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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 미/여행정보

신안 앞바다 민어 올해도 ‘풍어’ (경향신문 2012-08-06 21:46:28)

신안 앞바다 민어 올해도 ‘풍어’

ㆍ11일부터 임자도서 민어축제

여름철 보양식으로 통하는 민어가 돌아왔다. 7~8월 산란기를 맞아 해마다 이맘때 어장이 서는 신안 임자도 앞바다로 몰려온 것이다. 5월 초부터 하나둘씩 들어오더니 8월 들어선 떼로 몰려오고 있다. 은회색 빛깔의 민어는 이곳에서 9월 초까지 전국 수요량의 90%나 잡힌다.

여름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민어가 전남 신안군 지도읍 송도위판장에 지난 5일 가득 놓여 있다.

요즘 민어는 알을 낳기 전에 먹이활동을 왕성하게 해서 살이 통통 쪄 있다. 길이가 1m를 넘는 민어도 많다. 지난 5월 초엔 ㎏당 위판가격이 5만~6만원이었지만 현재는 2만5000원 안팎으로 내렸다. 민어는 다른 바닷고기와 달리 암컷보다 수컷이 더 맛있다. 암컷은 알이 많이 들어 있어 먹는 부위가 적어 값도 ㎏당 1만원가량 낮다.

위판장이 있는 지도읍과 목포시내 식당에선 4인분에 7만원대로, 회와 함께 탕을 맛볼 수 있다. 전국으로 배달도 해준다.

민어는 부위별로 맛이 다르다. 속살은 연분홍색으로 부드럽고 담백하다. 배 부위는 기름지고 쫄깃하다. 된장고추장을 버무린 양념장과 함께 상추·깻잎에 싸서 먹는다. 뼈와 머리는 내장과 함께 매운탕으로 만들고, 껍질과 부레는 기름소금에 찍어 먹는다. 민어의 최고 맛은 부레로 꼽힌다. 예부터 ‘민어가 1000냥이면 부레가 900냥’이라는 말이 전해올 정도다.

신안군은 11~12일 이틀간 임자도 대광해수욕장에서 민어축제를 연다.

미리 바다에 그물을 쳐놓고 고기를 가둔 후 관광객들이 직접 잡는 개매기, 그물을 여럿이 끌고가며 고기를 잡는 후리질, 해변 모래찜, 민어요리 전시회, 해변 골프대회, 여자 천하장사씨름대회, 해군군악대 공연, 해변가요제 등 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

축제장소는 서해안고속도로와 무안~광주고속도로 북무안 나들목(IC)에서 나와 해제~지도읍~점암선착장까지 간 후 철부선을 10분간 타면 임자도에 도착한다. 박우량 군수는 “더위를 이기는 데 ‘민어탕이 일품이고, 도미탕이 이품, 보신탕이 삼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민어의 맛이 유명하다”고 말했다.


 

[지금이 제철]<1> 민어

(동아일보 2012-07-27 10:41:53)

 

쌀 한 섬 준대도 안 바꿔… 여름보양식 一品이 ‘민어’

“여름 민어는 쌀 한 섬 하고도 안 바꾼당께. 삼복더위를 이기는 데는 민어가 최고지라.”

25일 오전 전남 신안군 지도읍 송도위판장. 바닥에 두껍게 깔린 얼음더미 위로 은회색 민어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5, 6kg 정도 되는 작은 것부터 10kg 이상의 어른 허벅지만 한 것도 있다. 오전 8시 반부터 시작된 경매는 정오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이날 위판량은 7t. 민어 경매가 시작된 6월 중순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남희현 신안군수협 북부지점 판매과장은 “kg당 평균 위판가가 2만5000원 선으로 한 달 전 6만 원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 여름 최고 보양식



‘여름의 보약’으로 불리는 민어의 연간 국내 어획량은 200∼400t. 90% 이상이 송도위판장 인근인 신안군 임자도와 영광군 낙월도 근처 해역에서 잡힌다. 민어는 삼복더위 들머리에 이 해역에서 잡히는 것을 최고로 친다. 산란기를 맞아 연안을 회유하면서 왕성한 먹이활동을 해 살이 통통 오르기 때문이다. 몸길이가 70cm부터 큰 것은 1m가 넘는다. 10kg이 넘어야 제맛이 난다.

