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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신종플루 바이러스 (멕시코발 돼지독감)

멕시코발 돼지독감 어디까지 번졌나 (매일경제 2009.04.27)

멕시코發 돼지독감 어디까지 번졌나
SI 공포 유럽으로…아시아 전염차단 안간힘
美, 비상 선포ㆍ타미플루 주정부 공급
러, 멕시코ㆍ미국 돼지고기 금수조치
中, 미주지역 여행자명단 긴급 입수

지난 13일 멕시코에서 처음 발견된 돼지독감(SI)은 세계 각국에서 추가 감염자와 사망자를 양산할 것으로 염려되고 있다. SI 공식 사망자는 이미 멕시코에서만 103명(한국시간 27일 정오 기준)에 이르고 앞으로도 그 수가 불어날 것으로 염려된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7개 회원국 보건장관 회의를 긴급 소집하는 등 세계 각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얼마나 확산됐나

= 멕시코 이웃나라인 미국과 캐나다에선 추가 감염자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SI 감염자 20명이 확인된 미국에선 뉴욕 퀸스 지역 학교에서 추가 의심환자 8명이 보고됐고, 캐나다에서도 동부 노바스코샤주 4건,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2건 등 총 6건의 감염이 확인됐다.

스페인에서는 최근 멕시코 여행을 다녀온 시민 7명이 SI 환자로 의심돼 병원에 후송됐으며,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각각 2명씩 SI 유사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있다. 또 뉴질랜드(13명) 콜롬비아(9명) 호주(5명) 브라질(3명) 이스라엘(1명) 등지에서도 의심환자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 각국 정부 대책은

= 세계은행은 SI 발원지 멕시코가 이번 사태를 이른 시일 안에 진정시킬 수 있도록 2억달러 규모 차관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학교를 포함해 대부분 공공 장소를 폐쇄하는 등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조치로 대응에 나선 멕시코는 세계은행 재원을 활용해 치료ㆍ예방제 공급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도 즉각 조치를 취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휴일인 26일(현지시간)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리처드 베셀 소장 직무대행은 지금까지 발견된 20건 외에 앞으로 추가 감염이 발생할 것이라며 주의보를 발령했다.

최근 멕시코를 방문했기 때문에 감염 우려를 자아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요일 오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 공군기지 골프장에서 운동을 했다. SI 감염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과시용 일정인 듯했다. 오바마는 지난 16일 멕시코 방문 때 인류학 박물관을 둘러봤는데 이때 안내를 맡았던 펠리페 솔리스 관장이 SI로 의심되는 감기로 사망해 감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세계 각국이 멕시코발 돼지독감(SI) 전염 경로 차단에 나섰다. ① 홍콩 국제공항에 배치된 보건당국 직원. ② 중국 여행객 체온을 검사하는 모습. ③ SI 대응책을 밝히고 있는 케리 챈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보건국장. ④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마스
러시아 정부는 멕시코산 돼지고기 등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취했고 프랑스 보건 당국은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해 검역 시스템 등을 대폭 강화했다.

영국 스페인 등도 멕시코 여행객 명단을 확인하는 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

이미 사스 확산 사태로 위기를 경험했던 중국도 비상 경계령을 발동해 최근 멕시코 미국 등을 여행한 명단을 관리하는 한편 돼지고기 수입을 제한했고 일본 역시 입국 여행객을 상대로 발열 등의 이상 증세가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고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안전 검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 세계 경제에 악영향

= SI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양돈업자들이 직접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사태가 장기화하면 무역ㆍ관광ㆍ항공산업 등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미 미국산 돼지값은 2개월래 최저치로 폭락한 상태다. 반면 제약업체들엔 호기가 될 전망이다. 바이러스 치료제 타미플루를 제조하는 스위스 로슈와 흡입용 치료제를 제조하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은 SI 사태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로슈와 글라소스미스클라인은 인플루엔자 감염치료제 수백만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SI에 맞는 새로운 백신 개발에도 착수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