 다른 한 명은 핸드백을 열려다가 실패했다. 3인조가 지갑을 같이 훔치는 시점에서 경찰이 검거에 들어갔다.

러시아에서 일부 과감한 소매치기는 소매치기한 지갑에서 꺼낸 신용카드 번호를 적은 후 지갑을 “찾았다며”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의심하지 않는 상황에서 신고 없이 신용카드번호를 이용하기 위해” 카드째로 지갑을 돌려주는 것이다

해외에서 카드가 취소되더라도 중앙은행컴퓨터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소액결제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매치기들이 신용카드에 눈독을 들일 때가 많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마스터카드, 비자는 분실되거나 도난당한 신용카드에 대한 도난유형을 트래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러 도시에서 소매치기와 가방 낚아채기가 증가세를 보이는 현상에 대한 특정한 원인이 존재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공항 전역에 CCTV가 설치됨에 따라 소매치기들은 기차나 다른 혼잡한 곳으로 작업장소를 옮겼다. 한편, 도시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수가 증가하면서 눈에 띄는 강도행위보다 소매치기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쉽게 낚아챌 수 있는 아이폰 등 디지털기기와 귀중품을 갖고 다니는 사람 수가 증가했다는 사실도 소매치기 증가세의 일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경이 개방화되면서 범죄단체가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차와 런던전철을 순찰하는 영국교통경찰은 소매치기 상당비율이 이들 조직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고 전한다. “지난 2~3년 동안 소매치기로 벌어들인 이익 다수를 정보 및 비밀작전을 통해 외국에 있는 범죄단체본부로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8월 런던경찰은 올림픽기간 동안 소매치기 검거를 위해 1주일 간 루마니아 경찰팀의 협력을 받았다

6월 기준으로 실업률이 24.6%에 육박한 스페인에서 “강도 등 다양한 범죄행위로 피해를 입은 미국국민의 신고가 매년 수천 건에 달한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매년 스페인을 여행하는 미국인관광객 120만 명에 비하면 미미한 비율이지만, 일부 인기관광지에서는 조직 단위로 운영되는 소매치기범죄가 매우 심각하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경제상황과 소매치기 등 범죄증가 간 상관관계가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펠슨 박사는 오히려 경기가 좋을수록 관광객과 범죄자가 늘어난다고 말한다. 훔칠 게 많을수록 범죄율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다른 도시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는 도시도 소매치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8월 국무부가 발간한 중국 광저우에 대한 안전보고서는 광저우가 세계에서 범죄율이 낮은 편에 속하는 대도시이지만 소득불균형과 사회적 마찰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대중교통과 쇼핑가, 관광지에서 소매치기가 상당히 흔하게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