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소용없다` 진화하는 인플루엔자 | |||||||||
"올해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균주 중 90% 이상이 기존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균주들이다. 인간이 새로운 약을 만들면 바이러스는 이 약이 듣지 않는 새로운 균주로 발전한다. 인간과 바이러스의 싸움은 끝이 나지 않는 전쟁이다."(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돼지독감 대유행(pandemic) 가능성에 직면해 세계가 공포에 질렸다. 인플루엔자가 한 번 유행할 때마다 수백만~수천만 명이 숨진 역사적 경험이 공포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대유행이 보건의료적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18년 스페인 독감을 겪고 나서부터였다. 스페인 독감은 최초 발생 후 2년 만에 세계적으로 최대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인류 최대 재앙`이었다. 스페인 독감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돼지독감의 일종이라는 설이 있다. 최초 조류에서 생겨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로 옮겨가면서 더욱 악성화된 뒤 사람에게 전파되면서 치명적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한 교수는 "폭넓은 수용성과 변종 가능성으로 인해 돼지에서 생겨난 인플루엔자는 특별히 위험한 것으로 취급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독감 이후에도 인류는 세 차례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겪어야 했다. 1957년 발병한 아시아 독감은 100만~1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1968년 홍콩 독감으로 인해 75만~1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977년 러시아 독감 때도 약 100만명이 숨졌다. 최근 몇 년 새 국제보건당국의 주의를 끌어온 조류 인플루엔자는 아직 대유행으로까지 발전하지는 않았다. 2003년 이후 250명 이상이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치료제 `타미플루`에 대한 내성 균주의 출현을 주목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잘 들었던 타미플루가 올해 들어 지구 북반구에 유행하는 균주에는 거의 듣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기존 치료제에 내성을 지닌 형태로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행히도 이번에 발병한 돼지독감의 경우엔 타미플루에 의해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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