다른 생선과 달리 민어는 암컷보다 수컷을 더 쳐준다. 암치(암 민어)는 알이 너무 많고 살도 푸석거려 수컷에 비해 kg당 7000∼8000원 정도 싸다.

일반 소비자는 송도위판장 바로 옆 중매인들이 운영하는 22개 점포에서 민어를 살 수 있다. 전화로 주문하면 손질한 민어를 냉동 포장해 택배로 보내 준다. 중매인 장천석 씨(52)는 “매년 7월 말부터 전국에서 택배 주문이 몰리는데 지난해 성수기에는 하루 200∼300kg을 부칠 때도 있었다”고 했다

민어는 조선시대부터 최고의 여름 보양식으로 꼽혔다. ‘민어탕이 일품(一品), 도미탕이 이품(二品), 보신탕이 삼품(三品)’이란 말이 있었을 정도다. 백성들이 즐겨먹는 물고기라 해서 ‘민어(民魚)’란 이름이 붙여졌지만 실제로는 궁궐과 양반이 즐긴 고급 어종이었다. 동의보감은 ‘회어(회魚)’라고 해서 보양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위를 강하게 하거나 이뇨작용을 돕는 약으로 사용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민어에 대해 ‘큰 것은 길이가 4, 5자이다. 비늘이 크고 입이 크다. 맛은 담담하고 좋다. 날 것이나 익힌 것이나 모두 좋고 말린 것은 더욱 몸에 좋다’고 전한다.

민어는 6월 말부터 욱욱거리는 특유의 울음보가 터지는데 이때부터 9월 초까지가 제철이다. 특히 복더위를 앞둔 소서(小暑) 무렵이 달고 기름지기로 유명하다. 9월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맛이 떨어진다.

○ 버릴 것 하나 없는 민어

민어는 부위별로 맛도 다르다. 껍질과 함께 썰어내면 속살이 진달래 꽃잎처럼 연분홍색이다. 배받이는 기름지고 고소하며 쫄깃하다. 운동량이 많은 꼬리와 지느러미 부근은 탄력이 강하다. 입안에 넣으면 살살 녹으면서 담백하고 고소하다. 겨자와 초장, 또는 된장과 고추장을 버무린 양념장과 함께 상추나 깻잎에 싸서 먹으면 제맛이다.

민어는 버릴 것도 없다. 살은 생선회로, 뼈와 머리는 내장과 함께 매운탕으로 먹고 껍질과 부레는 기름소금과 함께 먹는다. 민어 맛을 아는 사람들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부레를 최고로 친다. 전라도 사람들은 “홍어의 진미가 애(간)라면 민어엔 부레가 있다”고 한다. TV드라마 ‘식객’에서 최고의 숙수(熟手)를 뽑는 첫 번째 시험문제가 바로 ‘민어부레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민어 알은 ‘봄 숭어알, 여름 민어 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으뜸이다. 신안군 지도읍에서 20년 조리 경력을 갖고 있는 지도횟집 주방장 박종필 씨(40)는 “민어는 펄펄 뛰는 활어보다 숙성된 선어(鮮魚·냉장된 것)가 맛있다”며 “얼음 속에서 만 하루 동안 숙성시켜 회로 썰었을 때 쫄깃함이 더하다”고 말했다.

