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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법

친박연대, 신대법관 비판자제 까닭 있었나 (한겨레 2009.05.21)

친박연대, 신대법관 비판자제 까닭 있었나

당시 재판중…대법원 논평자제 요청 수용” 주장


김용담 법원행정처장·노철래 원내대표 모두 부인

대법원이 당 지도부가 재판을 받고 있는 친박연대에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논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재명 민주당 부대변인은 20일 국회 브리핑에서 “친박연대 쪽이 지난 3월17일 신 대법관 비판 논평을 낸 직후 대법원 고위 간부가 친박연대 고위 당직자에게 신 대법관 관련 언급을 하지 말도록 요청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당시 신 대법관은 친박연대 비례대표 의원 3인의 재판을 맡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지명 친박연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3월17일 신 대법관의 재판 개입을 비판하는 논평을 낸 직후, 서청원 대표가 불러 앞으로 논평을 조심해 달라는 말을 했다”며 “서 대표는 대법원 선고공판 전날인 지난 13일 ‘전 대변인에게 논평을 삼가 달라고 말한 것은 법원행정처장이 노철래 원내대표를 통해 연락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또 “개인적으론 신 대법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해 언쟁을 벌였지만 당 지도부가 재판에 워낙 부담이 컸기 때문에 결국 이후엔 논평을 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규택 친박연대 공동대표도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3월께 최고위원회에서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노철래 원내대표를 통해 신 대법관에 대한 비판 논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당시 서 대표와 양정례·김노식 의원의 재판을 신 대법관이 맡고 있었다”며 “목숨 줄을 쥔 대법원에서 그렇게 나오니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법원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어 “사실무근이며, 전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무책임하게 주장하는 것은 공당으로서 기본 자세를 저버린 것으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오석준 대법원 공보관은 “신 대법관에 관한 논평 자제 요청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게 김 처장의 말”이라며 “국회를 오가며 법사위원인 노철래 의원을 여러 번 만났지만 그런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