 

[지금이 제철]<2> 갯장어, 고소하고 담백… 日 미식가들도 “한국산 최고”

(동아일보 2012-07-31 10:06:02)

 

갯장어(하모)의 특징 뱀장어목 갯장어과. 생존기간은 8년이면 4년 자란 성어는 해마다 태평양 깊은 바다로 가 산란. 국내 연안에서 잡히는 것은 평균길이 40~80cm. 갯장어는 겨울에는 제주도 남쪽바다에서, 여름에는 한반도 남해안에서 서식. 옛날부터 장어는 정력에 좋다며 보양식으로 평가. 장어류는 단백질의 한 종류인 뮤신이 풍부.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갯장어를 해만(海鰻)이라고 칭하며 ‘악창과 옴, 누창을 치료한다’고 적어.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갯장어의 이빨은 개(犬)처럼 고르지 못하다’고 전해. 육지의 보양탕으로 쓰이는 견(犬)과 같다는 것을 빗댄 것으로 추정.

 

맛이 으뜸이라 참장어로도 불린다. 현지에서는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하모(はも)’가 더 익숙하게 들린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전남 여수 고흥 일대 남해안의 명물 갯장어 이야기다.

갯장어(하모) 제철이 왔다. 단백질과 지방이 가득 차는 6월 말부터 8월까지가 첫손에 꼽힌다. 요즘 여수 일대 전문 음식점마다 엑스포 관람을 마친 미식가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다.

○ 회로 먹고 샤부샤부로 즐기는 갯장어



갯장어는 바다뱀장어의 일종이다. 양식이 되지 않는다. 또 다른 바다뱀장어인 아나고(붕장어)에 비해 크고 송곳니 같은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민물장어와 아나고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갯장어는 기름기가 많은 여름철에 주로 먹는다.

어부들은 갯장어에 물리면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라고 말한다. ‘하모’가 ‘하무(물다·はむ)’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는 대목. 거친 이빨 못지않게 가시도 억세다.

하지만 촘촘하게 칼집을 넣어 썰어 내 회로 즐긴다. 이렇게 잘게 썰면 억센 가시도 그리 불편하지 않게 씹을 수 있다. 잔가시 덕분에 다른 회에 비해 오래 씹어야 하고 그만큼 고소함을 오래 느낄 수 있다.

갯장어의 참맛은 역시 샤부샤부다.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일대가 갯장어 샤부샤부의 원조 격으로 꼽힌다. 이곳 음식점 주인들이 일본에서 직접 조리법을 배워 전파한 것으로 전해 온다. 대경도의 박순영 경도회관 사장은 “1994년 대경도 음식점 3곳에서 갯장어 샤부샤부를 처음 선보였다”며 “여수가 갯장어 요리의 원조”라고 자랑했다.

발라 낸 갯장어 뼈를 넣고 무 양파와 함께 고아 만든 육수에 갯장어 살을 살짝 데쳐 양념장에 양파와 함께 싸 먹으면 회로 먹을 때보다 고소함이 한결 강하다. 양파는 느끼함을 잡아 준다. 다른 장어 종류는 불에 익히면 살 부위가 푸석해지지만 갯장어는 회로든, 샤부샤부든 육질의 쫄깃함이 강점이다. 이 일대 음식점에서는 kg당 2만 원 선에 판매하고 있다. 어른 4명이면 3∼4kg은 먹는다. 샤부샤부를 즐긴 후에는 남은 육수로 죽을 만들어 준다.

○ 일본도 탐낸 장어의 으뜸

허준의 동의보감이나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갯장어가 등장한다. 강연실 전남대 해양기술학부 교수는 “조선시대에도 갯장어를 된장에 발라 구워 먹거나 말려 먹는 등 보양식으로 즐겼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엔 어획된 갯장어 대부분을 일본으로 가져갔을 정도로 일본인들이 탐냈다. 국교 정상화 직후부터 다시 갯장어가 일본으로 상당량 수출돼 여수에서도 맛보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한국산 제철 갯장어는 고소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맛 덕분에 일본산의 2배 가격이다. 김영철 여수 백경수산 대표(39)는 “일본 간사이 지방에서는 한국산 갯장어가 혀끝에서 기름진 맛이 느껴진다며 최고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오택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지난해부터 전라도 이외에 부산 등에서도 갯장어 샤부샤부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하지만 어획량이 적어 수도권에서 판매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